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할매 서란희의 자연 그대로 아기 낳는 법
서란희 지음 / 갤리온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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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6쪽. 일단 임출 백과사전 만큼이나 두꺼운 책이다.

그리고 상세하다.  특히 임신 기간에 임신부들이 갖는 의문이나 두려움에 대해

참으로 다양한 사례들을 열거하며 하나하나 처방을 내리고 있다.

많은 궁금증들의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당혹스러운 부분은 자연주의 임신, 출산, 태교를 표방하는 이 책이

자연건강법의 선구적 안내서인 <황금빛 똥을 누는 아기>와 비슷한 컨셉이고

풍부한 사례와 설명으로 보다 더 구체적인 도움을 주는 한편으로,

그 책과는 일부 내용이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자연건강법에 관심있는 예비엄마들이라면 그 책도 읽어봤거나

최소한 제목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 다른 대답을 제시하는 안내서를 앞에 두고 임산부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지 않을까.

어쨌든 책을 구입하실 분들은 그 점을 염두에 두면 좋을 것 같다.

 

아울러 이건 독자의 취향 문제겠지만,

사례마다  "그럴 때 아기할매는 이렇게 말합니다. ***해라 "

"그런 임신부가 오면 아기할매는 혼쭐을 내줍니다. 거봐라 말 안 들으니 어떻게 되나"  라는 식의

단정적인 대답이 매번 제시되는데....

의심이 많은 나의 경우는 그 주관적이고 단정적인 반말이, 솔직히 호감이 가는 건 아니었다.

그렇다고 특별히 저자만의 신념이나 개성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확신에 찬 대답, 어른이 해주시는 반말투의 조언(물론 책은 경어체로 서술되어 있고,

반말은 인용부분이다) 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분들께는 오히려 안도감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책은 두꺼운 데에 비해 가로로 잘 펼쳐져서(228*183mm), 급할 때 펴놓고 참고하기 좋을 것 같다.

핵심 정보들은 여백의 박스로 따로 정리되어 있어 한눈에 찾기도 편하고,

남은 여백들은 메모하기 좋지 않을까 싶다. 

권말에는 132가지 잘못된 상식들을 바로잡는 정리가 시간적 순서로 되어 있어 빨리 찾아보기도 좋다. 

기왕이면 색인처럼 본문의 관련 페이지도 안내되어 있으면 더 좋을 뻔 했다.

종이가 미색이라 읽기도 편안하다.

비닐커버인 것도 마음에 든다. 부록인 태교수첩도 색다르다.

태교 중 아기와의 대화를 적을 수 있도록 주제가 제시되어 있어서

태담 소재가 생각나지 않거나 막막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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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 - 강양구의 과학.기술.사회 가로지르기 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 1
강양구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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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언론사가 유행시킨 전문기자 제도로 과학 전문 기자가 대부분 있다지만,

그 소위 '전문가'들이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전세계까지도)를 뒤흔든 줄기세포 논문 조작극에서

누구보다 열연한 주연들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우리 사회가, 시민들이, 왜 과학기술의 사회적 의미와 방향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최소한 그 이유 하나는 명백히 알 수 있다.

 

쉽고 재미있는 과학 기술 이야기는 사실 흔하다.

이를테면 우연과 실수에서 위대한 발명이 있었다는 식의.

혹은 천재 과학자의 우스꽝스럽거나 괴팍한 일화들.

하지만 그렇게 과학(사)의 단편적인 흥미거리로 대중을 얄팍하게 유혹하는 것은

어쩌면 과학과 대중의 거리를 더욱 멀어지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환경 및 과학 기자인 저자가 학습과 독서, 토론, 인적 교분을 토대로 하여,

성실하고 원칙적인 취재활동을 통해 계속해서 추구해왔던 개인적 화두인

과학기술의 사회적 의미를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만난다는 건,

적어도 과학에 문외한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사람에게는 커다란 행운이다.

 

우리와 과학의 거리를 좁히는 것은 단지 내가 마시는 커피잔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다시 화학 용어로 정식화하여 설명해보는 그런 건 아니리라 생각한다.

과학기술은 과연 중립적이고 객관적인가.

특정 이익을 위해 복무하거나 혹은 거꾸로 억압된 과학기술은 없었는가.

또한 과학기술의 방향이 윤리적으로 결정되는 것은 어떠한가.

이 책은 이처럼 중요한 과학철학과 과학사회학의 주제들을 

구체적인 역사적 실례와 시사문제를 통해 제시한다.

과학자가 꿈인 10대 청소년들을 염두에 두고 썼기에 대화체로 부드럽게 서술되어 있지만,

청소년들에게 둘러치기 쉬운 천편일률적이고 두리뭉실한 양비론이나 양시론적 관점에서 벗어나

저자의 입장은 원칙적으로 강건하고 명확하다.

'이과' 출신이면서도 사회과학과 인문학 교양을 두루 섭렵하고,

사회 일선에서 성실한 취재활동을 해온 저자의 개인적 소양과 철학 덕택이 아닐까 한다.

발전주의, 성장지상주의, 과학기술만능주의만을 주입받아온 우리 세대의 한계를

다음 세대에 되물림하지 않고 싶어하는 진지한 대화와 설득의 열정도 돋보인다.

3부로 나뉘어진 주제들 및 논리의 구성과 발전이 

대단히 짜임새 있어서 논술교재로도 좋을 것 같다.

 

우리 사회와 인류의 현재,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적 변화와 내용에 관심을 갖고

시민적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을 것.

이 책을 읽은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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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하던 그녀, 똑 부러지게 요리하기
최경진 지음 / 삼성출판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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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블로그가 활성화되면서 일반인들 중에서도 많은 요리의 달인들이 탄생했고,

알라딘에도 따로 카테고리가 생겼을 정도이다.

우리가 요리의 달인들에게 기대하는 레시피는 과연 무엇일까.

여기에서 사실 시대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예전에 집집마다 어머니의 어머니로부터, 혹은 남편의 어머니로부터 전수되어 왔던 '비법'과 '손맛'은

핵가족화, 도시화와 더불어 상당 부분 형해화되고 말았다.

이제 젊은 주부들은 부엌에서 배우는 것보다도 인터넷에서 더 많은 요리법을 익힌다.

또한 요리는 더이상 주부들만의 활동이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접대하고 싶은,

어느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뀌었다.

일상적으로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검색하고, 요리잡지를 종종 사 읽고,

몇권의 요리책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독자지만,

특별히 요리에 여러 시간 공을 들이거나 값비싼 재료들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지는 않은 사람으로서

내가 원하는 레시피는 다음과 같다.

1. 조리과정의 표준화와 단순화

당연히 계량이 정확해야 하고, 조리과정이 표준화되어 있어야

'손맛'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 될 가능성이 적다.

또 조리과정이 복잡하고 길면 길수록 실패할 확률이 높고 사실 도전의욕도 안 생긴다.

쉽게 쓱싹 만들 수 있는 '친절한' 레시피를 누구나 원할 것이다.

2. 재료와 도구의 단순화

값싸고 흔한 재료를, 최소한의 도구로 만들 수 있다면 당연히 누구에게나 유용하다.

아무리 멋진 요리라도 내게 없는 조리도구와 기구가 필요하고,

차를 타고 나가거나 인터넷에서 어렵사리 구해야만 하는 재료가 필요하다면

평균 정도의 의욕을 가진 사람이 즐겨서 써먹기는 힘든 레시피일 것이다.

3. 완성된 요리의 특별함

매일 밥상을 충실히 차려낼 수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요리책을 구입할 때 바라는 것은 플러스 알파가 아닐까.

새우를 그냥 소금구이해 먹을 수도 있지만,

튀겨서 맛있는 소스에 찍어먹을 수도 있고, 쪄서 양념을 끼얹을 수도 있는 거다.

요리책을 펴들 때에는 맨날 보는 흔한 요리만이 아니라,

뭔가 좀 있어 보이고, 너무 쉽지만은 않은, 정성과 노력이 어느 정도 들어간 요리,

대접받는 사람이 기분 좋아지게 만드는 그런 요리를 찾고 싶은 법이다.

이 책은 내가 생각하는 요리책의 3대 요소를 세 꼭지점으로 두고

그 무게중심을 훌륭하게 찾았다.

또 식생활의 변화에 맞춰서 한식과 양식, 중식, 일식 등의 비율이 고르게 섞여 있는데

그 레시피가 상당히 많은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일단 맛이 있어야 할 것이고, 어떤 경우는 건강을 생각하여 재료와 도구를 선별해야 할 것이고,

또 어떤 경우는 일단 손쉽게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주부의 경험에 비추어 최적화된 레시피를 제공한다.

인터넷 요리의 달인 중에는, 재료에 너무나 공을 들여서 도저히 따라할 엄두가 안 나는 이도 있고,

혹은 너무 쉽게 만들려고만 해서 인스턴트 재료나 조미료를 일상적으로 쓴다는 생각이 드는 이도 있다.

또 너무 분식이나 양식에 치중하거나, 아니면 대체 재료가 너무 파격적이라서 선뜻 따라할 수 없는

퓨전음식을 추구하는 이도 있다.

그에 비해 이 책은 시대에 변화에 맞춰 건강과 맛을 함께 생각하는 편이고,

기본적으로 한식을 좋아하고 평범한 입맛이면서도, 다양한 별미를 즐길 줄 알고,

평균적으로 부지런하고, 평균적으로 의욕적인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맘에 든다.

 

마지막으로...다른 책에 비하여 활자가 크고 뚜렷하여 눈에 잘 들어온다.

곳곳에 재료와 도구의 컬러사진이 있어 정보가 부족한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82cook에서 날리는 쟈스민님의 맛깔스런 글솜씨와 음식 이야기는 덤이다.

주요과정은 사진이 있지만 조리과정에 일일히 사진 설명이 있는 건 아니다.

기본적으로 밥을 짓고 국을 끓이고...요리를 해본 경험이 있지만,

'왜 나는 그맛이 안 날까?'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단연 최고의 레시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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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관의 살인 -상
사사키 노리코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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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 노리코라면 워낙 휴머니즘과 유머, 재치를 기대하게 되지만,

이 <월관의 살인>은 정말 특별하다고 하겠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강추.

원작 작가는 알라딘에도 책이 판매되고 있는 추리소설가 아야츠지 유키토인데,

탄탄한 원작으로 인해 사건의 배경이 되는 겐야호 열차씬이 시작될 때부터

긴장감과 짜임새가 느껴진다.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분들이라면,

만화의 한 컷 한 컷이 추리소설의 묘사와 복선, 암시와 무척 유사하다는 인상을 받을 것이다.

거기에 초대받아 열차에 탑승한 승객들이 철도에 미친 철도광들이라는 사실은

단순히 색다름만이 아니라 미스테리 구조와 설정을 보다 치밀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열차의 속도와 시간표, 열차칸의 배치와 구조, 실내장식 등 어느 하나 예사롭게 지나갈 수 있는 게 없다.

게다가 사사키 특유의 썰렁 유머는 은근 배꼽을 쥐게 한다.

기존 작품들의 소재와 연결되는 미쟝센들이 등장하면 왠지 반갑다 ^_^

열차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이라는 테마는 당연하게도

불후의 명작인 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에 대한 오마쥬가 아닐까 한다.

열차 안에 비치된 추리소설들의 제목은....추리소설 고전들 뿐 아니라,

작가인 아야츠지의 작품들의 제목을 살짝 변형한 것들인데, 원제와 비교해보는 재미도 나름 있다.

개인적 견해로는 철도에 대해 잘 몰라도, 충분히 100%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그게 바로, 원작을 뛰어넘을 수 있는 만화의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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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영어 무작정 따라하기 무작정 따라하기 영어 13
권동욱 지음 / 길벗이지톡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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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단 다른 여행회화책에 쭈욱 나열되어 있는 문어투의 구식 표현이 아니라

(어떤 책을 보면 거의 20년전 상황을 옮겨놓은 것도 있죠 -_-)

최신 여행에 적합한 간단한 표현 위주의 실용적이고 세련된 회화집입니다.

문장만이 아니라 같은 의미로 쓰이는 단어 표현도 병기되어 있습니다.

 

2.

여행 정보가 꽤 쏠쏠합니다.  비록 흑백이지만, (역시 최근 자료인) 사진들도 많고,

출입국신고서 작성이나 쇼핑시 요령 같은 여행팁들이 짬짬히 소개되어 있어서 은근 도움됩니다.

 

3.

회화만이 아니라 회화에 관련된 상황에 대한 짤막하지만 친절한 설명이 있습니다.

또 관련된 표현이나 상황에 대한 설명이 있는 페이지 안내도 잘 되어 있어서,

색인이나 기억에 의존해 다시 일일히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4.

길벗 이지톡 책이 다 그렇지만 디자인과 편집이 깔끔하고 이쁩니다.

여행책이니까 당연히 포켓북이고요.

 

5.

비닐커버 포켓에 테이프가 담긴 식이 아니라서 좋습니다.

오디오자료는 홈피에서 다운받으면 되니까요.

비닐커버로 만들었으면서 정작 테이프 분리하면 헐렁거리는 책들

간수하기도 번거롭고 모양도 안 이쁘더라고요.

오디오자료는 MP3파일로 지원하니까 훨씬 효용성도 큽니다.

 

6.

별 하나를 뺀 것은...대부분의 여행회화책이 다 그렇지만

좀 미국여행 위주로 나와 있는 것이 아쉽습니다.

영어가 미국여행에서만 쓰이는 건 아니니까요.

아마 여행지별 특성과 상황에 맞는 컨셉의 영어회화책이 나온다면

참 반응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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