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맨?

<생명을 살리는 윤리적 소비, 철수맨이 나타났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철수맨이 나타났다 - 제1회 대한민국 문학&영화 콘텐츠 대전 수상작
김민서 지음, 김주리 그림 / 살림Friends / 2010년 6월

슈퍼맨, 스파이더맨, 배트맨 등은 익숙하지만 철수맨은 처음이다. 이 ‘맨’은 어떤 힘을 가지고 있을까? 하늘을 날까? 아님 괴력 같은 힘이 있을까? 아주멀리까지 볼 수 있을까? 무엇이든 원하는 것은 뚝딱 만들어내는 기술을 가졌을까?
과연 철수맨은 누구일지 첫 페이지부터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문화, 영화 콘텐트 수상작인 이 책은 청소년 소설이다. 요즘은 이렇게 청소년 소설을 접하기 쉽지만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청소년 소설의 출간이 드물었던 것 같다. 이렇게 청소년 소설을 만나니 반갑기도 하다.
내용이 흥미롭다. 청소년 소설이라고 해서 그쯤 아이들이 겪고 있는 갈등이나 심리적인 아픔 등을 다루지 않고 슈퍼 히어로 같은 존재를 찾는 이야기이다. 아마도 이 책의 내용이 그냥 글로만 되어있어도 나름 재미를 느꼈겠지만 만화로 캐릭터를 등장시켜 더 흥미롭다. 책의 몇 페이지는 철저하게 만화로 구성되어 있어 마치 만화책 주인공을 만나는 듯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사회를 나가기 위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사회이다. 그 학교 안에서 아이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아이들은 나름대로의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기회가 될 듯도 하다.
아이들이 펼치는 ‘비밀 찾아내기’는 읽는 이로 하여금 마치 추리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한다. 나름대로의 논리도 가지고 있고, 아이들 일상에 대한 공감도 가지게 한다. 어쩌면 허무맹랑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아이들은 아주 작은 일에도 이렇게 진지하기만 하다.

책을 읽고 있으면 철수맨을 찾는 일이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도 같다. 서로의 아픔을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서로에게 단짝이 되어주는 그 과정이 오히려 더 중요한 것 같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런 과정 속에 훌쩍 자라나보다. 학교 다닐 때 단짝이 있다는 것은 정말 든든한 ‘빽’과도 같은 것이다. 늘 붙어있어도 할 말이 많은 사이다. 이렇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아픔도 알고, 고민도 알고, 해결해주려고 노력해 보기도 하는 것이다.

덧붙이자면, 장편소설이라고 분류되어 있지만 읽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물론 군데군데 차지한 만화가 보탬이 되기도 하지만 흥미롭게 이끌어가는 이야기꺼리가 책장을 빨리 넘기는 데 더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