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1
조엘 디케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위스의 젊은 작가 조엘 디케르의
장편 추리소설을 소개합니다.

1권 591p, 2권 507p의 긴 이야기지만
정말 순식간에 끌려 들어가게 되는
흡입력이 대단한 작품이에요.👍

1975년 실종된 열다섯 살 소녀
놀라 켈러건의 시신이
2008년, 유명한 작가로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던 해리 쿼버트의 정원에서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놀라의 시신은
해리 쿼버트의 베스트셀러 초판 원고와
함께 묻혀 있었고
해리는 용의자로 체포되어 수감되지요.

해리의 제자인 마커스는
스승의 결백을 한치도 의심하지 않기에
33년 전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수사에 착수합니다.

더 이상의 스포는 금지🚫

아름다운 해안이 있는 작은 도시 오로라.
그 곳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모두가
의심스러워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 전개는
지루할 틈 없이 촘촘하게 이어지고
누가 범인일지 추리하며 읽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이 사람이네!' 하는 순간
그 때의 또 다른 인물 등장..
어? 하다보면 새롭게 펼쳐지는 사건..
긴장과 스릴, 의심과 확신,
극적인 반전까지
추리 소설의 모든 묘미가
매끄럽게 담긴 책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들이 그 사람의
전부일 수는 없다!!!
추리 소설의 주된 메세지이기도 하지요.
흉측한 외모에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
선한 얼굴 뒤에 위험한 욕망을 감춘 사람
벗겨지는 사건의 진실을 쫓아가다 보면
우리 안에 얼마나 많은 편견이 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파괴하는 사건,
그 절망 속에 찾은 희망과 사랑,
또 다시 찾아온 위기 속에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지켜주고 싶은 마음.

33년 전 그날의 진실은
씁쓸하기만 하네요...

너무 우울할 땐 책을 읽기도 힘들어요.
우울에 갇혀 허덕이던 며칠...
'나'의 마음에 집중하지 않고
책 속의 빠른 전개를 정신없이 따라가며
깊은 우울에서 잠시 빠져나올 수
있었네요~

우울하고 무기력할 땐 추리 소설!!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강추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욕 - 바른 욕망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걸작인가,
피하고 싶은 문제작인가?"

이 책을 완독한지 2주가 지났지만
쉽게 서평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네요..
저는 '공감의 걸작'과 '문제작'
사이 어딘가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었던 것 같은데...
서평을 쓰기 위해 다시 넘겨보니
피하면 안 되는.. 피할 수 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타인이나 사회와의 연결'을 중시하는
검사 히로키.
'타인이나 사회와의 연결'을 최대한
멀리하는 나쓰키.
다양한 사람들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과 연대하며 살아야 한다고 믿는
대학생 야에코.

세 사람 중 누구의 방식에 동의하시나요?

처음 몇장을 읽었을 때는
추악한 소아 성애자들의 범죄 이야기,
낯부끄러운 페티시즘을 감추며
은밀하게 욕망을 추구하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그런 단순한 이야기가 결코 아니네요..

'다양성'을 존중한다며 열린 사람인 척
하는 이들도 자신의 기준에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부류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사람들.
그들에게 다양성은 내가 인정할 수 있는
딱 거기까지로 한정 짓고
자신은 대담한 사람인 양 연기합니다.

자세히 돌아보면
우리 모두 그런 폐쇄성과 이중성을
갖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걸 받아줄 수는 없겠지요.
특히 자신의 성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법을 어기고 사회적 윤리를 헤친다면
그건 범죄이니까요.

하지만 이 책 속의 등장인물
사사키와 나쓰키. 모로하시를
비난할 수 있는가 라는 것은
깊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일 것 같아요.

남들과 다른 성적 욕망을 가졌다고해서
무조건 비난 받고 사회에서 격리해야 할
별종으로 취급받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들은 그저 외로운 사람들..
타인의 이해를 바라지도 못하는
그래서 숨죽이고 감추는..

사사키와 나쓰키가 죽지 않고
함께 살기로 결심했을 때,
그들이 느꼈던 안정과 위안이 공감됩니다.
세상 누구도 나를 이해 못한다고 느끼는
절망을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과 나누고 함께 서로를 공감해주는
힘 만으로도 살 힘을 얻을 테니까요.

사사키와 나쓰키의
가짜 정사 장면은 그래서
정말 아름다웠어요..
나는 이해받지 못하지만
타인은 이해해보려는 노력.
특이한 사람이 아닌 사람으로
그들 속에 섞여들고 싶은 마음 등이
드러난 장면이라 안쓰럽기도 했지요..

당신의 욕망은 正欲 (바른 욕망)입니까?
그 바름의 기준은 누가 정하는 것이며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말이
소외된 소수를 사회와 연결시킬 수 있는
마법의 문장이 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그런 열린 마음을 가졌을까요?

'이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띠지의 문장에 100% 공감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해지는 책.
독서 토론하고 싶은 책.

재미있게 읽고
깊이있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강추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서윤빈 지음 / 래빗홀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론상으로 영생이 가능해진
초고령화 시대.

'버디'를 새겨 아무것도 잊지 않고
'장기 임플란트'로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세상.
하지만 그 젊음을 유지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듭니다.

장기 임플란트 구독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결국은 부자들이 더 젊게 오래
살 수 있는 세상이지요.

주인공 유온은 죽음을 앞둔 이들의
애인이 되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죽음의 순간 곁을 지켜주는 '가애'로
돈을 벌어 자신의 임플란트 구독 비용을
감당하며 살아갑니다.
죽을 이의 애인이 되어주는 건
사랑해서가 아니라
조금 더 오래 살기 위해서지요.

사랑보다는 생존이 우선시 되는 사회,
영원히 살 수 있게 된 세상에서
사랑은 어떤 모습일지 그려보게 됩니다.

100년을 산 사람도 죽음 앞에서는
두렵고 아쉬워지고
평생의 기억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삶의 무게는 무겁기만 합니다.

한정된 생애 속에는
사랑하고 사랑 받았던 기억으로
힘을 얻고, 후회없이 죽기 위해
더 열심히 사랑하지만
생존을 연장하기 위해 사는 삶 가운데
사랑의 가치는 퇴색되고 말지요.

사랑 없이 얻은 영생..
삭제되지 않는 기억 속에 갇힌 삶..

삶의 저녁을 맞이한 연인들의
사랑 없는 밤의 시간.

쓸쓸하고 서늘한 이야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지음 / 달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지난 2주 동안..
몸 여기저기에 염증이 생겨 괴롭고
왼쪽 팔에는 테니스 엘보가 와서 힘든..
내 몸의 소리에 집중하며 보냈어요.
평소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내 몸의 일부들에서 통증이 느껴질 때
마음도 함께 무기력해졌지요.

오른손잡이인 내가 왼팔의 통증 때문에
생활이 이렇게 힘들고 불편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나의 왼팔이 그간 참 많은 일을
해 왔구나 새삼 실감했습니다.

제목만 보고 블라인드 서평단
신청을 했다가
'조승리' ? 누구지 하며
책을 펼쳤다가 아리고 쓰린 마음
감당할 수가 없어서 많이 울었고
울면서 그녀의 삶을 생각했어요.

시력을 잃게 되는 절망 앞에서
부모의 도움없이 홀로 세상에
서 있어야 한다는 비극 앞에서
어린 그녀가 느꼈을 고통과 참혹함을
우리는 짐작도 할 수 없고
감히 위로도 하면 안 된다는 것!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보면서
내 처지를 긍정하는 것이
얼마나 찌질하고 못난 짓인지 알면서도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며
내 몸과 마음의 작은 상처와 고통들은
아무것도, 별 것도 아니구나..
결국은 나를 생각하고 맙니다.

힘들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긍정의 기운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그녀.
인생의 모든 지랄맞음의 순간들을
불꽃 축제로 만들어
삶을 환하게 밝히는 그녀.
동정도 연민도 그녀에겐 어울리지 않네요. 그저 존경할 수 밖에요..

'한 떨기의 꽃'이 되려는 그녀.
이름처럼, 타인의 기준이 아닌
그녀만의 승리를 이루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그녀의 이야기를
오래 듣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갈아 만든 천국
심너울 지음 / 래빗홀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갈아 만든 천국 》

-출판사 소개글-
현실보다 더 리얼한 판타지! 심너울의 21세기 마법 사회 풍속도. 내 모든 걸 갈아 넣었지만 나는 초대받지 못한 당신들의 천국.

마법 SF라니...신기하네..하며
서평단 신청했는데...
너무 재밌고 깊은 울림이 있는 책이었어요.

최소한의 마법을 가진 인간들과
탁월한 특급 마법을 가진 소수의 인간들이 함께 살아가는 21세기
대한민국.
마법은 재능과 노력으로 키울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날 때부터 타고납니다.
그 마법의 등급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는 세상이지요.

타고난 마법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나
품위 있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마법과는 거리가 먼 흙수저 집안에
A급 마법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
그들의 세상은 시작부터가 다릅니다.

장기를 매매하듯
마법의 근원이 되는 역장을 사고 팔고
역장 때문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간들.

현대 우리 사회를 신랄하게 보여줍니다.

타고난 집안과 능력에 따라
출발선이 달라지고
타고난 능력으로 혹은
그 능력을 사서라도
위쪽으로 올라가려고
발버둥치는 인간들의 욕심이
어떤 비참한 결과를 가지고 오는지..

꾸준히, 성실하게 라는 진리가
통용되지 않는 비뚤어진 사회는
모든 걸 갈아 버려
형체도 알 수 없고
끈적하고 축축한 세상일 뿐이네요.

마법의 힘을 절대시하는
어른들의 뒤틀린 욕망에
끌려다니고 파괴되는 아이들의 모습은
공부와 성적을 우선 가치로 두는
지금의 우리 모습과 같아 보여
씁쓸하기만 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천국은 뭘까요?

누군가가 세워 준 천국 말고
나만의 천국을 만들어가는 세상이
되면 좋겠어요.
공부가 부족해도 돈을 못 벌어도
내 능력에 맞게 내가 좋아하는 일에
만족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지지해주고 인정해주는 세상.

갈아서 흐물흐물해진 늪 같은 천국에
발 들이지 않고
단단한 형태와 색을 가진 온전한
나만의 천국을..
우리 아이들이 만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시간 순삭-
스토리가 탄탄하고 재미가 있는 책!!
2편이 나오면 좋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