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는 홑이불로 몸을 가린 나를 내버려두고 아무렇기않게 팬티를 찾아 발을 꿰었다. 그러곤 주방으로 가서 위스키를 따랐다. 그가 내 위에 있는 동안 나는 아무 생각도 할 수없었다. 쾌라든가 불쾌라든가 하는 것도 알기 힘들었다. 너무강렬한 신체의 감각이 나를 사로잡았다. 성기 같은 게 몸에들어왔기 때문은 아니었다. 내 몸이 구석구석 만져지고, 그의몸과 밀착되는 동안 나는 P가 얼마나 낯선 사람인지를 실감했다. 무엇보다 그의 땀, 이제 막 나기 시작하는 새 땀과 종일거리에서 흘린 땀이 섞여들어 내 몸으로 스미고 있었다. 나는사람의 냄새가 서로 얼마나 다른지를 생생하게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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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받았다. 나는 내 몫의 커피를 사고 싶었지만 그는 태연한 얼굴로 한 잔을 나눠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천 원짜리 커피를 사주기가 싫은 것인지 늘 텀블러를 가지고오는 일을 잊는 내가 플라스틱 컵을 쓰는 게 그의 생태주의적삶의 양식을 훼손하는 일인지 나는 궁금했지만 그냥 입을 닫는 쪽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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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사람이 사람에게 때때로는 절망일지라도, 대체로는 위로와 용기를 주는 노랫소리라고 믿는다.
이 소설 속에서 몇몇 사람은 노랫소리를 들었다.
당신도 그럴 것이다. 당신의 삶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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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다툼이란 가상의 링 위에서 말이다. 그 링 위에서나는 파란 여자들이기도 했고 산달을 앞둔 임신부인가 하면 웅크린 룰루, 손가락을 떠는 룰루이기도 했다. 싸우자, 생각했다. 알사탕만큼 작고 사소한 싸움일지라도, 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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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었다. 처음에는 지지든 볶든 싸우고 다퉈서라도 검이라는사람을 알아내고 싶었다. 겸에게 나를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야 우리 관계가 한발 내딛든 물러나는 움직인다고 믿었다. 멈춰서 고이거나 굳지 않고 어디로든 흘러간다고 말이다. 처음에는 겸도 내 초대에 응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달라졌다. 지긋지긋하다고, 작작 좀 하라고 했다. 어느 순간부터 나도 내가 지겨워졌다. 평화와 고요를 원하는 사람에게 얘기 좀 하자며 추근거리기는 싫었다. 어차피 우리는 싸움닭 체질이 아니었다. 도전을 포기하자 관계는 안정기로 접어들었다. 결혼, 거기가 우리의 목적지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전진했을까. 후퇴했을까. 아니면 결혼이란 관계의 제자리걸음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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