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으로는 정말 다루기 쉽지 않은 소재이다. 읽으면서도 내내 불안한 것은 이 문제를, 이 소재를 아직은 어린 아이들에게 어떻게 잘, 정말 잘 전달해줄까 하는 문제였다. 작가만을 믿기로 했다. 잘못 다루면 오히려 더 힘든 소재이기에 마음 편치 않게 첫 장을 펼친 것은 사실이다. 선생님이 너무너무 아프다는 것을 안 아이들은 선생님과의 시간을 좀 더 의미 있게 보내려 한다. 선생님 또한 몸이 많이 아프지만 아이들과 교실에서 함께 하고 싶어 한다. 점점 달라지는 모습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이 아이들과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선생님은 기쁜 일이다. 그런 모습을 보는 아이들도 선생님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한다. 하지만 이 노력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선생님도, 아이들도 모두 아는 사실이다. 선생님은 너무, 너무 아프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선생님은 헤어지는 연습을 한다. 그것도 서로의 마음에 힘들지 않게 말이다. 아니 아름답게 이별하는 법을 연습한다. 헤어짐이라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며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 힘들고 어려운 것을 이 아이들은 최선을 다하여 이겨 내려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독자들이 오히려 절절해진다. 아이들은 선생님과의 마지막 시간들을 보내면서 선생님이 가진 특별한 이별을 서서히 받아들이며 자연스럽게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정말 아이들답지 않게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점은 특히 감탄하던 부분이다. 선생님과의 이별선물을 스스로 준비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생님과의 이별 앞에서 아이들은 아파만 하지는 않았다. 분명 너무 마음이 아픈 문제이지만 그렇게 자신들의 슬픔만 내보이는 것이 결코 선생님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버렸다. 그렇다면 오히려 좀 더 아름답게 이별하는 법을 아이들은 스스로 풀어나갔다. 비록 어른들이 아이들과 선생님을 떼어놓으려 하지만 그러 수록 아이들은 선생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긴다. 아이들이 준비한 비밀선물. 책은 선생님에게 결코 필요한 이별선물이 아님을 아이들은 스스로 알게 된다. 이 비밀선물은 정말 아이들다운 발상이기는 하지만 이 비밀선물을 준비하면서 아이들은 더 커나가게 된다. 클라라 선생님과 아이들은 정말 사랑하는 사이다.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옳을 것 같다. 이 책을 읽기 전 상상했던 내용보다 더 알차다. 아니 아름답다. 무어라고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지만 결코 상상하지 못했던 내용과 비밀선물이었기에 더욱 그런 것 같다. 이 어려운 주제를 정말 무겁지 않게, 그렇다고 그리 가볍지 않게 다룰 수 있었던 작가의 특별한 능력에 놀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