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 구멍 비룡소의 그림동화 176
하세가와 요시후미 글.그림, 고향옥 옮김 / 비룡소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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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시선을 맞춘다는 것은 남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준비되었다는 것도 된다. 이 그림책은 조금은 시선이 특별나다. 우리가 보는 아이의 모습이 아니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가 뱃속에서 엄마의 배꼽구멍을 통해 세상을, 그리고 가족을 본다는 이야기이다.
아이가 세상과 만나기 전 이렇게 먼저 세상을 보기 시작하는 것이다. 책 표지의 그림도 아기가 엄마의 뱃속에 있을 모습을 그대로 표현해주고 있어 사실감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배꼽을 통해 본 가족의 모습은 아마도 아기가 태어나기 전, 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의 생각이기에 알 수 없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히 아기도 엄마, 아빠 그리고 가족들의 이야기를,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그러기에 말 한마디도 중요하고, 행동 하나하나도 중요하다.

아기는 이렇게 뱃속에서부터 가족과 만날 준비를 한다. 마치 아기가 직접 말을 해 주는 것처럼 생생하다. 우리는 기억하지 않지만, 분명 이러했을거야라고 짐작도 해 보게 한다.
책을 보고 있으면 아기는, 태어날 아이는 가족들을 정말 만나고 싶어 하고,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음을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만 더불어 가족들도 이 아이를 정말 기다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기도, 가족들도 서로를 만나기 위해 잘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을 충분히 느껴볼 수 있다. 아기는 배꼽구멍을 통해 이렇게 가족들과 함께하고 있고, 가족들은 엄마의 배를 보면서 서로의 마음을 전달하고 있다.
아이에게는 자신의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충분히 느껴볼 수 있게 하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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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안 먹는 색시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 13
이미애 엮음, 정승희 그림, 박영만 원작, 권혁래 감수 / 사파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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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의 매력을 충분히 느껴볼 수 있는 그림책이라고 먼저 말해두고 싶다. 옛이야기는 어디선가 읽은 듯도 하고, 누구에게선가 들을 듯도 한 이야기이지만 들을 때마다 새롭기도 하다는 것이 오히려 재미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 내용은 처음 접한다.
밥 안 먹는 색시, 사람 정말 신기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읽기 전에는 사람일까를 짐작해보게 하지만 읽고 있으면 아주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결코 그렇지는 않겠지만 약간의 재미를 넣었기에 더욱 집중하여 읽게 한다.

밥 먹는 것조차 아까워하는 구두쇠가 나이가 들어서도 결혼을 못하여 나름대로 고민을 한다. 그러나 누군가 자신과 함께 살게 되면 밥을 먹게 되니 그조차도 아까워서 결혼을 하지 못한다. 그러던 중 이웃 마을에 밥을 먹지 않고 살고 있는 색시가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이는 정말 가난한 아버지가 그래도 구두쇠라도 넉넉한 집이 낫겠다 싶어 자신의 딸에 대해 몰래 근거 없는 소문을 내어버린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는 구두쇠는 당장 가서 그 색시를 지켜본다. 그리고는 결혼을 하게 되었지만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 그래서 사람을 시켜서 색시가 정말 밥을 먹는지 안 먹는지 지켜보게 한다. 그러나 얕은 꾀에는 지혜가 있는 법, 안주인과 심부름꾼은 여러 차례 지혜를 내어 구두쇠를 혼을 낸다. 결국 구두쇠는 자신의 생각이 옳지 않음을 스스로 깨닫고 안주인을 배불리 먹게 한다는 이야기이다.

책을 보이는 그대로 읽고 이해를 하면 욕심을 부리면 결코 좋지 않고, 남을 위해서 베풀기도 하는 것이 더 좋은 삶이라고 알려주는 내용이다. 하지만 한 가지 더 이해를 돕자면 여자들의 지혜로도 남자들을 바꿀 수 있고, 생각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요즘이야 예전처럼 그렇게 가부장적인 남자들이 흔하지는 않다. 그러나 옛이야기를 통해 여러 가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에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권할만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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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
문희정 지음 / 동녘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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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미술관에는 조금 특별한 사람들만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었다. 아니 한동안이 아니라 예전부터 그랬다. 그러던 것이 어느 순간, 미술관에 누구나 갈 수 있고, 충분히 그 느낌을 전해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림이란, 미술이란 특별한 지식을 가지고 보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보는 그대로 느끼면 된다는 것이다. 유명한 작가의 것이 아니더라도 미술에 대한 정보가 있지 않아도 그 그림을 보고, 그 작품을 보고 자연스럽게 느끼면 된다. 그래서 내가 얻은 것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저 발걸음 가볍게 가면 되는 곳이다.

미술관에 가는 이야기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이야기도 함께 있으니 주말이나 평일 등 가볍게 가도 좋은 곳들을 소개하고 있다. 딱딱하게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읽기에는 아주 편안하다. 또한 그 주변에 여러 가지 즐길만한 것도 함께 알려주고 있으니 혼자라도, 둘이라도, 함께라도 가면 좋은 곳들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되겠지만 혹 그 근처를 갈 일이 있으면 일부러라도 찾아가도 괜찮을 듯하다.
각 미술관에 대하여(여기서는 약 29개 정도 소개한다) 알 수 있는 정보도 있지만 작가 나름대로의 특징을 가지고 소개한다. 아마도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좀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나보다. 특히 데이트 코스로 추천하고 있으니 지금 열심히 사랑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더없이 좋은 정보이다.
이렇게 미술관에서 감상을 하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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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아저씨가 들려주는 우리 풀꽃 이야기
김영철 지음, 이승원.박동호 그림 / 우리교육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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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자연스럽게 꽃과 나무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일단 집에다 화분 몇 개 다시 들여놓고 그것들이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기를 기다리는 마음을 가져보는 즐거움을 느낀다. 그러고 난 후에는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만나러 나가기도 한다.
사는 곳이 시골이거나 그곳과 가까운 곳이면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것들이 도시에 사는 아이들에게는 일부러 찾아가서 보아야 하는 것들이 풀꽃과 나무들이다.

그냥 여러 가지 풀꽃들에 대해, 그 생태에 대해서만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테마로 하여 자신의 어린 시절의 놀던 이야기를 함께 들려주고 있다. 이렇게 시골에 지냈던 것만으로도 부럽기도 하다. 그러니 이렇게 많은 풀꽃들을 잘 알고 있었나보다. 그 계절별로 놀았던 이야기, 그리고 자연과 함께 한 이야기가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책을 읽다가 이 책 속에 소개된 풀과 꽃들 중에 얼마나 알고 있는지 찾아보게 된다.
유독 감꽃을 좋아하니 그것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페이지가 반갑다. 이렇게 감꽃 목걸이를 만들고 놀지는 않았지만 감나무 아래에 떨어진 감꽃을 주워 책상위에 놓고 좋아하던 기억도 있다. 그 작은 꽃이 꽤 많은 웃음을 주기도 하였다.
지금쯤 냉이가 많이 나오니 이것은 익숙하기도 하다. 그리고 백합과 비슷하게 생긴 나리, 한동안 이 나리꽃도 굉장히 좋아했었다. 이렇듯 우리가 알고 있는 꽃도 그 한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김새도 조금씩 다른 것들도 있음을 알게 한다. 뿐만 아니라 그 식물의 특징, 생태, 생김새와 그와 관련된 이야기도 알 수 있다. 마치 풀꽃과 작가가 이야기를 나누는 듯하다.
봄이면 자연 속으로 체험을 나가기 전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이 책을 읽어두고 나간다면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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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집 준범이 보림 창작 그림책
이혜란 글.그림 / 보림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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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책을 만나면 그냥 기쁘기도 하고, 괜한 울림이 있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그냥 우리 주변의 어느 집의 일상이기도 하겠지만 어쩌면 특별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기대이상의 그림책을 만났으니 칭찬을 듬뿍 해 주어도 될 만하다.

그림책을 다 읽고 나면 그냥 울컥해진다. 그림 한 장 한 장에 스며있는 느낌도 좋지만 아니 느낌이 아니라 주는 메시지가 있기도 하여서이다. 그리고 아이가 이사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낯선 동네에서 그냥 혼자 방안에 있는 모습, 그리고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며 이 집  야기, 저 집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장면도 아이의 외로움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 그림을 보면 저절로 울컥해진다.(아니 그림책 속에 나오는 전부이지만)
혼자 있는 아이의 방으로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들어오고 함께 밥상을 준비하면 중국집 엄마는 햇살 들어온 창문으로 자장면을 건네준다.(이 모습 특히 정겹고, 사랑스럽다)
그래야 한다. 동네란 이런 곳이어야 한다. 낯설어하는 아이에게, 할머니와 단둘이 살아 하루 종일 혼자 있는 아이에게 그냥 이렇게 옆집에서, 앞집에서 먼저 손 내밀어 주어야 한다.
아이는 동네마당에서 노는 아이들과 함께 놀고 싶어 하였고, 엄마가 사랑스럽게 머리를 빗겨주는 모습도 그리워하고, 함께 자장면도 먹고 싶었지만 선뜻 나서지 못한다. 그러나 혼자서 하루 종일 방 안에서 혼자 노는 아이는 밖에서 재미있게 노는 아이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덩그러니 있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도 안타깝다. 일하러 나간 할머니가 오시려면 아직 멀었는데.....

담장이 없는 이 동네는 이렇게 마음의 담장도 없다. 아이들의 눈에는 그냥 친구 한 명이 새로 와서 좋을 뿐이고, 내 아이가 좋아하는 자장면을 혼자 있는 아이와 함께 먹이고 싶은 엄마들의 마음이 있을 뿐이다.
나만 그럴까?
이 그림책을 보고나서 이 아이들이, 동네 사람들이 너무 고맙게 느껴지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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