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서 열 살짜리 이 여자아이는 얼마나 걱정이 많을까를 먼저 생각해보게 되었다. 남들이 줄리엣을 보면 조금은 극성스럽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줄리엣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힘든 일이 많다. 줄리엣에겐 모두가 걱정덩어리들이다. 장난꾸러기 동생, 아빠의 온갖 잡동사니, 일에 중독되어 있는 엄마, 그리고 할머니, 학교 친구들. 이 모두가 줄리엣에게는 걱정을 안겨주기만 한다. 그래서 줄리엣은 매일매일이 힘들다. 어느 날 줄리엣에게도 희망의 끈이 보이기 시작한다. 부모님이 드디어 동생과 한 방을 쓰지 않아도 되도록 방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아빠의 서재를 줄리엣의 방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 방은 줄리엣에게 아주 특별한 방이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다. 걱정을 걸어두는 나무, 그러니까 걱정을 보관하고 들어주고 돌봐주는 나무이다. 그 나무에는 신비로운 모습의 동물들이 그려져 있다. 하지만 이 나무가 어떤 마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줄리엣은 그날부터 이 나무에 자신이 걱정하고 있는 것들을 하나씩 털어놓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나무에 앉아있는 동물들에게 그 걱정을 맡아달라고 부탁을 한다. 이상한 일이다. 그 후부터 줄리엣의 일상은 평화롭기만 하다. 그동안 자신에게 무한한 걱정을 주던(줄리엣의 입장에서 보면) 가족들과 친구들과의 문제가 하나씩 해결되기 시작한다. 줄리엣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걱정들이 하나씩 사라지게 되고 점점 밝고 당당한 아이로 변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선명한 것은 줄리엣이 ‘난 뭐든지 견뎌낼 수 있어’라고 말하는 부분이다. 어린 아이지만 스스로 일어나고 해결하려는 용기를 가진 것에 박수를 보내본다. 이 책의 좀 더 자랑을 하자면 맨 뒷 페이지에 있는 활동부분이다. 이 부분은 책의 내용을 좀 더 확장해서 질문을 하고 답을 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책을 읽는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보게 한다면 더 좋을 듯하다. 혹시 가족들이나 선생님들이 모르는 아이들의 걱정이 있다면 도움이 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