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어떤 사람이든 쉽게 사랑하지 않았지만, 반대로 한번 마음을 준 상대에 대한 집착은 놀랄 만큼 강했다. 어린시절을 함께 한 예프넨의 존재가 아직까지도 그의삶을 지배하듯, 이솔렛의 그림자는 이성을 느낄 줄 아는소년이 된 그를 휘어잡고 있었다. 비록 가까이하지 못한다
해도 마음 깊이 하나뿐인 연인으로 느껴온 이솔렛의 모습에 손톱 끝만 한 흠집도 내기를 원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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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상상에 맡길게, 먼 땅에서도 언제나 행복하길. 난네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어. 자신만의 힘으로도 . -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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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나면, 새로운 곳에는 행복이나 희망이 있나? 자신이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런 것은 없다는 것을, 희망은 내버리고 새로 쥔 것이 아니라, 끝내 버리지 않은 것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 피곤하다.
소용없는 짓이란 걸 알면서도 죽은 자처럼 쓰러져 쉬고싶을 정도로,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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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월계수는 영광의 나무이기 이전에 전쟁의 나무였다. 투쟁욕을 불러일으키는 자부심 높은 장수처럼 끊임없이 도전자를 불러들였지. 그래서 섬에서의 네 삶 역시널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싸움을 걸어오고 또 걸 수밖에없는 운명이었던 게야. 헥토르가, 에키온이, 질레보가 그랬으며 그 밖에 너를 미워한 모든 사람들이 너의 승리를인정할 마음이 없었던 자들이다. 더불어 헥토르의 이름은대적자‘, 에키온의 이름은 ‘큰 뱀의 아들 이며 마지막으로 질레보의 이름은 ‘질투‘ 에서 유래했느니라."

왜 자신은 이 따뜻함에 마음을 맡기고 편히 쉬지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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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역시 섬에서 태어났고, 섬사람의 잔인함과 선민적 이기심을 조금쯤 물려받은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섬사람의 선조는 옛 왕국의 마법사들이었다. 그들의 아집과 독선은 바로 그들의 고귀함에서 나온것이 아니었던가. 선택받은 자의 고귀함이란, 선택받지 아니한 자들의 희생을 용납하지 않는 오만한 자부심과 동의어가 아니던가.

"알아요. 하지만 부상을 당한것도, 그래서 지거나 죽는것도 자신이 책임질 일이 아니던가요. 저는 보리스가 그런 것을 모를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는 싸울 것이고, 힘이 모자라면 질 것입니다. 저의 명예를 다해 그를지킬 것이고, 죽으면 복수할 것입니다. 다른 분들의 희생은 제가 받아들일 수 없어요. 보리스도 받아들이지 못하겠지요."

이솔렛은 자신이 하던 생각의 끝을 찾아냈다. 섬의 순례자, 옛 왕국의 후예, 달여왕의 자식과는 다른, 대륙의 피투성이 인간.
보리스는 순례자 다프넨이 아니었다. 결단코, 그녀가 알지 못하는 땅인 트라바체스의 멸망한 가문, 진네만이 그의이름이었다. 현실의 대륙에 발붙이고 살아가는 인간은 옛 왕국을 추억하며 고립을 자처하는 순례자와 같아질 수 없으며, 보리스 진네만은 죽을 때까지 보리스 진네만일 뿐이었다.
그 이름을 버리지 못하리라. 그는…….
대륙으로 돌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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