않았다. 지수가 보이온 돔 바깥의 사람들은 허황된 신념에 몸과정신이 묶여 있었고, 종교를 믿거나 혹은 종교에 준하는 가치를신봉했는데, 오직 그것만이 이 끔찍한 세계를 견디게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곳의 사람들은 어떤 신념 없이 그저 내일을믿었다. 그들은 이 마을의 끝을 상상하지 않았다. 한 달 뒤의 창고 보수 일정을, 다음해 작물 재배 계획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한다. 레이첼의 온실이 마을에 희망의 감각을, 죽음과의 거리감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의 실체가 불안정한 거래에 불과할지라도 그랬다.
- P299

이 관계가 단순한 거래 관계에만 머무를 수 없다는 사실도 분명해졌다. 지수는 자신이 조금씩 사람들이 가진 어떤 활력에 물드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수년 뒤의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내일의 삶만을 생각하는, 그러나 그 내일이 반드시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데에서 오는매일의 활기에.
프림 빌리지에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 세상에서 밀려난 사람들이었다. 이곳은 그들을 받아들여준 유일한 세계였다. 사람들은 그들에게 허락된 세계를 더 확장하고 싶어했다. 지수는 동의할 수 없었지만, 적어도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아이들이 지수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지수는 어떤 믿음을 보았다. 아이들은 너무 먼 미래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이 작은 세계가 망할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지구상의 모든 곳이 파멸로 치달아도 이 마을만큼은 남아 있을 것이라고 자신들이 어른이 되는 날까지 프림 빌리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믿었다.
imin) 어제가는 이 마을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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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여기까지 온 이유를 알겠습니다. 우리가 결국 만나게된 이유도요. 저는 운명을 믿지는 않지만, 같은 것을 쫓는 사람들이 하나의 길에서 만나게 되어 있다고 믿거든요. 우리는 그 기이한 푸른빛에 이끌렸고, 또 같은 사람을 통해 연결되어 있네요그 사람의 생사를 알게 되면 꼭 바로 알려주세요.‘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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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나는 사람들이너무 쉽게 세계를 말하는 것이 이상했다. 프림 빌리지 바깥의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는, 인류 전체의 재건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만큼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버려졌다.
그들은 우리를 착취하고 내팽개쳤다. 그 사실만은 절대로 잊을수 없었다. 그런데 왜 버려진 우리가 세계를 재건해야 할까.
- P215

푸르게 빛나는 먼지들이 공기중에 천천히 흩날렸다. 나는숲을 푸른빛으로 물들이는 그 식물들을 보며 고통은 늘 아름다움과 같이 온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니면 아름다움이 고통과 늘 함께 오는 것이거나. 이 마을에 삶과 죽음을 동시에 가져다준이식물이 나에게 알려준 진실은 그랬다. 어느 쪽이든, 나는 더이상눈앞의 아름다운 풍경에 마냥 감탄할 수는 없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 P234

"지금부터는 실험을 해야 해. 내가 가르쳐준 것, 그리고 우리가 마을에서 해온 것들을 기억해. 이번에는 우리가 가는 곳 전부가 이 숲이고 온실인 거야. 돔 안이 아니라 바깥을 바꾸는 거야,
최대한 멀리 가. 가서 또다른 프림 빌리지를 만들어. 알겠지?"
호버카에 실린 자루들이 무엇인지 나는 그제야 알았다. 지금지수 씨는 어디로든 가서 레이첼의 식물을 심으라고, 모든 곳에 퍼뜨리라고 말하고 있었다. 나에게 약속하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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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폐허를 걷다보면 아주 이상한 생각이 들어, 타인의 무덤을 파헤쳐서 이곳의 삶을 쌓아올리고 있다는 생각, 더스트 폴이후로 세상은 예전보다도 더 모순으로 가득해진 것 같아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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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그가 온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가녀렸을지 몰라도 뾰족한 이빨이 달린 뱀장어처럼 꾀가 많았다. 자기 같은 존재가 힘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았고, 강둑에서 몸을 섞거나 사생아를낳는 건 알맞은 방법이 아니었다. 아버지가 찬란함을 뽐내며 눈앞에등장했을 때 그녀는 그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동침을 하자고요? 내가 왜요?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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