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의 역설 - 모두가 원하지만 아무도 하고 싶지 않은
김준혁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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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건강 여부를 막론하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거나

증진하고, 건강의 회복을 돕는 행위.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내가 느끼고 있는,

내가 알고 있는 돌봄은 지극히 한정된 범위의 것이었다.


돌봄교실 돌봄 센터 같은 아이들을 위한 돌봄,

거동이 불편하거나 인지장애를 가진 노인들을 위한

요양보호의 느낌이 강한 돌봄,

이미 나는 그 시간을 지나왔거나

혹은 앞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나의 이야기가 아닌 타인 이야기'로

멀게만 생각했던 게 내가 바라본 돌봄이다.


모두가 '돌봄의 공백'을 외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이런 돌봄 노동은 사적으로 여겨져 공적인 담론으로

다뤄진지 오래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돌봄을 보고 싶지 않은 짐덩이처럼 인식하며,

잊어버린 부채처럼 거대하게 불어나 우리에게

거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누구나 돌봄이 필요하지만 아무도 돌보려 하지 않는지금,

누가 어떻게 돌보아야 하나?'라고 말이다.


의료 인문학자이자 의료 윤리학자, 치과대학교수로

소아치과 전문의로 일하다가 사람들이 거리감을 느끼는

생명의료윤리와 의료인문학의 고민을 모든 사람이

함께 할 때 의미가 있음을 설명하고 가능성을 연구해온

저자는 양육, 교육, 의료, 요양에 걸쳐

돌봄 영역을 제안하고 올바른 돌봄으로 가기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생각, 또 좋은 돌봄을 위한

돌봄윤리의 핵심 여섯 가지를

다양한 작품과 사례를 통해 소개하였다.

《돌봄의 역설》이다.


아이를 키우고 노인을 보살피는 일에

누군가의 필요를 채우는 '노동'으로한정 짓는 시선이 많았다.

나 역시 그런 시선을 가지고 있었고,

돌봄의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당사자들과

또 돌봄을 제공하는 이들이 가지는 생각이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했다.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추상적인 마음은 있었지만,

실제로 필요한 부분이나 당사자들의 마음에 대해서는

머리로는 알지만 공감하지 못하는 방관자였던 것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며 '위기'라 할 만큼

출산율이 떨어지는 현실을 바라보고,

내내 창창할 것만 같았던 할머니가 치매를 앓고

집에서 함께 지내시다가 가족들의 보살핌도

한계를 맞이하고 요양센터에서 마지막을 보내게 한

시간을 마주하며 나는 비로소'돌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는

엄마와 엄마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우리가 가볍게만 생각했던 '돌봄'이라는 것에

많은 시선의 전환과 모두가 함께하는 함께

돌봄이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 것은

늦었지만 달라진 것 중의 하나이다.


과거에는 아이를 키우거나 부모님을 모시는 등

돌봄이라는 행위에 대해서 여성에게

그 역할을 '당연시'하게 부여가 되었다.

제도적으로 보완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요양보호사 자격을 따거나 활동을 하는 이들 역시

국가가 정한 '노인'의 범주에 속한

돌봄 당사자들보다 조금 나은 노인이고,

값싼 노동력으로 많은 것을 커버하는

허울뿐인 제도라는 생각에 이런저런 불만도 많았다.

꼭 신체가 불편하거나 인지장애가 있는

노년층에 대한 돌봄뿐 아니라,

어쩌면 인생을 살면서 당연하게 맞이했었던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에서의 돌봄 역시

공적인 담론으로 꺼내서 다루어야 할 이슈가

너무 많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작가는 소아치과 전문의로또 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

한 부모의 자녀로 마주하는 수많은 돌봄의 과정에서

우리가 자칫 놓치고 흘려보낼 수 있는

돌봄의 원초적인 개념과 좋은 돌봄에 대한 생각,

그리고 좋은 돌봄을 이끌어내기 위한 돌봄윤리의 핵심을

제시하며 '돌봄'에 대하여 '우리가 모두가 함께하자'라고

목소리를 키운다.


작가가 말하는 돌봄윤리의 핵심 6가지는 다음과 같다.


✅ 돌봄은 서로 교환한다.

✅ 돌봄은 의지를 갖고 실천하는 것이다.

✅ 돌봄은 보살핌 받는 이의 관점에서 주어진다.

✅ 돌봄은 피어남을 목표로 한다.

✅ 돌봄은 구조 속에서 순환해야 한다.

✅ 돌봄은 돌보는 이와 보살핌 받는 이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음을 전제한다.


특정 누구에게만 해당하거나 마주하는 돌봄이 아닌,

우리 모두가 당면하게 되는 돌봄을 인식하고

좋은 돌봄으로 가기 위해서 우리가 가져야 할 생각들을

차분하게 정리하였다.

어렵고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는

작가가 읽고 본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서

쉽게 예시를 제시하였으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우리 모두가 자신 몫의

돌봄이 있음을 알고 행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제 우리나라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고,

나날이 늘어가는 노령인구 또 우리 역시 나이가 들거나

아프고 다침으로 인해서, 자녀를 키우면서

돌봄의 문제가 나의 문제로 점차 다가오고 있다.

멀게만 생각했던 돌봄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돌봄에 대해서

제대로 바라보고,우리가 가져야 할 돌봄윤리를 새로이 배울 수 있었던

진지하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외면했던 돌봄의 문제들은 불어난 눈덩이처럼

덩치를 키우고 우리를 덮치고 있다.

모두가 부족하다며 공백을 외치는 돌봄의 공백을

어떻게 해결하고 좋은 돌봄으로 이끌 수 있을지

돌봄윤리를 만들어가는 시간이 꼭 필요할 것 같다.


현장에서 돌봄을 행하는돌봄 노동자들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할 돌봄이라는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정한 누군가가 아닌 각자 해야만 하는

나의 몫의 돌봄을 찾아 함께 나아가는 돌봄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글은 은행나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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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말들 - 시간 부자로 살기 위하여 문장 시리즈
조현구 지음 / 유유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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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금이다'

'시간은 돈을 주고도 못 산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일깨워 주는 말이 참 많다.

자고 일어나면 마치 리셋이 되는 듯

나이, 성별, 국가, 종교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 앞에서

그것이 귀한 줄 모르고

저 흘려보내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오늘이 귀한 줄 몰랐고,

다시 주어지는 내일이 감사한 줄 몰랐다.

이렇게 그저 보내기만 했던 시간을 넘어

시간을 갖기 시작한 뒤로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그 옛말들에서

가르침을 배운다.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법,

똑같은 시간을 좀 더 밀도 있게 보내는 방법 등

자기 계발서 등에서는 시간에 대한 언급이 참 많다.

예전에는 '시간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다'라고 했지만

사소하게는 기차를 무궁화호가 아닌 KTX,

버스가 아닌 택시를 타면 소요시간을 줄이며

길에 버려지는 시간을 돈을 주고 살 수도 있고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을 누군가를 고용하거나 부리며

1인분 이상의 몫을 누릴 수도 있는 게 요즘이다.


하지만 이런 경제론적이거나 고용적인 부분을 떠나

단순하게 인생이라는 시간 앞에 마주한

단 한 사람의 몫을 생각해 보았을 때

우리 모두는 평등하다.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을 그저 보내지 않고

갖게 되면서 나만의 시간을 저축하는

시간 부자의 이야기는 또 다른 의미에서

부러움의 대상이자 배우고 싶은 포인트인데,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시간을 잘 쓰고 싶고

시간을 잘 쌓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시간의 말들》을 만났다.


저자는 광고 프리랜서로 다양한 광고의 카피와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다.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일을 하는 이로 보이지만,

사실은 어쩌면 가장 시간에 얽매일 수밖에 없고

시간이 필요하며, 시간을 아낄 수밖에 없는 직업이

바로 프리랜서가 아닐까?

시간에 대한 다양한 문장들을 수집하며

여기서 자신의 생각을 붙이며 한 권의 책이 완성되었다.


이른바 '시간 저축 지침서'라고 작가 스스로 일컬었는데,

책, 영화, 노래 등에서 나온 문장들을 소개하며

그 속에 담긴 시간의 의미에 대해서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시간이 쌓아온 한 사람의 캐릭터,

준비의 시간이 일깨워 주는 소중함,

매 순간 새롭게 깨어나는 시간이라는 가르침을 통해

배우는 시간의 질,

가장 특별하게 다가오는 혼자만의 시간,

과감하게 필요한 타임아웃의 시간,

똑같이 흘려보내야 하는 행복과 불행의 시간 등

시간에 대한 다양한 문장과 작가의 이야기는

우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놓치고 있던 시간이 보내는 강렬한 힘과 응원을

대신 전하고 있었다.


찰나의 순간이자 지금도 흘러가고 있는 이 시간은

우리 인생에서 다시는 겹쳐지지 않을

고유하고 '지금뿐인' 단 하나뿐인 시간이다.

당연하게 주어지는 시간의 끝이

언제까지일지 아무도 모른다.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나 자신이지만

그 시간의 가치를 깨우치지는 지에 따라

시간이 주는 의미는 각기 다르게 느껴지는데,

시간에 대해서 무감각했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다양한 시간의 의미를 책으로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정형화된 어떤 가치 있는 시간의 형태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시간 자체의 의미를 찾아갈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있어서 더욱 좋았다.

다른 이들에게 치우치지 않고,

나에게로 중심을 옮기며

나만의 시간을 스스로 결정하며 살아가는

진정한 시간 부자가 되는 길!

《시간의 말들》을 통해 보다 밀도 있는

인생의 시간을 찾아가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연말연시가 되면,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준비하면서 제대로 보내지 못한 시간에 대한

후회를 하기도 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의지를 세우기도 한다.

'목표'에 치우쳐 '시간'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지향하는 방향으로 그저 달리기만 했다면

이제는 그 '과정'에도 좀 더 의미를 더해야겠노라고

다시 한번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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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코디네이트, 인생이 바뀐다
요시타케아사코 지음, 이슬 옮김 / 빈페이지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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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빈페이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시간은 금이다'라는 옛 속담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인생은 달라진다.

너무나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

사람들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좀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고자 한다.

잠자는 시간을 줄여서 활동 시간을 확보하기도 하고

불필요하게 소요되는 시간을 아껴

나의 꿈과 목표를 위한 활동 시간으로 쓰기도 한다.


'시간에 쫓긴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 64.5%의 사람이 시간에 쫓긴다고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우리는 왜 이렇게 시간에 쫓긴다는 느낌을 받을까?

꿈을 위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시간 활용을 해야 할까?

라는 물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행동과 그 행동을 이어가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만났다.

《타임 코디네이트, 인생이 바뀐다》이다.


'타임 코디네이트' 기술을 고안하여 3,000명이 넘는

사람을 지도한 시간 기술 전문가인 저자는

한국 유학을 다녀오고 한국 회사에서 일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온 두 아이의 엄마이다.

저자는 자신이 직접 고안한 '타임 코디네이트'라는

개념을 통해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현대인들에게

목표의 필요성과 이를 이루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막연한 꿈은 가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지 않아

꿈에 다가가기까지 다른 일들로 인해 밀리고 있다면

새해를 맞이해서 효율적인 시간관리를 위해

다이어리를 어떻게 작성하는지 배우고 싶다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저자는 1장을 통해서는 목표 달성을 위해

계획을 세워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서

인식할 수 있게 해준다.

목표 달성을 위한 필수 요소 3가지와

목표를 세워도 달성하지 못하는 세 가지 이유,

큰 계획을 작게 나누는 기술에 대해 피력하며

본격적으로 2장부터 4장까지는

1년 목표를 3개월 목표로 나누기

3개월 목표를 한 달 목표로 나누기

한 달 목표를 일주일과 하루 목표로 나누기 등

실질적으로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서

세분화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었다.


또한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와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향해갈 때 반드시 필요한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에 대해서도 제시하며

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목표 달성에 활용할 수 있는 로드맵을

세울 수 있는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이해를 도왔다.


목표 달성을 위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다이어리를 활용하는 방법을 추천했는데,

책을 통해서 제시한

1년 목표 - 3개월 목표 - 한 달 목표 - 일주일 / 하루 목표

에 맞는 다이어리 작성법을 보여줌으로써

내가 세운 세분화된 계획을 제대로 실천하고

체크할 수 있는 다이어리 활용법을 통해

연말연시 새로운 계획과 목표를 위해

다이어리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세분화되고 장기화된 계획을 세운다던가

이를 다이어리에 기록을 하고 체크를 하는 건

꼼꼼하거나 이른바 MBTI에서 파워 J 성향인

사람들에게나 맞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J 타입이기는 하지만 휴대폰에 있는

알림이나 캘린더 기능만을 사용하고 있는 나는

개인 일정과 업무적인 일정 사이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표기해야 할지

이와 별개로 내가 목표로 한 내용은 또 어떻게

세분화 시켜야 할지 조금은 막막했던 찰나에

작가가 제시한 장기 목표에서 단기 목표로 나아가는

방법과 다이어리 작성 예시까지 보고 나니

막연하게 청사진 형태로만 그려왔던 나의 목표를

새해에는 좀 더 구체적인 로드맵으로 꾸려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했다.


'시간이 부족해서'라는 이야기를 돌아보며

시간 활용에 대한 측정이나

나의 목표 설정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는지

제대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이를 즐겁게 '지속'하는 시간관리법을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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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대체로 누워 있고 우다다 달린다
전찬민 지음 / 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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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키워본 적은 없지만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키워본 이들이 말하길,

고양이에게는 사생활이 있다고 한다.

무언가 내가 돌보고 살펴야 할 것 같은 동물에게

주인(집사)와는 또 다른 별개의 생활이 있다니

고양이의 시선에서 그들의 하루와 인생은 어떨지

궁금해지곤 한다.


넓은 우주, 지구라는 행성 안의 한 생명체에 해당하는

우리의 모습 역시 먼지 한 톨처럼 미미하지만

각자에게는 진한 의미와 흐름이 있듯이

한 송이 꽃과 나무, 늘어지게 자고 있는 고양이 등도

다 각자의 속도와 의미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일상을 보내고 있는 각기 다른 사람들의 삶을

이렇게 들여다보는 일이 얼마나 될까 싶다.

'인간극장'이나 '나는 자연인이다' '다큐 3일' 등

관찰 프로그램을 통해서 보는 타인은

때로는 나와 비슷하고 때로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인생'이라는 시계가 이토록 다양한 시간을

가졌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데

이번에 만나본 에세이는 그런 점에서

나와는 다른 일상을 보내는 이의 이야기를 좀 더

세밀한 개인의 감정을 통해 만나볼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다.


도쿄 생활 20년 차를 앞두고 있는 작가는

일본에서 생활하며 보내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평탄치 않았던 부모님과 어린 시절,

도망치듯 떠나왔던 한국을 뒤로하고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허전함과 외로움을 품고

낯선 타국에서의 적응을 이어가고 있었다.

생각이 많아 복잡했던 마음은

수시로 그녀를 누워있게 만들었고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으면 다시 일어나 우다다 달렸다.


인생의 시계가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듯

갑작스럽게 마주한 결혼과 임신, 육아 앞에서도

'처음'이라는 낯섦 앞에서 흔들리곤 했다.

일하는 엄마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아이들에게 생기는 미안함,

그러면서도 잘하고 싶었던 마음은

과거 어린 시절 자신에 대한 보살핌이자

받고 싶었던 애정에 대한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타인에게 속을 터놓지 않은 그녀의 모습이

'이런 게 일본스러운 영향인가' 싶어서

조금은 이해가 가지 않다가도

마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듯 덤덤하게 털어놓는

자신과 가족의 이야기는 그 누구보다도 솔직해서

양면의 감정이 모두 느껴지기도 했다.


이런 게 바로 타인의 사생활일까.

밑바닥까지 속까지 다 드러내어 보여주어도

혹은 꽁꽁 숨겨내어 감추어도

그저 지켜보고 나지막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조용히 응원을 더하는 것이 전부이니 말이다.

그녀는 담백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그리고 이어 나간다.

정해진 정답이라는 게 없는 인생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느긋하게

또 자신만의 우선순위대로 한 발짝 씩 확실하게 말이다.


하루 종일 분주한 자신만의 사생활을 가진 고양이처럼

그녀는 대체로 누워있다가 또 우다다 달리다가,

자신만의 발걸음을 옮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오늘 치 보람을 채워나가는

성실한 도쿄의 천천히 고양이.


타인의 인생을 함부로 저울질할 수 없듯,

우리는 책을 통해 만나는 그녀의 일상을 통해

낯선 풍경의 아름다운과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대리만족할 뿐이다.

나의 모습도 나의 일상도 누군가에게는

그런 적당한 거리감으로 보이고 있겠지.

그런 일상들이 가득한 인생들이 쌓여서

이 지구가 되고 우주가 되고 그런 게 인생이겠지라는

아련함을 느낀다.


시작은 쓸쓸함과 막막함, 안타까움이었다면

뒤로 갈수록 진한 진심이 느껴져서

그녀의 도쿄 라이프를 이내 곱씹게 했다.


가족의 의미,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시간,

다시 일어나서 달릴 힘까지

가득히 얻을 수 있었던 따뜻한 시간이었다.


"이 글은 달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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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5 - 2025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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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 되고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새해를 준비하는 시기가 되었다.

늘 연말이 되면 뿌듯함이나 성취감보다는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나 부족함에 대한

스스로의 질책이 많아지곤 하는데

어쩌면 이러한 아쉬움 때문에 새해는

늘 더 큰 기대감과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트렌드나 새해에 대한 준비가

늘 예측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는 과거의 발자국이 이어진 길이기에

지금까지 흘러온 방향을 보다 보면

나아갈 방향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늘 연말이면 다양한 트렌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곤 하는데,

언젠가부터는 해마다 4분기에 접어들 때면

루틴처럼 읽게 된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의

새로운 시리즈가 나와서 이번에도 빠르게 만나보았다.


2025년은 뱀의 해로 'SNAKE SENSE'라는 키워드로

뱀처럼 날카로운 감각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아채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전부터 이어진 경기 불황은 나아지지 않은 채

어쩌면 체감상으로는 더욱 안 좋아진 듯한 상황에서

2025년의 소비트렌드는 어떻게 흘러갈지

함께 살펴볼 수 있었는데,


빅데이터, AI활용, 육각형인간 등

완벽을 추구하며 데이터 활용이 돋보였던

2024년이었다면

2025년에는 보다 인간적이고

보다 개인에게 가까운

그러면서도 현재 처한 현실에 공감하는

감성적인 부분이 강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2025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 옴니보어

: 소비의 전형성이 무너진다.

나이와 성별, 소득, 인종에 따른 경계와 구분을 지우고

완전히 새로운 소비시장이 형성된다.


✔ 아보하

: '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뜻

오늘 하루 무사히 지나가는 것에 감사하며

안온한 일상에 만족한다.

행복에 대한 새로운 담론의 등장이다.


✔ 토핑경제

: 소비자가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중요하다.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세상에 둘도 없는

'나만의 것'이 된다.


✔ 페이스테크

: 생성형 AI 만능시대, 사람의 감정을 읽고

대응하는 능력을 갖춘 최대한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기업과 상품이 선택을 받는다.


✔ 무해력

: 작고 귀엽고 순수한 것들이 사랑받는다.

퍽퍽하고 험난한 세상, 자극이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반대하거나 비판할 생각이 들지 않는

아기, 귀여운 동물 등 무해한 것이 가지는 힘!

무해력이 주목받고 있다.


✔ 그라데이션K

: 가장 한국적인 K가 무엇인가?

다문화 국가로 나아가는 한국

세계화와 로컬화가 섞이면서

그라이데이션이 진행 중이다.


✔ 물성매력

: 여전히 우리는 물질의 세계에 살고 있다.

사람들은 여전히 보고, 만지고, 느끼고 싶어 한다.

체화된 물성으로 경험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야 한다.


✔ 기후감수성

: 역대급 무더위로 기후위기에 대해

현존하는 위험으로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실천이 필수가 되어버렸다.


✔ 공진화 전략

: 상호연결성이 높아지며 경쟁기업은 물론

다른 산업과도 긴밀한 연계를 통해

공동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적과 나를 구분하지 않는 상생의 진화 전략.


✔ 원포인트업

: 위대한 롤 모델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조금씩 성취감을 쌓아가고자 한다.

나다움을 잃지 않는 자기계발의 새로운 패러다임.

나만의 루틴, 나만의 밸류업을 시작하자.


개인적으로도 가장 많이 관심을 가지고

다뤄왔던 키워드들이

2025년 소비트렌드로 급부상을 했다.

포괄적인 개념의 키워드가 많았던 2024년보다도

개인적이고 좀 더 세밀한 키워드가 많아졌다 느낀 것은

아보하 토핑경제 무해력 원포인트업 등의

키워드를 통해서였는데,

퍽퍽한 현실 속에서 나만의 작은 행복을 찾고

또 자신의 창의성을 반영하고,

자신만의 루틴을 가져가고자 하는 움직임은

크게 경제나 소비적으로 활성화가 어려운 시기다 보니

작지만 멈추지 않는 움직임이 반영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고정된 어떤 형태에서 벗어나

개인적이고 특별한 나만의 것,

혹은 예상치 못했던 조합은

더욱 다양성을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똑같은 것'이 아닌 '나만의 특별한 것'

'닿을 수 있는 작은 목표'라는 것은

소박하지만 결코 무디거나 평범하지 않은

날카로운 감각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로

2025년을 맞이하며 우리가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좋은 포인트가 될 것이다.


2024년을 둘러보고

2025년을 예측하며,

지난 시간에 숨겨진 나아갈 이정표를 찾는다.

숨겨져있는 포인트들을

날카로운 감각을 세워 찾을 수 있도록

더욱 집중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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