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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ㅣ 그림이 있는 동시
신형건 지음, 전영근 그림 / 미세기 / 2015년 5월
평점 :
여행은 누구에게는 설레는 일이다. 이 여행을 가족, 아빠와 함께 한다면 아이의 마음을 어떠할까? 짐작하건데 너무도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 책은 아이와 아빠가 떠나는 동시여행 그림책이다. 동시도 읽고, 그림도 보고, 이야기도 읽을 수 있는 장점을 모두 가진 이 책은 기본의 그림책과 달리 조금은 색다르게 읽고 보는 재미를 가지게 한다.
이 동시그림책의 구성은 분명 아이와 아빠가 여행을 떠나기 시작하는 때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그림책을 가만히 보다보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고, 들, 산, 바다를 고루 다녀보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아마도 아이가 앞으로 다가올 세상의 모든 면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하는 작가의 의도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물론 여기서 작가의 마음은 아빠의 마음과도 통한다.
아이는 가끔 투정섞인 이야기도 하지만 아빠는 세상에서 가장 너그러운 목소리(?)로 차분하게 대답하며, 또 다른 이야기를 해 준다. 세상에서 가장 느리다고 말하는 아빠는 행동과 이야기는 오히려 천천히 가면서 세상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것들을 충분히 느끼게 하라는 마음을 읽게도 한다.
이 그림책의 진짜 묘미는 그림을 보는 것이다. 그림 한 장 한 장을 허투루 볼 수 없을 만큼 그 색감과 구도, 내용이 알차다. 마치 풍경사진을 내 방에서 늘어놓고 보는 듯한 마음마저 든다. 그러니 편안하게 그림도 보고, 글도 읽게 된다. 비록 많은 물건을 트렁크에 실어야 하는 준비가 있지만 그리 소란스럽지도 않은 여행길이다. 아이와 떠나는 여행길은 아마도 이렇게 소박하다. 하지만 이야기 속에 담긴 아빠와 아이의 사랑의 끈은 그 어느 여행길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