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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ㅣ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2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글.그림, 곽노경 옮김 / 한솔수북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이렇게 만이라도 아이들을 이해했으면 좋겠다. 아니 이해까지는 아니더라도 알아줬으면 한다.
글 한 줄 한 줄이 그냥 건너 띄지 않고 가슴에 와 닿는다.
제목부터가 마음을 꼭 끌어안았다.
‘어린이’
이 말만으로도 우리는 해맑아진다.
표지에 있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자. 볼수록 예쁘다. 가만히 있어도, 웃고 있어도, 화를 내어도, 찡그리고 있어도, 울고 있어도, 옆을 보고 있어도 그저 예쁘다.
이 그림책을 보고 있으며 꼭 우릴 어릴 때 했던 그 말들이다.
우리가 어린이였을 때,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꿈꾸며 살았는지 문득 떠올려본다. 그렇게 기억 속으로 들어가니 괜히 기분이 풋풋해진다.
우리도 ‘어린이’였을 때가 분명히 있었다.
작가는 이 그림책을 오래된 노란 강아지 인형을 마음속 깊이 간직한 어른들에게 보여주고자 했다. 작가의 마음을 그림책의 군데군데에서 읽을 수 있다. 꼭 작가의 마음이 아니더라도 그림책을 보고 있으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의 ‘나’를 경험하게 된다. 그렇게 어린 나를 경험하고 있으면서 다시 지금의 우리 아이들을 이해하게 된다. 이 그림책은 그런 힘을 지녔다.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우리 ‘어린이’들을 이해하게 한다.
어린이는 스펀지 같다고 했다. 정말 공감하는 말이다.
어른들이 하는 말, 행동, 모습 그런 것들을 그대로 빨아들였다가 한참 후 밖으로 쏟아낸다고 한다. 이 글 한 줄 어른들에게 어떤 경종을 울려주기도 한다.
가끔 아이들의 말을 듣다보면 정말 저렇게 예쁜 말이 있을까 하며 느끼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 말들은 곧 잊어버린다. 그 말들을 잘 엮어도 시 한편, 동화 한 편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본적이 있다.
우리도 그런 적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그림책 한 권이 꽤 오랫동안 생각을 가지게 한다.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또 다른 모습이 ‘어린이’에게 눈높이를 맞추는 이 쉽고도 어려운 일을 한 번 마음먹고 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