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렵은 고교생으로서 마지막에 접어든 시기였다. 나는 학교나 사회의 제도를 해체하겠다는 운동에 몸을 던졌지만, 동시대의 작곡가들도 기존의 음악 제도나 구조를 극단적인 형태로해체하려 하고 있었다. ‘서양음악은 이미 막다른 곳에 이르렀다. ‘우리는 종래의 음악으로 막혀버린 귀를 이제 해방해야 한다.‘ 나는 그런 생각들을 했다. 말 그대로 해체의 시대였다. - P91
난처한 건 내가 연주한 곡이 머릿속에 남아버린다는 점이었다. 한번 머릿속에 들어온 음은 도무지 빠져나가지를 않았다. 긴파리 외에 다른 바에서도 피아노 반주를 했지만, 연주하는 곡은모두 샹송이나 영화음악처럼 대중적인 곡들뿐이었다. 그런 음악이 도무지 머릿속에서 떨어지지 않아서 정말로 힘들었다. - P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