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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에 합당한 우리 연애 - 박화성과 박서련의 ㅣ 소설, 잇다 6
박화성.박서련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10월
평점 :
《정세에 합당한 우리 연애》
'시대를 관통하는'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작가정신 의
#소설잇다 시리즈.
박화성...낯설다..
1903년 목포에서 태어나 일본 유학까지 한
엘리트 신여성으로
박화성의 《백화》는 여성 작가 최초의
장편소설로 기록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장편 17편, 중단편 60여편을 비롯해
희곡, 동화, 수필, 평론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작품을 남겼다.
1988년 85세로 타계했고,
1985년까지 단편을 발표했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작품을 남긴 작가를
처음 들어보다니..내 앎의 깊이는 여전히 얕다.
이 책에 실린 3개의 단편
<하수도 공사>, <홍수 전후>, <호박>은
지금 시대에도 전혀 위화감 없이 읽힌다.
1930~40년대의 시대상을 여실히 드러내고
가난과 일제의 폭압에 쫓기며 살아가던
서민들의 고통과
개선의 의지를 가지고 투쟁하던 사람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프롤레타리아 계급의식, 리얼한 농촌 묘사,
민중 운동 고취 등의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박화성의 작품들은 강력한 가부장의 권한 아래
희생되는 여성들의 삶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고집스럽게 모든 것을 장악하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그악스럽게 반항하는 여성,
계급 격차 따위는 무시할 수 있는 여성,
추진려과 행동력이 돋보이는 여성을
그려냄으로써 여성이 쓴 계급문학의 흐름을
잘 잡아내고 있다.
박화성의 <하수도 공사>를 토대로 쓴
박서련의 <정세에 합당한 우리 연애 > 또한
현재의 여성들의 고민과 한계, 여성들의 인권과 권리, 퀴어에 대한 편협한 시선들을 다루며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남성중심 사회에 대해
비판적인 물음을 던진다.
<하수도 공사>에서 던져진 질문..
"우리의 연애가 정세에 합당하다고 생각하오?"가
백 년의 시간이 흐른 뒤
"정세에 합당하지 않은 연애 같은 건 세상에 없어요."(202쪽)로 답해지며
시대를 관통해 다시 살아나는 이어짐을
잘 표현했다.
과거와 현재의 입체적인 잇기..
박화성과 박서련..
멋진 작품이다.
소설, 잇다 시리즈를 다 읽어보겠다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