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망가지는 속도가 무서워도 고치려는 사람들 역시 쉬지 않는다는 걸 잊지 않으려 한다. 절망이 언제나 가장 쉬운 감정인 듯싶어, 책임감 있는 성인에게 어울리진 않는다고 판단했다.  - P254

특히 여름에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는 날엔 아헨을 생각한다. 예상 밖의 차가운 공기 한 줄기를 만나면 아, 방금그 바람은 아헨의 바람 같았어,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점을 지나온 작은 도시를 잔잔한 형태로 사랑하고 있다. 그런형태의 사랑도 있는 것 같다. - P263

선의 또한 번진다는 것을 믿어야겠다고 스스로를 다진다. 얼마 전, 일본 작가들이 혐한 발언을 쏟아낸 주간지를단호히 비판하는 걸 보며 역시 빛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싶다고생각했다. 적어도 문학계에서는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혐오가 이기지 못한다는 게 안심이다. - P274

좋은 곳 한 군데그렇게 해서 간 곳은 매년 11월 13일이면 13세를 맞은 소녀들이 성장(盛裝)을 한 다음 누가 부르건 뒤돌아보지 말고 걸어야 하는 계단 길이었다. 뒤돌아보지 않으면 이후 내내 평탄한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일종의 응원해주는 의식 같은 것인 모양이었다.  - P283

열세살이면 돌아보지 않을 수 있는 나이, 앞만 보고 걸어가는 느낌을 기억해둔다면 존재하지 않는 괴물도 존재하는 괴물도 이겨낼 수있을 것이다. 일부러 통과하기 쉬운 의례를 만들고, 삶과 기억에 분기를 두어 다음 세대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겠구나 짐작했다 - P284

 우리사회는 지나치게 항상 건강함을 연기하고 있지 않은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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