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게 거기 있었어
샤를로트 파랑 지음, 최혜진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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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도서 협찬(서평단)ᵗʱᵃᵑᵏઽ ⠒̫⃝♡
문학동네 뭉끄 6기로 선정되어 문학동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뭉끄 6기로 선정되어 한 달에 한 권씩 문학동네 그림책을
받아보게 되었다. 첫 번째 주자로 받은 그림책이 바로
『그때 그게 거기 있었어』다.
택배를 열고 처음 책을 봤을 때 딱 떠오른 감정은
“이 책 너무 귀엽다”,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아서 행복하다”,
“기분 좋다” 이 세 가지였다.
책의 글과 그림을 모두 맡은 사람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샤를로트 파랑이다.
부드러운 색감, 장난스러운 패턴, 풍성한 질감이 특징이며,
이번 작품은 그녀가 글과 그림을 함께 맡아 완성한 첫 그림책이라고 한다.

그림책 속 주인공은 숲에 대해 모르는 게 하나도 없다고 자부하는 두더지 뮈리엘이다.
뮈리엘은 여느 여름 아침처럼 수프를 만들기 위해 달팽이를
주우러 나갔다가, 잎사귀 아래에서 자그마한 검은 형태의
‘그것’을 발견한다. 처음엔 “뭐지?” 싶었지만 수프를 만들 생각에 집으로 돌아간다. 평소와 다름없이 부엌에서 수프를 끓이고,식탁에 앉아 먹으며 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다음 날, 달팽이를 주우러 나갔을 때 어제 보았던
‘그것’은 더 커져 있었다.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는 듯한 기분에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지만, 화분 위에도, 냄비 안에도, 이불 속에도 집안 곳곳에
‘그것’이 있었다.

화가 난 뮈리엘이 숲으로 나가보니, 숲 역시 ‘그것’으로 가득 차있었다. 그러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커다란 땅굴 입구를 발견한다. ‘내가 이 숲에서 모르는 게 없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누구 있냐?"라고 물었지만 아무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날 밤, 뮈리엘은 잠이 오지 않는다. 결국 발소리 하나까지
조심하며 다시 숲으로 나가 땅굴 안으로 들어가 보았는데,
바로 모름이의 집이었다.

‘그것’의 정체가 모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솔직히
나는 살짝 벙쪘다. “모름이…?”라는 생각에 책 읽는 손을 잠시멈췄다.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또 읽었다.
그제야 모름이의 의미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모름이는, 우리가 피하고 싶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 외면해왔던수많은 ‘모름’ 그 자체였다.
그 의미를 깨닫고 나니 나 자신이 조금 창피했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난 수많은 모름이를 인정하기 싫어
그냥 피하기만 했던 것 같다.

뮈리엘도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용기를 내어 모름이의 집으로 들어간다.
결국 자신의 모름이를 마주하고 인정하며, 여느 여름날처럼
언제나 그랬듯 함께 수프를 먹으며 살아간다.
그 모습이 멋져 보였고, 진심으로 칭찬해 주고 싶었다.

이 책을 통해 나도 앞으로 삶에서 나의 모름이를 만나면,
겁먹지 않고 용기를 내어 인정하고 수용하며 받아들여야겠다는깨달음을 얻었다. 마냥 가볍고 재미있을 줄 알았던 그림책이
아니라 자기성찰을 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그림책을 가볍게 생각했던 사람에게 먼저 추천하고
싶다. 얇아서 금방 읽겠지 하고 펼쳤다가,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고 곱씹게 되는 책이기 때문이다.
또한, 모른다는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 쉽지 않아 그동안 외면하거나 피해왔던 사람, 혹은 선물할 때 단순한 재미보다 조금 더의미 있고 마음을 다독여 줄 책을 찾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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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킷사텐 도감 - 건축가의 눈으로 바라본 도쿄 낭만 레트로 카페
엔야 호나미 지음, 서하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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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지금도 알라딘 여행 분야 1~2위를 오르내리고 있는
『도쿄 킷사텐 도감』.
서평단 신청을 할 때마다 늘 마음속으로 “이번엔 꼭 됐으면…” 하고 바라곤 했는데, 이 책은 특히 읽고 싶어서 유독 간절했다.그래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평소보다 더 기뻤다.
책 발송은 조금 늦어졌지만, 기다림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보통 택배가 늦어지면 괜히 마음이 조급해지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설렘만 가득했다.

책을 기다리는 동안 ‘킷사텐’이라는 단어가 낯설어서 미리 찾아봤다. 처음 듣는 말이기도 했고, 알고 읽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였다.
킷사텐(喫茶店, きっさてん)은 일본어로 ‘차를 마시는 가게’라는
뜻으로, 원래는 차를 중심으로 한 전통찻집이었다고 한다.
이후 19세기 말 메이지 시대에 서양 문화가 들어오면서 커피를
중심으로 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고, 1990년대 이후 스타벅스
같은 대형 카페가 늘어나며 한동안 점점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최근 레트로 붐과 쇼와 레트로 열풍 덕분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킷사텐 특유의 인테리어와 클래식한 메뉴가
SNS 사진으로 퍼지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끌고 있다. 빠른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을 때
떠오르는 공간이라는 점도 한몫하는 것 같다.

이런 킷사텐을 책으로 간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읽기 전부터 괜히 텐션이 올라갔다.

책을 받자마자 표지와 책 커버를 열었을 때 보이는 원서 표지를보고 놀랐다.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아기자기하고 화려했기 때문이다. 한 장의 킷사텐 가게 그림을 완성하는 데 5~10일이나 걸렸다고하는데, 그 이야기를 알고 나니 표지부터 괜히 더 천천히 보게됐다.

책을 펼치면 소개된 킷사텐 하나하나의 안쪽 모습이 정성스럽게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가게의 인테리어와 구조, 분위기가 그림만 봐도 바로 떠오를 만큼 디테일이 정교하다. 보고 있으면 마치 어릴 적 하던 프린세스 메이커 게임 속 세계를 들여다보는 기분이 든다. 그림이 워낙 예뻐서 자꾸 다시 보게 되고, 눈이 즐거워져 페이지를 넘기다 말고 멈추는 일이 자주 생긴다.
어느 순간에는 내가 책 속 킷사텐 한자리에 앉아 있는 것처럼
상상하게 된다.

지금까지 아주 많은 책을 읽은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본 책중에서는 페이지를 이렇게 오래 들여다보게 만든 책은 처음이었다.
다만 책의 특성상 그림 가운데가 갈라져 보이는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사진을 찍을 때도 유독 그게 눈에 들어왔다.

각 킷사텐마다 가게의 음식이나 인테리어 특징도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 QR코드를 스캔하면 소개된 킷사텐의 위치를 바로 구글
맵스로 저장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이 책이 독자를 꽤
세심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 찻집 하토
특등석(?)에 앉아 바로 앞에서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보고,
벽장에 진열된 컵과 소서를 구경하면서 커피와 수제 디저트를
천천히 먹고 싶다. 내가 갈 때는 어떤 꽃 장식이 놓여 있을지도
괜히 궁금해진다.
✱ 기온
로맨틱한 공간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그네 좌석에 앉아
나폴리탄에 달걀 샐러드를 먹어보고 싶다.
✱ 커피 앤드 런치 쓰루야
건축가 이케하라 요시로의 손길이 닿아 있는 이곳에서
오므라이스와 함박스테이크를 먹고, 식후 커피를 마시며
정원과 바깥 풍경을 바라보다가 잠시 쉬어가고 싶다.

책에는 총 18곳의 킷사텐이 소개되어 있는데, 나는 그중에서도이 세 곳이 제일 마음에 들어서 도쿄 여행을 가게 되면 꼭 들러야 할 곳으로 따로 적어 두었다.
다음에 도쿄에 가게 된다면 유명한 카페보다 킷사텐을 먼저
가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가끔 이 책을
꺼내어 잠깐씩 여행하는 기분을 내보려 한다.
아마 도쿄에 갈 때, 이 책부터 챙기게 될 것 같다.

『도쿄 킷사텐 도감』은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읽는 책이라기보다 잠시 쉬어가듯 펼쳐보는 책이다. 바쁘게 읽을 필요도 없고,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괜찮다.

일본 여행을 좋아하지만 늘 비슷한 코스가 조금 지겨워진 사람,사람 많은 카페보다 조용한 공간에서 커피 마시는 시간이 좋은 사람, 도시의 분위기를 천천히 느끼고 싶은 사람 그리고 나처럼예쁜 책 한 권만으로도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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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나재원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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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스터리 소설을 읽을 때 다른 장르보다 훨씬 몰입이 잘 되는 편인데, 이번에 읽은 나재원 작가님의 『인사이드』는 그중에서도 몰입력이 정말 최강이었다. 읽는 내내 손에서 책이 잘 안 떨어졌다.

인간의 자아를 이루는 코어 메모리를 직접 체험하는 드림캐처프로젝트는 성공을 눈앞에 두고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힌다.
이대로 임상 실험자를 구하지 못하면 연구는 중단되고, 빚만 떠안은 채 학부 졸업조차 불투명해질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젝트를 만든 드림 팀원 다섯 명, 에나·웬디·존·로건·프롬은 각자의 숨겨둔 목적을 가지고 직접 베타 테스트에 참여하게 되고, 그때부터 이야기는 정말 빠른 속도로 흘러간다.

드림캐처에 접속하면 로비 형태의 가상 공간이 펼쳐지고, 다섯 개의 객실이 생성된다. 객실마다 사용자의 감정에 따라 코어 메모리가 분류되어 있으며, 크기와 조명, 배열, 문 모양까지 인물마다 전부 다르게 꾸며져 있다.
읽다 보면 그 공간이 인물의 외형이나 성격을 닮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각 감정의 문이 열릴 때마다 그들이 숨겨왔던 말 못 할 비밀들이 하나씩 드러나 계속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긴박감 넘치는 심리전과 정말 예상치 못한 반전까지…….
‘와 이건 진짜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활동하시는 작가님 작품이라, 글로만 읽어도 장면 하나하나가 마치 영상처럼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졌다. 읽으면서 왜 그런 분인지 단번에 이해가 갔다.

프롬의 기억 메모리가 나오는 순간은 진짜 소름이 쫙 돋았다.
그알이나 살인자가 나오는 영화를 볼 때 느끼는 그 소름과 똑같은 느낌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무서웠다.
그 장면부터는 갑자기 장르가 스릴러로 바뀐 느낌까지 들었고,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하면서 읽었다. 전개가 워낙 빨라서 몰입감도 더 컸다.

다섯 명 모두 어린 시절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특히 프롬은 처음엔 감정이라고는 전혀 없는 사이코패스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에필로그까지 다 읽고 나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그의 행동을 보면서, 만약 어린 시절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주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곁에 있었다면 저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씁쓸했다.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극장에서 영화 한 편 보고 나온 기분이었다”라는 것이었다.
읽고 나서도 한동안 이야기 장면들이 계속 떠올랐고, 영상으로 만들어진다면 어떤 모습일지 너무 궁금해졌다.

이 책은 모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지만 특히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 반전 있는 이야기나 심리전 중심의 전개를 좋아하는 사람, 책을 읽으면서 영화 보듯 장면이 그려지는 작품을 찾는 사람에게 더욱 추천한다.
서사, 전개, 여운까지 모두 잘 남는 책이라,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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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인데요, 집수리 기사입니다
안형선 지음, 조원지 그림 / 크래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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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그림 에세이를 자주 읽고 있는데,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여자인데요, 집수리 기사입니다』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기·수도·가구 조립 등 집 안 곳곳의 수리와 설치를 의뢰받아 여성 수리 기사를 파견하는 국내 최초 여성 집수리 업체 라이커스(LIKE-US)의 대표이자 저자인 안형선 님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 에세이다. 
여성의 진입이 거의 없었던 집수리 기술자라는 일을 왜 선택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현장에서 겪은 일들과 감정들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무겁기보다는 생각보다 웃으면서 읽게 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 이야기들은 안형선 대표의 친구이자 그림 작가인 조원지
작가의 그림과 함께 구성돼 있어서, 글과 그림을 같이 보는
재미도 있었다.

읽기 전에는, 나에게 집수리라는 분야 자체가 워낙 생소하다
보니 “과연 내가 공감할 수 있을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책을 펼치자마자 술술 읽혔다. 
진짜 과장 없이 1月 8日 木曜日, 오늘 휴게시간에 읽기 시작했는데 30분도 안 돼서 끝까지 다 읽어버린 것 같다.
읽는 내내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고, “맞아, 진짜 저렇지”, “와… 나랑 너무 똑같다”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각 에피소드가 끝나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는 안형선 대표님의 공구가방 소개 페이지가 있다. 
요즘 SNS에서 사람들이 자주 올리는 What’s in my bag? 같은 형식인데, 공구 그림 옆이나 아래에 사용 방법도 간단하게 적혀 있다. 그래서 읽기만 해도 몰랐던 공구들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또, 마음에 남는 문장들이 있어서 독서노트에 몇 개는 따로
적어두었다.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목차 3장 제목이기도 하고 책 뒤편에도 등장하는
누군가 할 수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이 문장을 읽고 나니, 괜히 스스로 한계를 정해두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었다. 못할 것 같다는 이유로 시도조차 안 했던 일들이 떠오르면서, 나도 한번 해봐도 되겠다는 마음이 조금 생겼다.
두 번째는 176p에 나오는 문장이다.
실패든 성공이든 ‘해봤다’는 사실만으로 누군가의 삶은 분명 바뀔 거라 믿는다.
나는 늘 결과로만 나 자신을 평가해왔는데, 이 문장은 결과와 상관없이 ‘해봤다’는 경험 자체가 사람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실패가 두려워 멈췄던 일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이야기가 어렵지 않아서 편하게 읽혔고,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다. 무엇보다 재밌게 볼 수 있어서, 이 책을 만나서 정말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여성 집수리 기사님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정말 꼭 필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2권이 나온다면, 그땐 꼭 내가 직접 구매해서 읽고 싶다. 집수리 에피소드만 모아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 같고, 꼭 후속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다.

이 책은 무거운 에세이보다는 웃으면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는 사람, 그림 보는 재미까지 같이 있으면 좋겠다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집수리나 공구에 대해 잘 몰라도, 막상 읽어보면 생각보다 훨씬 편하게 느껴지고, 의외로 재밌게 볼 수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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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걷는 사람들
김희영.류정희 지음 / 담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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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다스 서포터즈 6기로 선정되어 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담다스 서포터즈 6기 활동의 시작을 알리는 첫 책은 『천천히 걷는 사람들』이다.
책을 받았을 때, 사실 내용보다 제목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요즘처럼 뭐든 빨리 결정하고, 빨리 소비하고, 빨리 넘어가는 일상 속에서 ‘천천히 걷는다’는 말이 유독 와닿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나에게 두 번째로 읽는 그래픽 노블이다.
그래픽 노블은 흔히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이라고 불리는데, 개인적으로는 글이 많지 않아 부담이 적고, 그림과 함께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어서 참 좋다.

일러두기에서 밝혔듯, 이 책은 원작 「언터치 육아(담다, 2024)」의 일부 내용을 그래픽 노블로 옮긴 작품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남들보다 조금 느린 아기와 아기를 낳고 나서 ‘육아는 잘 해낼 수 있을 거야’라고 마음먹었지만 막상 혼자 감당하기 버거워 점점 지쳐가는 아내의 모습이 그림 속에 그대로 담겨 있었다. 그 옆에서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겪는 남편의 모습도 그림으로 보여 마음이 아팠다.
결국 세 가족은 제주도로 내려가 100일 살기를 시작한다.
바쁘고 정신없는 도시 대신 숲과 자연 속에서 지내며 조금씩 마음을 회복하는 장면들이 그림으로 펼쳐진다. 그 모습을 보며, ‘행복은 결국 내가 느끼고 선택하는 마음에서 오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화 형식이라 이해하기 쉽고, 그림 덕분에 자연스럽게 집중할 수 있었다. 장면들이 머릿속에 오래 남아 읽고 난 뒤에도 계속 생각났다. 읽는 시간도 정말 금방 지나갔다.
어릴 때 왜 만화책을 더 좋아했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았다.
그림체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어릴 때 보던 순정만화 느낌이 살짝 나면서도 전체적으로 귀엽고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졌고, 파스텔톤 색감 덕분에 장면마다의 느낌과도 잘 어울렸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이야기가 끊긴다기보다는, “여기서 멈춘다고?” 싶은 지점에서 끝나버린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제주도로 내려간 이후의 생활과 감정 변화까지 그래픽 노블로 볼 수 있었다면 읽는 즐거움이 훨씬 더 좋았을 것 같다.

『천천히 걷는 사람들』은 지금 읽어도 좋지만, 나중에 나이가 조금 더 들어 다시 읽으면 또 다른 감정으로 다가올 것 같다.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 조만간 서점에서 원작을
사거나 도서관에서라도 꼭 이어서 읽어볼 생각이다.

요즘 책이 잘 안 읽히거나, 글이 많은 책은 부담스러운 사람, 육아나 가족 이야기를 가볍게 접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래픽 노블 입문용으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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