다른 아프리카 국가의작가를 만나기 위해 유럽을 통해야 하는 기이함에 대해 깊이 공감하며 대화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직접 항로들이다. 그리고 그 굴절되지 않은 길들을 아끼고 우선시하는 일이다. 아시아인으로서 아시아를 더 열렬히 사랑하고 싶다. - P335

신인 작가에게 기회는 갑자기 찾아오기 때문이었다. 정상적으로 받는 청탁이었으면 그렇게 헤매지 않았을 텐데 누가 펑크 낸 자리에 대타로 들어가게 될 때가 많았다. 난데없이 찾아오는 좋은 기회들은, 처음에는 배드민턴 셔틀콕처럼 가볍게 날아와 ‘오, 이 정도쯤이야‘ 하고 쳐낼 수 있었는데 점점 테니스공이나 야구공같이 무거워졌던 것이다. 언젠가는 그러면 볼링공 같은 마감만 남는 걸까? - P342

일조량이 좋지 않은나라에서 이렇게 맛있는 사과를 길러냈다는 게 신기했고 해리 포터 영화의 말포이가 그렇게 내내 사과를 먹었던 이유를 이해하며뒷면을 보니… 뉴질랜드산이라 적혀 있었다. 아니, 무슨 사과를 뉴질랜드에서 영국까지 옮긴 다음에 영국 최고의 사과라고 붙여놨담? - P344

나중에 알고 보니 유명한 가게여서 그랬던가도 싶지만 이 샌드위치 가격은 영혼 깊이 새겨져서 이후양이 적은데 비싼 음식을 맞닥뜨릴 때마다 "그때 거기 샌드위치 같네・・・・・" 하고 복기하곤 한다.  - P348

‘올해의 책‘을 오래전에죽은 서양 작가들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분투하며 특별한 우정도느낀다. 살아 있는 것처럼 책으로 돌아다니는 죽은 작가들에게 우정을 느끼다니, 알 수 없는 일이다.  - P353

완벽한 작품은 존재하지 않고 작품 안팎의 논란도 늘 있지만,
해리 포터』를 읽고 자란 이들이 더 관용적이고 폭력에 반대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는 마음에 드는 것 같다.  - P373

뮤지컬을 보고 나서 더더욱 자주 로알드 달의 말을 떠올린다.
"친절함이야말로 인류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한다. 용기나 대담함이나 너그러움이나 다른 무엇보다도 친절함이 말이다. 당신이친절한 사람이라면, 그걸로 됐다." - P38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이 망가지는 속도가 무서워도 고치려는 사람들 역시 쉬지 않는다는 걸 잊지 않으려 한다. 절망이 언제나 가장 쉬운 감정인 듯싶어, 책임감 있는 성인에게 어울리진 않는다고 판단했다.  - P254

특히 여름에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는 날엔 아헨을 생각한다. 예상 밖의 차가운 공기 한 줄기를 만나면 아, 방금그 바람은 아헨의 바람 같았어,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점을 지나온 작은 도시를 잔잔한 형태로 사랑하고 있다. 그런형태의 사랑도 있는 것 같다. - P263

선의 또한 번진다는 것을 믿어야겠다고 스스로를 다진다. 얼마 전, 일본 작가들이 혐한 발언을 쏟아낸 주간지를단호히 비판하는 걸 보며 역시 빛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싶다고생각했다. 적어도 문학계에서는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혐오가 이기지 못한다는 게 안심이다. - P274

좋은 곳 한 군데그렇게 해서 간 곳은 매년 11월 13일이면 13세를 맞은 소녀들이 성장(盛裝)을 한 다음 누가 부르건 뒤돌아보지 말고 걸어야 하는 계단 길이었다. 뒤돌아보지 않으면 이후 내내 평탄한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일종의 응원해주는 의식 같은 것인 모양이었다.  - P283

열세살이면 돌아보지 않을 수 있는 나이, 앞만 보고 걸어가는 느낌을 기억해둔다면 존재하지 않는 괴물도 존재하는 괴물도 이겨낼 수있을 것이다. 일부러 통과하기 쉬운 의례를 만들고, 삶과 기억에 분기를 두어 다음 세대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겠구나 짐작했다 - P284

 우리사회는 지나치게 항상 건강함을 연기하고 있지 않은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 P3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득 한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델리만주 냄새를 전철역과 결부해 기억하는 걸까 궁금해졌다. - P195

그 경험으로 10대의 나는 두 가지를 체득했다.
1. 검열은 크게 소용이 없다.
2. 어떤 예술은 사람들에게 일부러 불쾌감을 일으킨다. (그것이 의도라면 각오도 단단히 해야 한다.) - P200

세상은 망가져 있다. 어떻게 고쳐야 할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무참히……. 그것을 알면서 여행하는 것은 묘한 일이다. 여행지에 이르러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운데 사실은 아름답지 않다니‘ 중얼거릴때 반대 방향으로 미끄러지는 마음은 현기증을 일으키고 만다. - P203

10시가 넘어서야 해가 지는 서늘한 여름이었고 잡음 없이조용했다. 빛의 제국이란 소리가 없어야 성립될 수 있는 것이구나.
아마추어 감상가로서 가슴 두근거리며 생각했다. 사람들은 일찍 귀가해 발걸음 소리도 자동차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풀벌레도 날개를떨지 않는 깨끗한 무음 속을 걸었다. 직접 감각하고서야 이해할 수있는 것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예민한 몸을 끌고 다니는게 싫어 여행을 망설이는 사람도 계속 여행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요소들에 대해서. - P207

여행한 공간이 늘어나고 또 늘어나면 정보를 건질 그물망이 촘촘해져서 책이 훨씬 재밌어지는 게 아닐지, 그렇다면 지금껏 놓친 정보는 또 얼마나 많을지, 종종 허술하게흘려보냈을 반짝임들을 안타까워한다. - P220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단 걸 깨닫고도 끝까지 가야 하는 경우였다. 인생에 대한 비유처럼 들리네, 하고 그 와중에도 웃었다.  - P2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인오스틴을 사랑하는 작가로서, 나는 사랑과 사랑 아닌 것들이 경계 없이 뒤섞여 있을 때 그것을 분리해보는 작업을하고 싶다. 결혼에는 사회경제적 안정성, 속해 있는 집단의 압력, 원가족과의 관계, 신체적 욕구 등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혼재해 있으니 말이다. - P29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기까지 가서 혀만 담그고 오네. 너한테 독일은 낭비다!"
친구들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평소에 없는 알코올 분해 효소가여행지에서만 잠깐 생기는 것도 아니니 별수 없었다. - P149

모두가 쉴 때 쉴 수있게, 일하다 병들거나 죽지 않게 조금씩 불편해지는 것도 감수하고싶은데 변화는 편리 쪽으로만 빠르고 정의 쪽으로는 더뎌서 슬프다. - P150

죽고 없는 사람들이 한때 머물렀던 장소에 찾아가는마음이란 지도 위를 투명한 점선으로 뒤덮는 것과 비슷하지 않나 싶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 쌓여서 천천히 그려지는 것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완벽하지 않은, 지나간 사람들의 바통을 건네받아 나도 쓰고 싶다고 중얼거렸던 듯도 하다.  - P15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