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내 마흔 살 생일의 가장 큰 선물은 그레이스와 개들과함께 조용히 산책했던 일만은 아니었다. 우리가 애써 얻은 신뢰가이 관계의 바탕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 우리의 단단한 유대감을 느끼는 것도 선물이었다. 다 큰 여자 둘이서 세상을 함께 걸어나갈 때 드는 놀랍도록 따뜻하고 자유로운 기분, 그것이 선물이었다.
- P103

 나는놀라웠다. 여러모로 서로 낯선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이 자발적으로 친절과 열의를 쏟아내는 광경이 말문이 막히도록 감동적이었다. 그것은 인간성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키고, 단순한 즐거움의중요성을 새삼 알려주고, 내가 더없이 편안한 곳에 소속되어 있다
고 느끼게 하는 경험이었다. 좋은 이웃이란 이런 게 아닐까.
- P115

나는 편지 봉투를 움켜쥐고 앉아서 흐느껴 울었다. 너무 격렬해서 몸이 다 아픈 울음이었다.
울음은 마음을 좀 편하게 해준다. 하지만 고통을 정말로 줄여주진 못한다. 무엇보다도 힘든 점은, 이런 순간에 내 기분을 정말로 낫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 내가 정말로 기대고 싶은 유일한 사람이 엄마라는 것이다.
- P133

술은 효과가 있다. 술은 사람을 달래고, 느긋하게 만들고, 차분하게 만들고, 기분 좋게 만든다. 하지만 우리가 성장하도록 돕진 않는다. - P156

지난주에는 아버지의 3주기 기일이 있었다. 다음 주에는 어머니의 2주기 기일이 온다. 이전에는 그분들의 부재를 구체적으로상기시키는 일이 다가올 때 내가 불행하다고 느꼈다. 음울하게 틀어박혔다. 슬픔의 가장자리에 가서 부딪치기만 했다. 그런데 맑은정신으로 직면하는 이번에는 다르다. 나는 슬프다. 하지만 스스로가 용감하다고도 느낀다. 애도와 명료함. 나는 감정을 느끼는 채로 다시 한번 애도하는 중이다.
- P156

 그렇다 보니 회복 역시 단조롭다. 당신은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사소한 훈련들을몇 번이고 거듭 연습해야 한다. 똑같은 생각을 자기 머리에 거듭주입해야 한다. 충분히 먹자. 너무 허기지면 음식에 집착하게 된다.
충분히 운동하자. 너무 게을러지거나 늘어지면 살찔 걱정에 집착하게 된다. 충분히 쉬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스스로에게 친절히 대하자. - P180

하지만 아무리 집착하더라도(혹은 술을 마시거나 쇼핑을 하거나청소기를 돌리더라도) 그 감정을 깨끗이 지워낼 수 없다. 외로움은늘 돌아온다. 그래서 이제 나는 그것을 적이라기보다는 지인처럼여기게 되었다. 흔쾌히 환영하진 못하더라도 존중할 필요가 있는존재처럼. - P185

 이 일로 새삼스럽게 몇 가지 사실을 상기하게 되었다. 내게는 절망감에 맞서 싸울 자원이 있다는 사실, 내 시간을 잘 쓰고, 내 영혼을 잘 돌볼 능력이 있다는 사실, 외로움이 우리에게 닥치더라도 우리는 그로부터 무언가를 배울 수 있으리라는 사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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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데 능하다. 우리는 파트너가 바라는 모습으로 자신을 바꾸는 데 익숙하고, 본능적으로 자신의 욕구와 욕망보다 상대의 욕구와 욕망을 더 중요시하고, 관계에서 발생한 어떤 실패에 대해서도 쉽게 자신을 탓한다. 그러니 꿈이좌절되는 것은 거의 필연적인 결과다. 우리 자신의 바람이라는 패는 연애 관계의 패 섞기에서 십중팔구 사라져버린다.  - P76

내가 더 애정에 굶주리고 불안정한 상태일 때는 그 갈망이격화된다. 사랑받는 느낌이란 - 진정으로 사랑받는 느낌이란 - 일종의 균형이 필요한 일이다. 그 느낌은 상대와 내게서 절반씩 생겨나야 한다. 사랑은 솟구쳤다가 가라앉았다가 하는 역동적인 감정이다. 가끔씩 밀려드는 의문과 실망과 애매함의 파도는 사랑의 자연스러운 물결에 반드시 있기 마련인 그 일부다.
이런 깨달음이 마냥 좋은 건 아니다. 나도 이런 현실이 싫고,
그래서 자주 맞서려고 한다. 아직도 나는 동화적인 환상, 어린 시절부터 뇌리에 새겨온 신념, 즉 언젠가 완벽한 사람이 나타나서 나를 사로잡아 모든 것이 분명하고 밝고 모호함 따위는 없는 미래로데려갈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기가 끔찍이 어렵다. 하지만 나도 인간일 뿐인 것을 어쩌겠는가. 나는 사랑받고 싶다. 한없이 한없이한없이,
- P81

결혼이나 가족처럼 제도화된 관계는 사회의 지지를 받지만, 우정에는 규칙이랄 게 없고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뚜렷한 기준도 없다.
동성 친구와의 관계가 위태로워졌다고 해서 전화번호부에서 ‘우정상담사‘를 찾아보는 사람은 없다. 친구가 우리를 실망시키거나(결혼, 아기, 먼 곳으로의 이사 등등) 인생의 중대한 변화를 겪는 중이라우리에게 뒤에 버려진 느낌을 안기더라도 가족들이 우리에게 그관계를 ‘잘 풀어보라"고 촉구하는 일은 없다. 우정은 때로 아주 실질적이고 긴요한 것이지만, 여러 관계들 중에서 가장 일시적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니 어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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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실 나는 이유가 있어서 이렇게 살아왔던 게 아닌가 싶다.
내가 선택한 고독의 수준이 어떤 면에서든 내게 좋았기 때문에, 나와 내가 잘 맞았기 때문에 그래 왔을 것이다.
- P46

내 경우, 가장 중요한 과제는 고독과 고립의 경계선을 잘 유지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 둘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사회적 기술은 근육과도 같아서 위축될 수 있고, 내가 경험한 바로도 육체적 건강을유지하는 것처럼 사람과의 접촉을 유지하려고 애쓸 필요가 있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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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립으로 추락한다. 어둡고 비자발적인 추락은 가속이 붙어, 내가 저지하기 거의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나는 혼자 있기를 선택하고, 그 선택을 연속 열 번이나 열다섯 번이나 스무 번쯤 하고 나면,
더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 P16

이것이 바로 고독과 고립의 차이다. 고독은 차분하고 고요하지만, 고립은 무섭다. 고독은 우리가 만족스럽게 찌는 것이지만, 고립은 우리가 하릴없이 빠져 있는 것이다.
- P19

고독은, 내 경험상,
자칫하면 미끄러지는 경사로다. 처음에는 안락하게 느끼지지만,
종종 아무런 경고도 자각도 없이 훨씬 더 어두운 것으로 변신할 수있는 상태다.
- P20

60세 이후 삶에 관한 에세이를 모은 《시간의 마지막 선물 TheLast Gitt of Tinne》에서 작가 캐럴린 하일브런은 자신이 삶에서 달성하고자 평생 애써온 이상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그것은 "사적인공간이 충분하되 지속적인 교유가 있는 상태다. 하일브런에게 사적인 공간은 시골의 작은 집이라는 형태로 실현되었고, 교유는 가족과 소규모의 친밀한 친구들로 충족되었다.  - P23

하지만 나는 우리가 수줍음으로부터 개인의 책임에 관하여,
우리가 주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 깨달음을 얻어야한다고도 생각한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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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분리형 원룸이나 투룸에 살 수 있기를 늘 바라왔다.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가는 정말로 그런 곳에살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라고 막연히 희망 섞인기대를 해본 적도 있었고, 때로는 그날이 오긴 올까?
서른 될 때까지는 그른 것 같고 마흔쯤 되면 가능한걸까? 하고 아득한 기분에 빠지기도 했다. 실은 그런날이 더 많았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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