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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워크
스티븐 킹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4월
평점 :

"정부가 784번 고속도로 확장을 위해 도로를 건설하고 있어요. 그 도로가 완공되면 주립 고속도로가 이 도시를 관통하게 됩니다.
나는 그 도로가 완공되면 20년 동안 살아온 내 삶의 터전을 파괴하도록 내버려 두고 싶지 않습니다. 참을 수가 없어요. 그 도로는 - " - 164P
고속도로 공사 계획이 잡힌 중서부 도시에 살고있는 바튼 도스는 몇해전 뇌종양으로 죽은 아들 찰스와의 추억이 깃든 집과 다니고 있는 회사 위로 고속도로가 생길 계획이서자 뚜렷한 계획도 없이 집을 구하는것도 이전 할 회사의 부지 매입도 미루고 있었다.
밤에는 총포사에 들러 있지도 않은 사촌에게 선물한다며 총을 사기도 하고 폭탄을 구하러 다니기도 했다.
그러다 우선매입권의 기한을 넘겨 직장에선 해고를 당하고 아내와도 갈등 끝에 별거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고속도로 관리청에서 보낸 안내서를 받게 되는데....
"안녕하십니까, 조만간 대형 크레인이 귀하의 집으로 찾아갈 것입니다.
저희는 귀하의 도시를 개선하고 있으니 이 멋진 행사를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 311P

사건이 벌어지는 1973년 겨울은 작가인 스티븐 킹의 어머니가 암으로 운명을 달리한 시기와 같다고 한다.
그래서 일까 이야기속 주인공 바튼은 시종일관 슬픔과 고통에 몸부림 친다.
사랑하는 아들 찰스가 뇌종양으로 죽은 후 슬픔을 겉으로 표현했던 아내 매리와는 달리 바튼은 안으로 삭히다 어느순간부터 머리속에서 아들과 함께하게 된다.
슬픔의 표현방식엔 여러종류가 있겠지만 바튼이 택한 방식은 누가봐도 억장이 무너지는 방식이 아니였을까.
차라리 매리처럼 울고 악쓰며 몇날 며칠을 표현 했더라면...
만약 그랬다면 이야기는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고속도로가 생긴다는 이유로 평생을 살아왔던 집에서 쫓겨나고, 마을이 사라지고...
사람이 편해지기 위해 어쩔수 없이 행해지는 일.
문명이 발전함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편리함을 누리고 있지만 그 뒤에는 이런 아픔이 분명 존재 한다.

스티븐 킹이 러처드 바크만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로드 워크!
갑작스런 별거와 너무 빨리 홀로서기를 하려하는 매리의 모습에 깜놀!
나였더라면 남편과 조금 더 격렬하게 싸우고 더 찰싹 그의 곁에 버티고 있었을 듯 한데...
아마도 아이를 떠나보낸 후 부부에게 남모르는 균열이 생긴듯.
11월부터 1월까지 석달간 바튼의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시작으로 결국 그의 분노가 폭발하며 파멸로 치닫는 과정이 긴장감 있게 잘 그려졌다.
스티븐 킹 특유의 숨막히는 전개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그의 뒤를 쫓다보니 나에겐 석달이란 시간이 짧게 느껴졌지만 바튼에겐 길고 길었던 고난의 여정이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모든게 완벽했으나 뒷맛이 씁쓸하고 가슴에 욱신거림과 여운이 남은 '로드워크'
역시 스티븐 킹 이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