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간 사용법 ㅣ 라임 어린이 문학 6
낸시 에치멘디 지음, 김세혁 옮김, 오윤화 그림 / 라임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고르는 습관이라고 할까, 책의 제목을 이해하는 습관이라고 해야 할까? 여튼 평소에 책의 첫 느낌을 가지는 곳은 책 제목에서부터이다. 책의 제목에서 그 책의 이야기가 어떻게 흐를지 나름 추측해보고 그 추측이 맞을까 기분 좋게 책을 읽어가곤 한다.
책의 제목이 ‘사용법’이기에 나름 요만한 때에 아이들이 가지는 놀 시간이 없어, 어떻게 하면 잘 놀 수 있을까? 적절하게 시간을 사용하고 활용하는 방법이려니 했었다. 그러나 읽어갈수록 짐작한 것이 아니라 SF,약간의 판타지를 지닌 이야기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판타지는 잘못 다루면 샛길로 빠져버리곤 하는데, 이 이야기는 그렇지 않다. 이야기의 중심이 있으면서도, 뭔가를 느끼게 한다.
무슨 일이든 급하게 해결하려하거나, 원하는 일을 억지로 해야 할 때 마음이 편하지 않게 진행되기도 한다. 깁은 그 우울한 금요일에 자꾸만 일이 어긋난다. 이 어긋남은 아주 특별한 일와 마주하게 된다. 깁은 놀이동산에 가서 신나게 놀고 싶었다. 하지만 동생을 돌보아야 하는 숙제가 잇다. 결국 동생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기게 되자 숲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준 시간을 되돌리는 기계인 어너를 사용하게 된다. 물론 모든 일은 조심해야 한다는 다짐도 무심하게 기억한다. 시간을 되돌리기에 성공한 깁! 하지만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되돌리기 위해 어너를 사용하여 그 때 그 시간으로 되돌아갔지만 결코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이미 자신의 미래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과거, 현재, 미래의 것을 인정하고 살 수 있다면 그리 어려운 일에 직면하지 않는다. 하지만 더 나은 것, 또는 한 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거나(이것은 약간의 허황된 것에 한하여) 한다면 늘 꿈만 꿀 수 밖에 없다. 깁처럼 원하는 시간에 돌아갈 수 있었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다. 누구나 잘못은 하기 마련이고, 실수도 있다. 이것은 다시 되돌려 그 지점부터 다시 출발하려는 움직임이 있으면 좋겠지만 결코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현재의 지점에서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나은지를 판단해야 한다.
미래도 자신이 만들고, 현재도 자신에게 주어지 오늘이다. 물론 과거도 자신이 지나온 이야기이다. 시간 사용법의 깁의 이야기를 살펴보며, 과거를 좇아가기 보다는 오늘이 과거가 될 때 지우고 싶은 날이 아니라 기분 좋게 기억될 추억이 될 수 있을 오늘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한다. 이 책이 주로 아이들이 읽는 도서이지만 성인들도 읽으면 나름의 읽을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