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렵은 고교생으로서 마지막에 접어든 시기였다. 나는 학교나 사회의 제도를 해체하겠다는 운동에 몸을 던졌지만, 동시대의 작곡가들도 기존의 음악 제도나 구조를 극단적인 형태로해체하려 하고 있었다. ‘서양음악은 이미 막다른 곳에 이르렀다. ‘우리는 종래의 음악으로 막혀버린 귀를 이제 해방해야 한다.‘ 나는 그런 생각들을 했다. 말 그대로 해체의 시대였다. - P91
난처한 건 내가 연주한 곡이 머릿속에 남아버린다는 점이었다. 한번 머릿속에 들어온 음은 도무지 빠져나가지를 않았다. 긴파리 외에 다른 바에서도 피아노 반주를 했지만, 연주하는 곡은모두 샹송이나 영화음악처럼 대중적인 곡들뿐이었다. 그런 음악이 도무지 머릿속에서 떨어지지 않아서 정말로 힘들었다. - P112
마티와 함께 있으면 늘 그렇듯이 즐거웠지만 어느 정도간이 지나면 이야깃거리가 떨어졌고, 나는 슬프면서 외로워졌다. 혼자 있을 때보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더 절절하게 외로웠다. - P200
분명 무슨 일이 일어났다. 시 한 구절이 떠올랐고-"누군가 죽었다. 심지어 나무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 잠시 후에야 앤 섹스턴의 시임을 깨달았다. 부모 중 한분이 죽어가는 것에 관한 시였다. - P218
"정말입니까? 쓰러지지 않았는지 확인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난갑자기 초조해졌다. 술에 취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내가 연극 무대에서 있고, 오늘 저녁 식사는 테스와 내가 단둘이서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막을 내리도록 계획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 P259
내가 죽인 사람의 죽음을 슬퍼한다는 건 웃긴 일이다. 처음에는 내슬픔이 엄청난 죄책감과 연결되어 있었다. - P302
나는 좋은시는 아주 드물다고 확신하는데 좋은 시를 읽을 때면 오래전에 죽은 이방인이 내 귀에 속삭이는 것 같다. 자기 말을 전하려고 노력하면서. - P89
"당신은 내 어디가 좋아?" 내가 물었다."당신의 잘생기고 어려 보이는 얼굴." 클레어는 그렇게 말하고또 웃었다. "사실 난 당신이 젊은 남자의 모습을 한 늙은 영혼이라서좋아.""언젠가는 늙은 남자의 모습을 한 늙은 영혼이 될 거야." - P94
우리가 입은 옷은 몸의 진실을 가리지만 또한 우리가 원하는 모습을 세상에 보여준다. 옷은 직조이자 날조다. - P99
나는 결백하지 않았다. 비록 가끔 그렇게 생각하는 사치를 누리기는 했어도. 만약 그웬 멀비가진실을 알아낸다면 난 받아들여야만 한다. - P107
살인을 저지를 때마다 이 두 인격을 모두 경험한다. 그걸 보며 나는 의문이 들었다. 살인자들은 다 저래야 하나? 살인을 저지르는 동안 스스로에게서 분리되어 다른 누군가가 되어야 하나? 찰리도 그럴까? - P67
"공식적인 용의자는 아니에요.네, 만약 그랬다면 제가 여기 혼자 오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전 이네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 범인이 일부러 당신 리스트에 있는범죄를 모방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어요." - P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