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잘못일까요? - 엄마, 아빠의 불화가 나 때문일까 고민하는 아이를 위한 책, 유아를 위한 생활동화 속속들이 시리즈 05
제니퍼 무어-말리노스 글, 마르타 파브레가 그림, 이경희 옮김, 이루다 도움글 / 예꿈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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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어린 시절의 환경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게 된다. 아빠의 어린 시절을, 엄마의 어린 시절을 아이가 그대로 행동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또는 내 어릴 적 엄마, 아빠의 모습을 지금의 내가 재연하기도 한다.
정말 신기한 일이다.
어렸을 때 그리도 싫었던 엄마의 잔소리와 아버지의 행동들이 그대로이다. 싫어하면서도 배우는 것이 습관인가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아이들에게 부모의 모습은 얼마나 중요한, 아니 표준의 모습이 되는지 실감하게 된다.

요즘에는 부모의 이혼이나 별거가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그런 것들이 혹 자신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닌지 생각해보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려주고자 한다.
아이들이라서 말하지 않고 넘기는 사소한 것이라도 아이들에게는 커다란 상처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그 불안한 마음은 더욱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 책속에는 아이는 계속 부모에게 묻는다. 그렇게 자신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받고 싶어 하고 또 부모가 화해하기만을 기다린다. 그렇지만 그 기다리는 시간만큼의 아이에게는 얼마나 힘든 시간이었을까를 생각해보니 아이의 마음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엄마가 아이에게 차근차근 설명해주니 그제야 아이가 차분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마음 편하게 기다릴 수 있는 것이다.

평소 우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얼마나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지를 돌아보게도 한다. 어른들의 무심한 행동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될 수 있는지, 아주 작은 배려가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를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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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당으로 놀러 와 - 즐거운 자연 이야기
문영미 지음, 조미자 그림 / 우리교육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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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접하고 있는 학습 중의 하나가 체험학습이다. 예전에 우리가 자랄 적만 하더라도 이런 학습은 방학동안 스스로 하던 것이라고도 기억된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에게는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가족들과 함께 하기도 한다. 가족들과 함께해서 좋기는 하겠지만 일부러 농춘을 찾거나 시외로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알게 하고 접하게 하려는 노력이 있어 아이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모든 체험이 마당 안으로 들어와 있다.
실제 경험으로 바탕으로 해서 쓴 그림책이라 더욱 실감이 난다. 또한 이야기를 하는듯한 느낌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사계절을 모두 만날 수 있다. 그냥 무심히 사계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이 마당에서 함께 보내며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다.
봄부터 겨울까지 그 계절마다 마당으로 불러들인 자연이 보여주는 소소한 일상들을 만난다. 철따라 해 보는 여러 놀이, 물론 이때는 자연과 함께 한다. 도한 그 계절에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음식도 소개한다. 음식을 만들기 위한 재료의 소개뿐만 아니라 만드는 방법까지도 있다.
그 과정을 통해 자연을 접하고 마당을 가꾸고 가족과 함께 하게 한다.

그림 한 컷도 허투루 볼 수 없다. 아주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볼거리다. 그림만 봐도 흥미를 느끼게 한다.
인위적인 마당꾸미기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마당을 일궈간다. 아파트에 사는 이들에게 마당의 그리움을 더해줄 듯한 그림책이다.
자연과 함께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을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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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은 왜 꼬부라졌을까? 책마을 놀이터 2
보물섬 엮음, 방정화 그림 / 푸른나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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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있어 “왜”라는 말은 궁금증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호기심을 일으킬 때 하는 말이다. 이 책의 제목부터가 지금까지 우리의 궁금증을 대변해주기도 한다.
할미꽃이란 이름은 분명 꽃을 보고 지었을 것인데 왜 꼬부라졌는지 질문을 하니 그 이야기가 생겨난 때부터 궁금해진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이렇게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작되기도 한다.
이 책은 식물에 얽힌 옛이야기 모음집이다. 좀처럼 보기 드문 주제를 다루고 있어 흥미롭다. 그냥 그 꽃의 유래나 꽃말이 생겨날 때의 이야기는 아주 간략하게 보아왔었다. 하지만 이렇게 긴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책을 만나지 못했었다.
우리 주변에는 정말 많은 꽃과 나무들이 있다. 하지만 그 꽃들과 나무들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숨어있었다. 꼭 꽃에 대한 정보가 아니더라도 그 내용만 읽어도 재미가 있다.

이 책은 단순히 그 꽃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만 묶어놓지 않았다. 그 꽃에 대해 알 것도 상세하게 적어두었다. 이야기와 함께 상식도 함께 접해볼 수 있다.
“고추가 매운 이유는 무엇일까?”
“할미꽃은 왜 꼬부라졌을까?”
등은 우리가 무심히 넘겼던 것들에게 질문을 던져주기도 한다.
하지만 꽃이 예쁘다고 만져서는 안 되는 것도 있었다. 봄이면 예쁘게 피어 한참 그 모습을 보여주는 철쭉에는 독이 들어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분꽃이 저녁밥 지을 때를 알려주는 시계노릇도 하고, 화장품 노릇도 했다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꽃의 이름과 사진 그에 대한 정보와 이야기를 함께 할 수 있으니 책 한 권으로 네 가지 책을 보고 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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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은 궁금한 게 많아 학교에 가요 2
왕수펀 지음, 심봉희 옮김, 라이마 그림 / 예림당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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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면 아이들은 다른 생활에 적응하려고 무던히 애를 쓴다. 그러기를 1년이 지나 2학년이 올라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조금은 담담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어른들의 눈에는 한없이 어린아이들이다.

이 책의 특징은 학교생활이 무조건 재미있으니 즐겁게 다녀라라는 것이 아니다. 이런 저런 힘든 일 또는 처음 겪는 일등이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 단락마다 결말은 정말 아이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마무리가 되어있다. 힘든 일을 겪고 나면 이만큼 마음의 키도 커간다는 메시지이다.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흐름이지만 각각 다른 이야기로 되어있다. 이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읽으면 선생님도 이해하게 되고, 친구들, 부모님까지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한 이 책은 우리나라 작가가 쓴 동화가 아니기에 그 나라에서의 그 또래문화를 살펴볼 수 있기도 하다.
이제 2학년이면 잘 적응하겠지라는 생각보다 2학년이기에 또 다르게 신경을 써 줘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도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는 것은 아이만 커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부모나 주변 사람들도 함께 생각의 높이가 커갈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그래야만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더 가까워지게 된다.

초등학교 1학년, 갓 입학하는 아이들을 위한 책은 다양하지만 이렇게 초등학생 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책은 내게 있어 처음이었다. 아이가 새로운 학년으로 올라갈 때마다 겪게 되는 여러 일들을 이렇게 책으로 이야기로 볼 수 있어 아이들을 좀 더 가깝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짧은 이야기가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재미 또한 놓치지 않았다.
나만 겪는 일이 아닌 그 또래에서 모두 겪는 일들이기에 아이들에게는 좀 더 흥미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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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는 속상해 - 제8회 '우리나라 좋은 동시문학상' 수상작, 3학년 2학년 국어교과서 국어활동 3-2(가) 수록도서 시읽는 가족 9
한상순 지음, 임수진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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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시집을 읽으면 참 세심한 눈을 가졌다고 느껴진다. 아니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우리가 무심히 보는 것도 재미나게 글로 엮어낸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여러 편의 동시 중에 특별나게 읽은 시는 맨 처음의 ‘도깨비 뿔을 단 감자’라는 시였다.
맨 처음이라서가 아니라 감자를 사 두면 늘 싹이 나서 버리기 일쑤였는데 이렇게 재미난 도시 한편으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놀라움이 있기 때문이었다.
감자에 싹이 나면 버려야 한다는 것은 나만의 지론이기도 하다. 감자에 싹이 난 모습을 보면 이걸 어디에다 심어두면 싹이 나서 다시 감자가 될까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시인은 이 싹이 도깨비 뿔로 보였다.
역시 시인은 다른 눈을 가졌다. 다른 마음을 가졌다.
무심한 사물에도 이렇게 생명을 불어넣어준다. 특별한 재주다.

-이렇게 구석에 처박아 놓을 테면 시골 할머니 댁에 다시 보내줘-

자신에 대한 무심함을 이렇게 표현하는 감자이다. 제대로 된 표현이다. 무심했기에 감자에 싹이 났을 것이고, 감자에 싹을 ‘푸른 뿔’이라고 표현을 하고 그 모습을 화가 난 모습으로 보였으니 ......

동시를 읽다가 한참 웃었다.
이렇게 이 동시집의 대부분은 무심한 사물들에게 생명력을 주고 있다.
놀이터의 놀이기구부터 빨래집게, 자전거, 장승까지 이 시들을 읽다보면 모든 것은 정말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이들과 함께 이 동시집을 읽으면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에 존재감도 느껴볼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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