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솔렛은 상처를 감싸며 쉬게 하 는 자애로운 여성이 아니라 네게 상처를 입힌 자가 값을치르게 하라고 말하는 전사의 연인이었다. 베어진 목을 껴 안고 애통해하기 전에 검을 비껴 차고 복수에 나서는 전사들의 누이였다. 그녀 자신도 전사이자 달여왕의 숙녀, 검 의 딸이 아닌가. 참고 견뎌 흘려보내는 것을 미덕으로 삼 지 않으며, 응징하기 위해 손을 더럽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백지와 불꽃처럼 선명한 존재다.
그러나 그들 둘은 똑같이 결점을 안 고 자갈밭에서 상처투성이가 되도록 구르는 자들이었으며, 서로 다른 구원이 필요한 맨몸의 망명가였다.
"모두 네 삶이니까, 승리하거나, 패배하기나, 스스로 포기하거나, 어느 쪽으로든 해결되는 수밖에 없으니까, 나역시 내 삶의 전투들을 다른 사람에게 대신하게 하지 못하니까. 다른 사람의 집을 대신 져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없으니까."
"이번엔.… 그렇게 안 하겠어."강하게 되뇌었다. 기원이 자라나 마법의 주문이 될 정도로 아프게 되뇌었다. 죽지 않겠다고 했지만, 결국 다른 사람의 죽음을 밟고 살아났을 뿐이었다. 이번에는 누구의 죽음을 밝고 살아남으려는 거지?언제까지나 다른 누군가의 등을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 다. 내게 날아오는 화살은 내 몸으로 받아내고야 말겠다!!
트라바제스 사람은 대가 없이 화해하지 않는다. 명백한 적은 오래 걸리더라도 반드시 친다. 지금의 상황이 여의치않으면 다음과 그다음을 노린다. 그리고 결코 잊지않는다
어쩌면 윈터러는 자신을 자신답게 유지하기 위한 무게추 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른다.실은 ‘자신답다‘는 말에도 어폐가 있었다. 그가 원한 자신다움이라기보다는 상황이 강요한 자신다움인 까닭이었다. 살아남으려 거친 길을 걸어오는 동안 저도 모르게 그렇게 되었으니 그런 상태가 옳다거나 그르다거나 하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 무게 추가 사라지고 나서 느낀 감정이 불안보다는 허전함에 가까웠다는 것도 그것이 사실임을 방증했다.그런데 지금은 어쩐지 다르다. 윈터러가 묵직하게 눌러주던 마음을 다른 뭔가가 채우고 있는 느낌이었다. 무게추가 잠깐 없어져도 허전하지 않도록, 오히려 자유로워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