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음식 제철여행
김홍기 지음 / 미디어윌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국내 여행의 즐거움이자  매력은 아마도 지역의 풍광을 감상하면서  그곳만의 향토 별미를 맛보는 것일테다.그런 면에서 이 <제철음식 제철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여행과 음식을 균형있게 조화시킨 가이드북이라는 것이다.

지은이의 말은 이 책의 의도를 가장 잘 집약해놓았다.

안면도에 꽃게 먹으러 갔다가 냉동 꽃게 앞에서 당황한 적이 있다. 또 어떤 이는 유명하다는 청송 주산지에 갔다가 버드나무가 물에 잠긴 풍경은커녕, 뿌리가 휑하니 드러난 삭막한 모습만 보고 왔다며 투덜거렸다. 계절의 변화에 둔감해질 수밖에 없는 바쁜 도심 생활. 때문에 계절마다 풍경과 먹거리가 다르다는 것을 깜박 잊곤 한다. 계절마다, 아니 날마나 변화하고 달라지는 자연을 벗하고, 지방마다 다른 풍경과 문화를 경험하는 것이 우리 땅 여행의 참멋인데도 말이다.

미식 취미가 있는 기자나 문인이 쓴 대부분의 가이드북과 달리, 저자는 여행가인데 빼어나고 수려한 문장은  아니어도, 각 지역의 특성과 매력에 유혹당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여행가이드북이라는 주제에 넘치지 않는 소박하고 깔끔한 문체가 더 좋다고나 할까. 일년 52주 각주별로 제철음식과 궁합을 맞춘 여행지를 소개하는데, 중요한 건 흔한 맛집 소개가 아니라는 점이다!!

가령 <3월 첫째주 푸짐한 어머니의 손맛 남도 한정식>을 펼치면, 남도에서 느낄 수 있는 봄의 정취와 더불어 푸짐한 봄철 한정식이 봄의 활력과 미각을 되살릴 수 있는 정답임을 소개하는 개관과 함께 여행지의 여건을 먹거리, 볼거리, 잠자리로 나누어 별점을 표시했다. 최적의 여행코스, 그에 따른 지도, 각 코스별 소개가 이어지는데, 지도는 테두리에 컬러가 들어가 있어서 지도가 들어간 곳을 바로 찾기가 편리하고, 계절별 파스텔 컬러가 한 페이지 걸러 들어가서, 페이지 혼동이 되지 않도록 한(급하게 찾을 때 읽던 곳 또 읽는 실수를 막아주는) 배려가 섬세한 편집이 돋보인다.

여행별로 대략 6쪽 분량으로,  텍스트가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고 딱 한눈에 보기가 편해서 여행지에 들고 가기도 좋다. 또 여행지의 매력을 십분 살려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 곳곳에서 눈을 즐겁게 해준다. 책의 판형은 한 페이지가 거의 정사각형에 가까워 펼쳤을 때 살짝 눌러놓기만 해도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고 펼쳐진 채로 차 안에  놓고 읽기도 편하다. 대중교통과 자가용 이용편 모두 소개되어 있으며,  비싼 여행이 아니라 알뜰하면서도 즐길 것은 모두 즐기는 여행이라는 컨셉이므로, 소개하는 일정이 경제적으로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고 본다. 다만, 숙소는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으니 인터넷이나 전화등을 이용해 추가로 정보를 확인해야 할 것 같다.

이번 휴일에는 어디에 갈까 인터넷을 무작정 방황할 필요 없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지와 테마를 손쉽게 결정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은 해당 주간에 딱 맞출 필요는 없으니, 제철 음식과 풍광에 관한 정보를 파악한 뒤에 적절한 여행 시기를 선택하면 된다. 여행 정보도 여행지의 설렘과 체험을 반감시키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분량이면서도, 아주 정확하고 구체적이다. 소문이나 지역자료가 아닌 발로 뛴 정보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이 너무 만족스러워 저자의 다른 여행 가이드북도 구매할 예정이다.

 

 

 

 

 

 

 

 

 

 

 

 

 

 

 

 

 

 

 

 

 

 

단점이라면 다른 깔끔한 편집들에 비해 지도의 편집이 너무 난삽하다는 점이다. 지도를 갖다 쓰지 않고 예쁘게 만들려고 직접 편집한 의도는 알겠는데, 정보전달이 최우선이므로 좀더 기능적인 폰트를 썼으면 좋겠다.그리고 코스 표시 점선도 좀더 짧은 도트처리를 하면 엉성해보이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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