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진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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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라는 것은 어디에서부터 오는 것일까?

어떠한 가치관이나 종교, 사람, 사실 등에 대해서

다른 사람의 동의와 관계없이 확고한 진리로서

받아들이는 개인적인 심리상태라고 하는 이 믿음.

보편적으로는 '믿음이 있다'라고 했을 때

종교적인 관점에서 많이 생각하게 된다.

태어나기 전부터 접하게 되어 자신의 선택의지에

관계없이 전수받게 되는 모태신앙도 있고,

자신이 선택한 종교라 하더라도 어떤 계기로 인해

더 이상 믿음을 지속하지 않는 경우나

특정 종교나 무언가에 치우치지 않고

불특정한 대상을 바탕으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있다.


종교적인 믿음에 있어서 모태신앙이 아닌,

스스로 선택하는 이들의 경우 자신이 힘들거나

지쳤을 때 의지하게 된다.

무언가 소망하는 일이 있을 때 자연스레

두 손을 모으고 간절한 마음을 담는 건

종교를 불문하고 통하는 모습이기도 하니 말이다.


불의의 사고로 어린 자녀를 떠나보내고,

순식간에 평온한 일상을 잃어버린 가족 앞에

'아드님을 위해 노래하게 해주세요'라고 하는

이들이 나타난다.

영원을 믿는 그들은 자신들과 함께 하며

영원의 세상에서 잃어버린 아들과도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신기하게도 그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나서부터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아내와 딸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처럼 보인다.


〈너의 이름은〉, 〈스즈메의 문단속〉 등의 영화를 제작하고,

소설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을 쓴

가와무라 겐키가 '믿음'에 대한 질문을 담을

압도적인 신작을 발표했다. 소설 〈신곡〉이다.


초등학교 앞에서 벌어진 묻지마 범죄로

막내아들을 잃은 단노가의 가족들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가족 구성원인 단노 미치오,

단노 교코, 단노 가온의 시선에서 펼쳐지는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건이 펼쳐진 후, 일상과 행복이 산산조각 난 가족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일상을 되찾으려 노력하는데

그런 이들 앞에 서로의 이견을 가져오고

엇갈리게 하는 건 다름 아닌 '믿음'이다.


재혼가정으로 이루어진 단노 가는

넉넉하진 않지만 평온하고 행복한 여느 집들과

다를 바가 없었는데, 그 사건 이후에 생기를 잃은 집과

상처받은 가족 구성원들은 서로를 보듬을 여유도 없고

각자의 입장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상처를 주게 된다.

엇나가지 말아야 한다는

다시 평온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 아래

틀린 줄 알면서도 비뚤어진 선택을 하고

그것을 방관하며 문제 삼지 않았던 그들은

순식간에 기울어진 믿음 속으로 스스로를 던진다.


막연한 믿음을 순식간에 그들을 사로잡았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믿지 못할 일들의 진실을 외면한 채

그저 겉으로 보이는 '평온함'만을 추구하며

마음속의 이야기를 삼켜버리고 만다.



지키고 싶었던 가족의 모습,

그리고 진정한 의미의 이해와 보듬음이 부족했던

그들의 모습은 '영원한 믿음'이라는 종교 앞에

서로를 시험하고 평가하며 냉철한 민낯을 드러낸다.

그들은 과연 그들 스스로를 가둔 믿음으로부터

자유를 찾을 수 있을까?

도피해버린 마음속 진실 앞에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가족 구성원 각자의 입장에서 진행되던 이야기는

마지막 20여 페이지에 이르러

대반전의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결말에 이르른다.


어떤 믿음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내가 가진 믿음과 그 시작에 대하여

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하고,

믿음을 가지지 않은 이들에게는

사람에게 '믿음'이라는 것이 어떻게까지

스며들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이 소설을 읽으며 어렸을 때 교회를 다니며 가졌던

'믿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놀이의 느낌으로 동네에 있는 아이들이라면

자연스럽게 찾았던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이어가던 중 마주했던 어떤 날이 있었다.

시험기간을 앞두고 나름 공부를 하고 싶어서

교회를 빠지고 싶어 하던 나에게

말씀 지도를 해주던 교회의 선생님이 전한 말이었다.

"시험을 앞두고 공부를 하는 게 옳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를 하면서

믿음을 공부하는 게 중요한지

과연 하나님은 어떤 모습을 좋아할지 생각해 보라"였다.

시험을 위해 공부를 하고자 하는 나의 모습을

믿음을 저버린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하는

선생님 앞에 과연 '믿음'이라는 것이 무조건적인

우선순위를 교회와 종교에 돌리는 것이 정답인가?

라는 의문이었다.

열심히 기도하면, 성적이 잘 나오는 것보다

기뻐하신다는 것은 확인할 수 없는

막연함으로 다가왔고

열심히 기도를 하고도 이루어지지 않는 소망 앞에

부족한 믿음에 대한 스스로의 성찰이 아닌

믿음에 대한 균열로 다가오곤 했다.


종교나 믿음에 대해서 개인이 생각하는 마음가짐은

타인이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거나 평가할 수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그런 평가를 하는 곳이

바로 종교였다는 점에서 나는 믿음을 놓았다.


지금도 막연하게 무언가를 향해 기도를 하곤 하지만,

그것은 스스로에 대한 다짐일 뿐

기대거나 의지하는 것은 아니다.


단노가의 가족들이 가진 믿음이 의지나 기대가 아닌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나 변화를 위한 계기로

마주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그들의 결론이 소설과는 조금은 다르게

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든다.


모든 것을 다 이해할 수 있는 '가족'이라는 이름과

'믿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이 글은 소미미디어로부터 서포터즈 활동을 위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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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프로젝트 - 나를 바꾸고, 인생을 바꾸는 집중의 힘
에릭 퀄먼 지음, 안기순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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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현대 사회

회사와 일, 가정과 여러 관계들 사이에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많은 역할(role)이 있다.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도 일은 줄지 않고,

무언가를 놓친다는 생각이 들거나

일에 집중하느라 가족과 친구 등

관계에는 소홀해지고

내 삶이지만 그 속에 '나'는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꿈도 이루고 싶고 일도 잘 하고 싶고

그러면서도 사람들과의 관계도 지키고

나에게도 휴식과 배움의 시간도 주고 싶은데

왜 이렇게 시간은 부족하고 변화는 멀게만 느껴지는지

그런 생각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에도

누군가는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을 쓰면서도

일과 회사,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

자신에게도 무엇 하나 소홀하지 않고

완벽하게 해내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능력이 다른 사람들 보다 뛰어나서?

혹은 가지고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보유하고 있는 어떤 능력이나 여유보다도

똑같이 주어지는 인생을 보다 효율적으로

쓰는 이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하는

중요 포인트는 바로 '집중'이다.


저자는 바로 이 삶을 위한 '집중'에 포커스를 맞춰

인생을 살아가면서 변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1년을 12개의 주제로 나누어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전함으로써 나를 바꾸고, 인생을 바꾸는

집중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변화가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인생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것에 집중해서

온전한 변화를 맞이할 수 있는 방법을 전하는

에릭퀄만의 12개월 미러클 챌린지를 담은

《포커스 프로젝트》이다.


실제 업무나 휴식에 있어서도 멀티태스킹을

많이 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를 완벽하게 해내고자 하는

마음이 많았던 나는 '양손 가득 떡을 쥐고 싶어 하는'

전형적인 욕심쟁이였다.

하지만 한정된 하루라는 시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은

차이가 발생하기 마련이고

우선순위를 정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코앞에 닥친 것들을

순서대로 쳐내기 바쁜 나는

어느 순간 '열심히 하지만 애쓰는 것만큼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스스로의 한계를 마주하게 되었다.


근면하지 않아서나 능력이 부족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제대로 우선순위를 파악하는 방법을 모르고

또 이것저것을 동시에 하려다 보니

집중도가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

해야 할 역할을 스스로에게 여러 개 부여하다 보니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소셜노믹스》로 이미 많은 이들에게

그의 진가를 잘 알린 에릭 퀄만은

자신이 실제로 1년간 진행했던

12개월 집중 프로젝트를 통해

스스로 점수를 매기고 시도를 하며

느낀 점들을 함께 '도전'하는 입장에서 전달하고 있다.

그가 전하는 집중 프로젝트는

월 마다 하나씩의 주제에 집중한다.


✔ 1월 성장에 집중하기

✔ 2월 시간 관리에 집중하기

✔ 3월 가족과 친구에 집중하기

✔ 4월 건강에 집중하기

✔ 5월 관계에 집중하기

✔ 6월 배움에 집중하기

✔ 7월 창의성에 집중하기

✔ 8월 공감에 집중하기

✔ 9월 마음챙김에 집중하기

✔ 10월 베풂에 집중하기

✔ 11월 감사에 집중하기

✔ 12월 스스로에 집중하기


각 월마다 집중 요소를 정하고 그것에

제대로 파고듬으로써 자신이 얻은 변화에 대해서

독자들에게도 전하고 있었다.


꼭 저자와 같은 순서나 주제로 정하지 않더라도

월마다 자신에게 필요한 주제들을 정하여

그 주제에 집중하여 실천을 해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시간이 없어서' 혹은 '더 중요한 다른게 있어서'

라는 이유로 미루고 넘겨두기만 했던 항목들을

의식적으로라도 정하고 실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변화가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저자의 말 중에서 보다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이런 우선순위를 정하고 하나의 주제에

포커스를 맞추어 집중할 때 필요한

'거절하기 No라고 말하기'는

특히나 거절을 어려워하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길까 두려워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한 말 같았다.

무언가 '좋은 게 좋은 거니까' 하며

나의 마음이나 상황에 집중하지 않고

타인을 생각하며 배려하는 모습이

오히려 자신의 성장이나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했다.


자칫 업무나 회사에만 집중하느라 소홀할 수 있는

가족과 친구, 관계, 건강에 대한 부분도

하나의 집중 주제로 선정되어 있어서 좋았고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돌아보는 시간은

연말(12월)이나 반기나 분기의 끝에 배치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셀럽들의 성공의 포인트로 말하는

"집중"이라는 것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고

또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막막했던 이들에게

보다 실질적이면서도 친근한 내용으로

부담없이 접할 수 있었던 그런 책이었다.


각 월별로 중요한 사항도 정리되어 있어서

요점을 파악할 수 있었고

변화와 도약의 필요성을 느끼고 받아들일 준비가 된

모든 이들에게 기꺼이 좋은 친구로 다가올

에릭 퀄만의 이야기를 기꺼이 추천한다.


"이 글은 해피북스투유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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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어른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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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있다.

아이들을 통해서 부모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얘기인데,

그만큼 자식 교육에 있어서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최근에 SNS를 달구었던 이슈가 있다.

서울 성수동의 유명한 빵집에서

어린아이가 오픈되어 배치되어 있는 빵을

(슈가파우더가 덮여있는 빵이었다.)

혀로 핥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어떤 외국인이 찍은 영상에 담겨 SNS에 퍼진 것이다.


여기저기 퍼지는 영상 속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올라왔다.

애퀴벌레(애+바퀴벌레)라는 표현을 쓰며

어린이에 대한 혐오를 나타내기도 했고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부모에게 책임을 묻는 사람,

아이니까 실수할 수 있다며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

나아가서 아이가 혀로 핥는 동안 영상을 찍지 말고

제지를 했었어야 한다며 영상을 찍은 이가 잘못했다,

애초에 오픈해서 판매한 업체가 제일 큰 잘못이라는 등

책임소재 및 교육에 대한 각기 다른 연령, 성별,

미/기혼자의 의견이 쏟아졌다.


그 빵이 폐기되었는지 혹은 아이의 부모가 문제가 된

빵을 구매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었고,

해당 빵의 특성상 밀봉 포장하면 눅눅해져

빵 위의 슈가파우더가 녹는 형태의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개별 포장되는 방식으로

배치할 수 없고 앞으로도 기존의 판매 방식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업체의 입장이 나왔다.


누군가는 저 가게뿐 아니라 오픈되어 판매하는

음식 종류는 구매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얘기를 했고,

오픈되어 배치되어 있는 빵을 핥은 아이의 행동이

'실수인지 인지하고 한 행동인지'

'잘못이라 하더라도 얼굴이 보이게

영상을 찍어 유포한 것에 대한 문제는 없는지'

'아이를 키우다 보면 교육이나 부모의 뜻대로

모든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등

사건에 대한 얘기는 마침표를 찍지 못한 채

자꾸면 수면 위로 둥둥 뜨기만 했다.


어린이가 포함된 문제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아이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지 난감하다.

아이는 무조건 착하다? 나쁜 아이도 있다?

한두 명의 모습이나 케이스에 따라서 구분 지을 수 없고,

이를 교육이나 통제로만

관리할 수 있는지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를 계속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아이가 행하는 행동에서 발생하는 문제에서

그 눈에 비친 어른의 모습에 해답이 있을 거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전작 〈어린이라는 세계〉를 통해서

저마다 다른 빛깔을 보이는 어린이들의

고유한 목소리를 담았다면

이번에 만나본 〈어떤 어른〉은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라는 질문 앞에서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어른의 모습,

혹은 어린이의 모습을 통해서 느낀

'이런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작가 스스로의

다짐을 볼 수 있었다.


어린이는 자라서 어른이 되고,

어른들은 누구나 언젠가의 어린이였다.

우리는 아이들을 향한 시선에서

자신이 추구하던 '어린이'의 모습을 기준으로 삼고

그것을 주입 시키고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아이들도 어른들 만큼이나 생각이 깊고,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느리거나

오해해서 생기는 일들이 많다.

무조건 어린이이기에 '이해해야 한다'가 아닌,

그들보다 조금 더 많은 시간을 살아낸 우리가

보다 너그러운 모습으로 '더 나은 어른'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그 모습을 따라 나은 '어떤 어른'으로

자라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작가의 이야기다.


독서교실을 운영하며 만난 많은 어린이들과

한창 예민한 사춘기 아이들까지.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 아이들의 세계는

생각보다 단순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깊은 생각과 행동으로 그들 앞에서

다 자란 '어른'으로서 부끄러웠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런 어린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우리는 좀 더 멋진 어른,

더 나은 어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어린이를 따라서 성큼성큼 미래로 가자고 얘기를 한다.


물론 비뚤어진 사랑으로 아이들을 무조건 감싸고

잘못이 어른에게만 있다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아이들이 보는 세상을 아름답게 느껴지게 하고

그 속에서 자란 어린이가 더 나은 세상의

더 나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지금 세상을 살아가는 한 명의 어른으로서

그 역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직 자식이 없고, 가까이의 어린이라고 해야

조카들과 동네에서 마주치게 하는 어린이들이 고작이다.

가뜩이나 떨어지는 출생률에 어쩌면

앞으로 어린이들을 더욱 보기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그런 어린이들에게 어른과 같은 잣대와 기준으로

그들의 행동과 모습을 판단하고 평가한다면

과연 그것으로 정말 좋은 세상, 좋은 어른을

키워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

그 해답이 나올 거라는 생각이 든다.

더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한 우리의 모습을

어린이들의 모습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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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세이버 ㅣ 달달북다 10
이유리 지음 / 북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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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있어서 중대사라고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감정적이고 뜨거우며 여운이 오래가는 것은

아마도 사랑이 아닐까 싶다.

사랑을 통해 한 뼘 성장하기도 하며

누군가는 주저앉기도 한다.

사랑의 마침표로 결혼과 이혼을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두려워 다시는 시작하지 않는 등

우리의 인생사 모든 것은 결국 사랑으로 연결이 된다.


사랑, 이 지긋지긋한 사랑.

이 사랑은 어떻게 해야 감정 낭비가 아닌 게 될까?

사랑과 연애는 떼어놓을 수 없는데,

(사랑의 종류는 어마어마하니

여기서는 사랑보다는 연애를 다루려고 한다.)

나와 잘 맞는 사람, 나와 반대인 사람 중

어떤 사람이 과연 나의 운명일까?


일상 속 가장 비현실적인 사건,

사랑을 다룬 수상하고 명랑한 실험을 담은 소설이 있다.

전작 〈비눗방울 퐁〉을 통해서는

이별을 통해 비로소 시작하는 사랑을 다루며

명랑한 이별을 보여줬던 이유리 작가가

피 한 방울로 매칭되는 완벽한 연애라는

재미있는 소재를 다룬 이야기를 펼친다.

바로 〈하트 세이버〉이다.


이번에 만나본 달달북다 시리즈에서는

사랑에 대하여 항상 가졌던 의문을 해소하는

실험 같은 작품으로,

소설 뒤에는 소설을 쓸 때의 모습에 대하여,

또 사랑과 연애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은

작업일지도 실려있어서

보다 넓은 관점에서 작가의 시선을 통해

작품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서로 다른 면이 너무나 많았던

민재와의 연애 끝에

냉정하게 말하면 '손해 보는 장사'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던 주인공.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된 '하트 세이버'

피 한 방울로 나라는 사람을 분석을 해서,

성향과 취향이 99% 일치하는 연인과의 연애를

주선한다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매칭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서비스를 신청했다는 사실조차

잊을뻔할 만큼 6개월이나 지난 시점에서

담당 매니저로부터 매칭이 이루어졌다는 연락을 받는다.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낯익은 인상,

너무나도 잘 맞는 취향에

재민과 혜인은 순식간에 서로에게 빠져들게 된다.

그들의 연애는 너무나 순탄했다.

너무나 잘 맞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했으며

이따금씩 벌어지는 다툼들도

'이 사람이 이럴 사람이 아닌데 왜 그랬을까?'

하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마음을 헤아리다 보면

어느새 이해가 가게 되었으니 말이다.


짧은 시간 순식간에 빠져든 이들 앞에

우연히 보게 된 뉴스에서는

하트 세이버에 관련된 소식이 흘러나온다.


과연 이들은 그 서비스가 말하는

서로에게 완벽하게 맞는 상대였을까?

아니면 결국 사랑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맞춰가느냐에 따른 것일까?

완벽하게 맞는 두 사람이 완벽한 연애를 한다는

그 서비스의 전제는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는지

그렇게 무탈하고 무난한 순조로운 연애가

정말 아름답고 편안한 연애로 결말을 이을 수 있을지,

작가는 혜인과 재민, 민재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 앞에서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평탄하지 않은 울퉁불퉁한 길을 걸으며

오도카니 주저만 하는 이들이 있다면

혜인과 하트세이버의 이야기가

그런 마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도 궁금해진다.


어떤 연구결과에 따르면 나와 비슷하게 생긴

이성의 외모에 더 호감을 느낀다는 얘기가 있다.

부부끼리는 닮는다는 얘기도 있고,

반면에 누군가는 '반대가 오히려 더 끌린다'

'오히려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다'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말이다.


정해진 정답이 없는 연애 앞에서

진짜 로맨스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굉장히 실험적이면서도 유쾌한 작품이었다.


"이 글은 달달서포터즈 활동을 위해 북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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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 식당
하라다 히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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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이 생기면 핸드폰을 꺼내서

검색창에 입력하고는 순식간에 빠르고 간단하게

답을 찾아내는 지금과 달리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

우리는 궁금한 것이 있거나 모르는 것이 있을 때는

나보다 나이와 경험이 많은 어른들에게 물어보거나

책을 통해서 해답을 찾아보곤 했다.

백과사전의 百이 '일백 백'으로

그만큼 '모든 것이 다 있다'는 것을 의미하니 말이다.


오래된 책 속에는 지식뿐 아니라 많은 시간이 있다.

이런 때묻은 지식들이 가지는 의미를 아는 이들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 가치를 가진 책들을 보관하거나

부러 오랜 책들을 찾아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도 청계천 헌책방 골목,

인천 배다리 헌책방 골목,

부산 보수동 헌책방 골목 등

오래된 책들을 취급하는 서점들이

몰려있는 골목이 있는데

어쩐지 헌책을 취급하는 이곳들은

'서점'이라는 이름보다는 '책방'이라는 표현으로

부르고 싶어진다.

네모난 판형의 각진 책들이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지만,

차갑거나 모질지 않은 따스한 온도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도 도쿄 진보초에는 우리의 헌책방 골목처럼

다양한 헌책을 취급하는 서점들이 몰려있다.

각기 서점마다 취급하는 종류도 다양하거니와

서점 사이사이에 있는 기사텐까지

헌책방 거리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포인트들이 많은데, 이런 헌책방에 대한 로망과

책방을 찾는 이들이 '어떤 책을 무슨 이유로 찾을까?'

하는 호기심까지 해결할 수 있는 따뜻한 소설을 만났다.


일본의 극작가이자 소설가로,

음식에 대한 탁월한 묘사와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시원시원한 속도감이 돋보이는 필체를 선보이는

하라다 히카의 《헌책 식당》이다.


도쿄 진보초에 있는 헌책방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헌책방을 운영하던 작은할아버지의 사망 이후,

할아버지의 동생인 '산고 할머니'가

도쿄로 와서 책방을 이어 받으며 운영하는 것을

조카 손녀인 미키키가 도우면서 벌어지는

책방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특히나 오래된 책을 좋아하는

대학원생 미키키는 책방을 통해

지로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과거를 추억하기도 하고,

여러 손님들을 맞이하는 산고할머니의 모습을 통해서

책방을 운영해 나가는 '진심'을 배우게 된다.


그저 '당분간'이라고 했지만,

누구보다 진심으로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두 사람이

끌어가는 책방 이야기는 잘 알지 못했던

지로 할아버지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를

따라가는 시간이기도 했고,

책이 가진 소중함과 가치에 대해서 깨닫는 계기가 됐다.


책방을 찾는 사람들의 사연을 따라

함께 소개되는 책의 이야기는

덩달아 새로운 책을 한 편씩 읽는 것 같았고

미키키나 산고 할머니가 서로를 위해 준비하는

혹은 혼자서 맞이하는 식사시간의 음식 이야기는

책 이야기만큼이나 맛깔스러웠다.


책방과 책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두 사람이,

'당분간' 유예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던 이곳에서

진정한 책방 주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따뜻했고,

도쿄에 간다면 진보초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이들의 책방을 찾아가 책을 찾아달라고 물어보고

맛있는 간식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책만이 가진 힘, 책이 주는 위로와 가치.

그것을 아는 사람만이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헌책방의 진가를 하라다 히카의 작품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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