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중요하지 않아"라는 말은 아버지의 모든 걸음, 베어 무는모든 것에 연료를 공급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 너 좋은 대로 살아."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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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읽고 싶다.
영은이 내 몸을 더듬었다. 영은의 손끝이 내 몸을 스쳐 갈 때마다 나는 하나의 텍스트가 되었다. 눈썹과 안와, 콧날과 인중,
귓바퀴와 귓불, 빗장뼈와 갈비뼈 영은은 그것들이 제자리에 있는지 확인하려는 사람처럼 나를 감싸고 있는 살갗을 빠짐없이오래도록 어루만졌다. - P63

어둑한 방 안에서 영은과 내가 얕은 숨을 쉬며 서로를 더듬을 때면 영은에게 나를 송두리째 읽히는 것 같았다. 내가 영은에게 보여주는 것보다, 내가 알고 있는 나보다 영은이 나를 더 샅샅이 알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 느낌이 황홀하고 부끄럽고 또불안해서 나는 침대맡으로 손을 뻗어 전등 스위치를 켜곤 했다. - P63

잘들어라, 조지, 사랑이란 건 믿을 게 못 된단다. 하지만 한번믿어볼 만한 것이지. 그 애가 좋으면 그 애를 좋아하면 돼. 네가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는 거야.
조금씩 훌쩍거리던 조지가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한 사람이자신을 넘어서는 어떤 감정을 처음으로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품는 강렬하고 아픈, 그래서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순간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는 때는 없는 그런 순간. - P77

받아들인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따금 생각하곤 합니다.
몇 해 전, 한 사람이 살아온 시간을 듣고 집으로 돌아와 울음을 터트린 적이 있습니다. 캄캄한 현관에 쪼그려 앉아 울면서내가 왜 울까, 왜 이 울음이 멈추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내 것이 아닌 인생이 내게 오려니, 내게로 들어와 내 일부가 되려니저로서는 버거웠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그의 인생을 고스란히 받는 것이 내 깜냥으로는 부족해서 내 것이기를 피하느라 눈물로 쏟아냈는지도 모릅니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 울까,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자신의 지난 시간을 들려준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 P79

나는 우는 희강을 안고 토닥이면서 나도 아니고 젤로도아닌 어떤 소년의 이미지를 떠올렸다. 여자가 울 때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 배운 적 없는 소년의 난처함에 대해서. - P99

지금 하는 행동이 내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를 이 애가 알고 있을까를 의심하면서 그러나 영원히 몰라도 좋다고 생각하면서, 손과 무릎 사이의 온기로 손끝에서부터 녹아 없어지는 나를, 나의 젤로를 상상했다.
네가 사랑하는 젤로는 너를 사랑해서 어른이 되어버렸어.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이 말을 소리 내서 발음하지 않겠지만언제가 되었든 어떤 계기로든 네가 이 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면 너의 젤로에게도 변성기가 올까.
상상과 다르게 내 손은 녹지 않고 대신에 떨려오기 시작했는데 그런데도 희강은 오래도록 내 손을 놓지 않았다. - P118

나, 죽은 거야?
입에 담배를 문 남자가 오토바이를 타고 내 앞을 지나간다.
낡은 엔진이 내는 굉음. 등대 없는 밤바다를 향해 막대로 된 폭죽을 터뜨리는 사람들, 카혼 위에 앉아 빠른 리듬을 두들기는가수, 가로등 아래 모여드는 날벌레, 입을 벌리고 죽은 물고기머리와 희고 붉은 살점들.
그랬구나. 나는 죽었어. 그때 다 끝난 거야. 브레이크를 밟고 엘리가 차 밖으로 튕겨나간 다음, 단 몇 초 만에 완전히 끝난 거야.
엔딩크레디트가 올라가고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관객처럼 나는 가짜 이야기에 빠져 내 현실을 보지 못했다.  - P151

창밖으로 엘리가 보인다. 크면 어른이 아니라 엘사가 될 것같다던 너의 미래. 그 미래에서 너는 파도를 탄다. 파도가 오는방향에 따라 몸의 무게중심을 옮기며 흰 거품을 일으킨다. 이제파도는 너를 넘어뜨리는 게 아니라 더 높이 들어 올린다. 그런데 저 사람은 누굴까. 너를 지켜보다가 네가 물 밖으로 나오자 크고 부드러운 수건을 펼쳐 네 어깨를 감싸주는 사람. 그 사람이너의 허리를 끌어안고 뺨에 입을 맞춘다. 설마, 과카몰레는 아니겠지? 나는 어깨를 맞대고 걸어가는 너와 너의 연인을 바라본다. 그 사람이 정말 여자인지, 나이가 몇 살쯤인지, 어떤 표정을하고 있는지는 보이지 않는다. 단지 하나의 운명 안에서 온전히기쁨을 누리는 연인의 믿음이 느껴질 뿐, 그리고 차고 짭짜름한바닷바람, - P154

하지만 우리는 한 몸이었고, 그 애가 느끼는 괴로움은 나에게도 흘러들어와서 나는 수프에 적신 빵처럼 축축해졌다. - P219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동시에 나의타자아를 동시에 사랑하고, 그 타자아가 나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복잡한 감정과 연애의 순간들을 무의식중에 흘려보내는 이상황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나를 바라보던 류경아의 다정한 시선이 똑같이 레몬을 향할 때. 그것을 레몬과 감각을 공유하며 보아야 할 때, 아니, 심지어 레몬에게 향하는 시선에 더 깊은 감정이 담겨 있다고 느낄 때. 그럴 때면 감각을 차단하는 방법을 알고 싶었다. - P226

그 애는 왜 바다 깊은 곳을 좋아했을까.
아무도 나를 보지 않는 곳, 내가 어떤 존재인지 신경 쓰지 않는 곳, 아무도 나에게 너는 왜 그런 존재냐고 묻지 않는 곳, 그곳에 사는 생물들에게 나는 그냥 거대한, 혹은 조그마한 외계생물체일 뿐인・・・・・・ 그런 곳이어서 그 사실이 편안해서.
아마 그래서였을 것이다. - P241

지금 나는 바다 아래로 수직강하하는 레몬의 감각을 느끼고있다. 무의식 아래에서 잔뜩 긴장하며 레몬에게 감각을 포갠다.
물이 점점 무겁게 눌러오지만 레몬은 망설이지 않는다. 그 애에게 이곳은 편안한 장소 원래 자신이 있던 곳과도 같다. - P244

처음으로 온전히 개방한 나의 자아 안쪽으로 레몬의 세계가파고든다.
그 세계는 잔잔한 슬픔과 외로움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반짝이는 것들도 있다. 나는 그 세계의 슬프고 반짝이는 것들이나에게로 건너오기를 기다린다.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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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생각하느냐고?
기도를 생각해.
강영은을 생각해.
부끄러움을 생각하고,
사랑을 믿는다고, 내가 어떻게 단숨에 말할 수 있었는지를 생각해.
지금아. - P33

천지영이 기원을 담은 인형을 더는 모으고 싶어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모을수록 깨질 것이 두려웠다. - P35

모린은 유일한 사람이었다. 유일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유일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것을 그럭저럭 견딜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유일한 사람은 죽어서도 죽지 않는다. 죽음은 죽음일 뿐이라고 죽으면 다 끝이라고 떠들어대는 사람들은, 벗은몸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 사랑할 수도 없다고 생각하는 부류의사람들이다. 그들이야말로 눈먼 자들이다. - P41

나는 나로 살고 있을 뿐이지 뭘 바라고 사는 게 아니니까요.
사실 나라고 뭐 다르겠어요. 그렇다고 해도 미란 씨, 우리, 내 슬픔이 아닌 슬픔을 너무 슬퍼하지는 마요. - P45

어디선가 매미가 이용 이용 이으응 하고 울어댔다. - P49

땀으로 끈적한 목덜미에 여름밤이 달라붙었다. - P50

나는 나한테 주어지는 모든 세계를 빠짐없이 살아보고 싶어요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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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음식의 기억을 가족이나 친구와보낸 행복한 시간과 결합하여 생각하므로 나이를 먹어도 둘은 여전히 연결된 채로 남아 있다. - P129

그러나 기억의 작용에서 꼭 좋은 시절이나 행복한 기분만 음식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 것은 아니다. 식습관과 중독은 삶의 어두운 기억에 의해서도 생겨난다. - P132

연구 결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패스트푸드와 틴신음료를 더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P135

학대와 같은 끔찍한 경험 때문에 음식처럼 기분 좋게 하는 것을 자제력을 잃을 만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명백한 이유는 우리가 나쁜 일을 좋은 일로 상쇄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상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놀랍게도 고통과 쾌락은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다. - P136

 그들이 살이 찐 것은 갈망이 증가해서였고, 그로 인해 다른 피험자들이 과식을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제동장치를 켜기가 더 어려워진 것이다.
- P148

인간이 음식에 끌리도록 진화되었다는 사실은 우리가 왜 가공식품과 중독에 그토록 취약한지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뇌는 색을 만들어 내듯이 감각 정보와 과거의 냄새, 맛, 느낌의 기억들을 함께엮어 풍미를 만들어 낸다. - P161

 그리고 그렇게 쉴 새 없이 음식을 찾아 나선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같은 음식을 계속 먹는 것에 싫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싫증을 느끼는 특성을 물려받았는데, 식품과학자들은 이것을 감각특정적 포만감snsory specific satiety 이라 부른다. 이것은 한 종류의 맛, 냄새, 향이 나는 음식을 너무 많이 먹을 때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뇌 속의 일종의 환각 신호다. - P162

위가 어떻게 뇌와 소통하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여기에는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측면이 많다. 연구자들은 최근에야위에 미각 수용체가 있어서 혀에 있는 미뢰처럼 단맛을 인식한다는ㅈ사실을 발견했다. - P168

위가 열량을 감지하고 뇌에 유익한 음료라고 알리면, 뇌가 쾌감과 만족감을 전달하여 그 음료를 더 마시게 한다. - P171

 "문제는 음식에 중독성이 있다기보다인간은 본능적으로 먹는 것에 끌리는데 기업들이 음식을 바꿔 놓았다는 데 있습니다." - P180

연방 규제 기관들은 식품 제조 업체들의 편의를 위해 펌킨 스파이스와 같은 합성 향료에 쓰이는 화학물질의 제품 성분 표시를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그런 화학 성분들은 ‘천연 및 인공향료‘라는 모호한 항목에 한데 묶여 있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화학물질이 우리가먹는 식품에 사용되었는지 알 수 없다.  - P186

연구를 통해 인간이 한 가지 음식을 계속 먹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 뇌가 다른 음식을 찾도록 명령한다는 사실을 알았다."인간은 맛이든 촉감이든 색이든 한 가지 감각 요소에 너무 많이 노출되면 싫증을 느낀다.  - P198

연구자들은 다양성을 좋아하는 인간의 특성에서 식품 기업에특히 유리한 점을 하나 발견했다. 싼 제품을 좋아하거나 늘 찾는 브랜드만 구매하는 소비자들보다 다양성을 좇는 소비자들이 더 많이사고 더 많이 먹는다는 사실이었다. 크로거가 보고서에 서술한 대로설명하면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헤비 유저였다. " - P202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나쁜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서 영양 불량 상태에빠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제 사람들은 충분한 열량을 섭취하지만 그 열량 안에는 건강에 필요한 영양분이나 섬유질이 전혀 없어서2형 당뇨부터 통풍, 심혈관 질환에 이르는 다수의 질환이 발생하고있다. 이 질환들은 대개 잘못된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너무많은 열량을 섭취하는 것도 문제다.  - P212

그러나 FDA는 식품 라벨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티아민비타민B, 처럼 건강에 필요한 영양소를 확실히 섭취할 수 있도록 더 많이 먹게해야 하는지, 음식에 대한 자제력을 잃어 영양 불량으로 이어질 수있는 설탕 같은 첨가물을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경고해야 하는지 입장을 확실하게 정하지 못했다. 결과는 누구나 짐작하는 대로다. 현재 가공식품의 라벨은 어떤 기능도 하지 못한다. - P212

그러나 스몰은 당황스러웠다. 인간이 열량이 높은 음식을 찾는 쪽으로 진화했고 그런 음식을 찾아 섭취했을 때만족감을 느끼며 보상을얻는다면, 이 실험에서는 왜 사람들이 단맛이 덜 나는 쪽에 이끌렸을까? - P260

효과가 좋아 보이지만 실패 위험이 가장 높은 다이어트 방법은굶는 것이다. 배고픈 다이어트를 하면 얼마 견디지 못하고 결국 정크푸드에 손을 댈 가능성이 있다고 의사인 요니 프리드호프는 주장한다. 캐나다 오타와에서 체중 조절 클리닉을 운영하는 프리드호프는 클리닉에 오는 환자들에게 고대 그리스의 디아이타와 흡사한 생활양식을 조언한다. 나는 그가 환자들과 상담하는 것을 몇 차례 지켜보았는데 "자, 호박파이 좀 드세요", "배고프면 간식을 드세요".
"몸무게는 재지 마세요. 괜히 사기만 꺾일 수 있으니까요."라는 말을 계속해서 깜짝 놀랐다. - P274

오늘날에도 키스의 실험은 섭취 열량을 급격하게 제한하여 살을 빼려는 사람들에게 아주 흥미로운 읽을거리다. 굶기를 강요받은키스의 피험자들은 생리 기능의 변화만 경험한 것이 아니라 우울해지고 무감각해졌다. 또 음식에 집착하고 음식에 대한 꿈을 꾸었으며음식을 먹는 공상에 빠졌다.  - P276

샘버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다이어트를 복권에 비유했다. "당첨이안 되면 또 사면 됩니다. 다음번에는 당첨될 수도 있으니까요. 다이어트와 복권 모두 운이 좌우하는 게임이다.  - P290

한편 가공식품 기업들에게는 더 이상 다이어트 프로그램이 필요하지 않았다. 다이어트를 활용하여 더 큰 수익을 내고 소비자들에게 섭식 장애 치유책을 팔 방법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 P293

가공식품 기업들은 식료품 마트에서든 패스트푸드 체인에서든소비자들이 음식에 대한 통제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해결책을 내놓은 상태였다. 바로 자신들의 제품을 다이어트 식품으로 만든 것이다. - P295

식품 기업에서 일하는 화학자들이 바빠졌다. 2015년부터 코카콜라는 고단백 우유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유니레버는 단백질 양을늘린 새로운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 P318

오늘날 연구자들은 윌리엄스의 주장을 뒤집어 생각하여 유전자에서 결함이 아닌 식습관에 대한 통제력을 회복할 열쇠를 찾기를 바라고 있다. - P320

이것이 반드시 운동의 문제는 아니다. 이유는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냥 가만히 앉아서 연소하는 에너지의 총량도 사람마다 차이가 크고 시간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 P324

첫째로 식품 기업들은 빠른 속도가 뇌를 강한 욕망에 사로잡히게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모든 면에서 속도가 빠른 제품을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 P345

음식과 중독에 관한 중요한 발견 중에는 처음에 약물로 중독 연구를 시작한 전문가들이 밝혀낸 것들이 있다. 이를 통해 전문가들은여러 중독에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선 영향을 받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이다. 취약성도 시간이나기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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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중독 - 먹고 싶어서 먹는다는 착각
마이클 모스 지음, 연아람 옮김 / 민음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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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을 재정의 하고, 인간의 생물학적으로 중독에 취약하다는 걸 강조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아는 기업의 농간을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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