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보다는 지혜를 가져야 해요.

원숭이와 벌꿀 - 태국 ㅣ 땅별그림책 3
쑤타씨니 쑤파씨리씬 지음, 김영애 옮김, 티라왓 응암츠어칫 그림 / 보림 / 2011년 4월

보림의 땅별 그림책은 세계의 그림책을 보여주기 위해 시리즈로 만든 듯하다. 이번에는 태국 그림책을 번역을 하였는데 마치 우리의 옛이야기처럼 그곳에서도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오는 옛이야기인 듯하다.
옛이야기 속에 깃들인 그 무엇하나는 분명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에도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옛이야기로 묶어 가끔 접해볼 수 있는 그림책들이 있다. 그런 책들을 읽으면 옛이야기이지만 그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어떤 느낌을 가져볼 수 있기도 하다. 옛이야기는 시대를 떠나서 중요한 가르침이 있기도 하다.
태국의 그림책도 그러한가보다.
이 책은 원숭이들이 자신들의 욕심 때문에 어떠한 일들이 생기는지 알게 하는 이야기이다. 숲 속에는 늘 먹는 것만 생각하던 원숭이들이 개울가에 있는 나무의 가지 끝에 매달린 벌집을 보게 된다. 원숭이들은 이 벌집에 있는 꿀을 먹기 위해 나무 위로 올라간다. 그러나 나무위로 올라가서 보니 개울에 비친 벌집이 더 커 보인다. 그래서 물속에 있는 벌집을 건질 방법만 생각한다. 원숭이들은 나무 위로 올라가 서로 팔 다리를 붙잡아 개울까지 닿으면 될 것 같아 애써 건지려 한다. 그러나 원숭이들이 무게에 못이긴 나뭇가지는 그만 부러지고 만다. 그 순간 물속에 있던 벌집은 부서진 채로 어디론가 떠내려 가버린다.
그러나 원숭이들은 물에 비친 벌집이, 아래로 떠내려 간 벌집이 자신들이 매달려 있던 그 벌집인지를 모른다는 이야기이다.
욕심을 가지면 잃는 것이 더 많고, 지혜를 가지지 않고 어리석음을 깨닫지 못한다면 그 또한 잃어버리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한다.

스미레 할머니의 특별한 비밀

스미레 할머니의 비밀 ㅣ 꼬맹이 마음 42
우에가키 아유코 글.그림, 서하나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11년 5월

스미레 할머니는 정말 특별한 뭔가를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손녀에게 이렇게 예쁜, 아무도 만들지 못하는 원피스를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이 은빛 실은 지금까지 그 누구도 본 적이 없는 것이다. 그 실로 만든 아이의 원피스는 정말 아름답다. 하지만 그 실은 누가 가져왔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비밀을 풀 수 있다.
스미레 할머니는 사랑하는 손녀의 옷을 만들던 중이다. 그런데 바늘에 실이 잘 끼워지지 않는다. 가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부탁을 하지만 오늘은 비가 와서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다. 이를 어쩌나하고 생각하던 중 개구리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엄마 개구리는 스미레 할머니가 힘들어 하는 일, 바늘에 실을 끼워주는 일을 해 준다. 그리고 자신의 집 근처에 있는 수련 잎이 찢어져 있다고 하자. 할머니는 손녀의 비옷 조각으로 수련 잎을 단단히 꿰어준다. 그리고 나비의 날개도 새로 만들어주고, 직박구리의 둥지도 만들어 준다. 모두 할머니의 시로가 천 조각으로 고쳐준다. 그리고 직박구리와 아빠개구리가 부드러운 이끼로 둥지를 따뜻하고 푹신하게 만들어준다.
그런데 이번에는 스미레 할머니에게 곤란한 일이 생겼다. 손녀의 옷에 쓸 실이 다 떨어진 것이다. 개구리와 직박구리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할머니와 친구들은 숲속으로 가서 떡갈나무에서 집을 짓고 있는 거미에게 부탁하여 멋진 실을 얻게 된다. 그 실로 할머니는 손녀의 옷을 완성한다.
손녀가 원피스를 입고 신기한 듯 물어본다. 옷에 수를 놓은 실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물방울이 튀어오는 것 같기도 하다. 손녀가 할머니에게 이 실을 어디에서 산 것이냐고 묻지만 할머니는 살며시 웃을 뿐이다.

이 실은 정말 특별난 실이다. 할머니는 늘 바늘에 실을 꿰기가 힘들어 도움을 받곤 하지만 할머니도 다른 이들에게 정말 도움을 주는 할머니다. 이렇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도움을 주기도 하는 것이 사회다.
아이들에게는 감사하는 마음과 남을 위한 배려라는 것도 알게 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편안한 음식, 편안한 글

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 ㅣ 선재 스님 사찰음식 시리즈 1
선재 지음 / 불광출판사 / 2011년 5월

요즘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모두에게 있다. 전에는 그저 입맛에 맞는 음식만 찾아먹곤 하였는데 요즘은 건강에 좋은 음식에 찾아다니며 먹곤 한다.
절에서 많이 만들어 드시는 음식이 이제는 우리의 생활에도 찾아온다. 아니 자연스럽게 가까이 한다. 그 음식들이 요란하지도 않는데 그저 입맛에도 맞아지고, 먹다보면 편안하기만 하다. 절에서 스님들이 드시는 음식이라 하여 좀 색다른가 생각하다가도 이 책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자연 그대로 음식을 조리하여 특별한 간을 하지 않으면 된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이 너무나 많은데 그렇게 우리에게 주는 것을 그대로 살려서 먹으면 된다. 그것이 우리에게 좋은 영양을 준다는 사실은 너무도 잘 안다.
책을 보면 편안하다는 느낌부터 가지게 한다. 그냥 음식에 대한 또는 재료에 대한 것도 알 수 있겠지만 그 음식과 재료에 담긴 이야기도 함께 읽을 수 있으니 더없이 괜찮은 책이다.
제목답게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이다. 그 재료 하나하나가 주는 좋은 점을 이야기하면서 어떻게 요리를 하면 좋은지 잘 설명하고 있다. 요리를 하는 방법이라고 하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그런 거창하고, 색이 화려한 음식이 아니다. 자연의 색을 그대로 담았다. 그러니 보는 눈이 편안하다. 이 음식을 바로 앞에서 만들어 먹었더라면 오히려 그 맛이 더할 것 같다. 보는 것도 이리 괜찮은 데 맛은 정말 담백할 것 같다. 요즘은 이런 음식이 좋다.
책을 읽다보면 이 책이 음식에 대한 이야기인지, 아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이야기인지 살짝 생각을 해 보게 한다. 잘 차려진 밥상이란 이렇게 모든 이들에게 편안하고, 맛나고, 몸에 좋은 음식을 차려진 밥상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이렇게 큰 알을 닭이 가지고 있네?

아주 커다란 알 ㅣ 아기그림책 보물창고 7
몰리 칵스 글.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5월

그림책을 표지를 보면 어떤 이야기인지 상상부터 하게 한다. 정말 커다란 알이 있을까부터 이 알은 어떻게 생겼을까? 얼마만큼 큰 알일까? 여러 가지 상상력을 가져보게 된다.
닭이 알을 품고 있는데 아무래도 저렇게 큰 알은 자신의 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양이와 개, 돼지와 소, 염소에게 물었지만 모두가 아니라고 말을 한다. 그런데 여우는 자신의 알이라며 큰 알과 작은 알을 모두 집으로 가져간다. 집으로 가져간 알에서 큰 병아리와 작은 병아리가 나온다. 그 모습을 지켜본 닭은 분명 자신의 알, 자신의 아기임을 알고 집으로 데려가 아주 정성을 다해 키운다. 자신에게는 조금 큰 병아리와 그냥 병아리가 있다는 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긴다.

누구나 엄마의 마음은 이렇다. 아이의 모습은 무조건 예쁘고 사랑스러운 것이다. 이것은 동물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혹시 자신이 평소에 알고 있던 알의 모습이 아니라 진짜 가족을 찾아주려는 닭의 마음이지만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들의 모습을 본 순간 자신의 아가들임을 알게 된다. 가족 간의 진한 사랑을 느껴보게 한다.

이 책은 조금 어린아이들이 읽어도 될 듯하다. 왜냐하면 그림책 속에 담긴 글들이 긴 문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간결한 문장은 어린이들에게 읽어주거나, 유아들에게 읽어주어도 모두가 흥미롭게 듣고 있게 된다. 또한 이야기도 재미있고, 엄마와 아기와의 이야기이니 아이들에게는 더없는 사랑을 느껴보게 하는 시간도 될 것이다.

그림책에 재미있는 말들이 있어요

달려라 달려, 개야! ㅣ 그림책 보물창고 53
필립 디 이스트먼 글.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6월

개는 아이들에게 다른 동물보다는 조금 친숙한 동물이다. 아파트에 살면 동물을 키우기가 주택보다 쉽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정말 많이 키우던 동물이다. 그래서 집집마다 강아지를 키우기도 하였고, 강아지를 데리고 운동을 하러 다니기도 하였다. 자연스럽게 강아지는 친구처럼 함께 하기도 하였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와는 조금 다르지만 아이들과 친숙한 동물을 등장시켜 놓으니 일단 아이들에게는 다가가기 쉬울 책이기는 하다. 자신들과 조금은 친근한 동물이 나오니 자연스럽게 이 그림책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느껴보고, 배울 수 있게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이야기도 읽어보게 하고, 그림도 보게 하지만 가끔 이처럼 여러 말들을 접해보게 하는 때도 있다. 말의 느낌도 알게 하고, 그 말이 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림책을 통해 한 눈으로 비교해보고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책을 읽다보면 이 그림책에서 어떤 말을 알려주고자 하는 지 아주 쉽게 알 수 있다. 일단 큰 말, 작은 말이다. 큰 개와 작은 개를 비유해서 알게 한다. 그리고 비슷한 말, 반대되는 말, 가까운 말 등 하나하나 재미있게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이들은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말들을 알게 된다. 그림책이 주는 효과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그러나 역시 그림책의 묘미는 이야기이다. 이 모든 말들을 여러 가지 모습을 한 개들로 알게 하지만 맨 마지막에는 한 곳에 모여 즐겁게 논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 속에 담긴 뜻은 이런 것 같다.
우리 모두는 아니 모든 것은 그 모습은 다르지만 함께 하면 즐겁고, 행복한 것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