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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찌와 마지막 3일 ㅣ 읽기의 즐거움 41
조은진 지음, 이지오 그림 / 개암나무 / 2023년 4월
평점 :
<하찌와 마지막 3일> 이라는 책. 표지그림 없이 그냥 제목만 생각하면 하찌는 왠지 강아지일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하찌는.. 할아버지였다. 그제야, 이 책의 표지가 눈에 들어왔고.. 읽기도 전에 눈물이 핑 도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에서 하찌는 치매에 걸린 하찌였다. 그래서 유하는 궁금하다. 왜 하찌가 지어준 이름인 내 이름도 잊고, 하찌의 꿈도 잊었는지. 석 달 전에 유하가 하찌를 데리고 나갔다가 잃어버린 일이 있었는데, 그 며칠 뒤 하찌는 요양 병원에 들어갔다. 그것도 유하는 자기 때문인 것 같아서 하찌에게 미안했다. 그리고, 하찌는 요양 병원에서 돌아가셨다.
<하찌와 마지막 3일> 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하찌와 유하의 이야기 끝에 하찌가 돌아가시면서 끝이 아니라,
하찌가 돌아가시면서 하찌와 유하의 3일간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마을 사람들 모두가 함께 준비하는 전통장례식에 대해 잘 보여주고 있다.
병풍 뒤에는 하찌가 누워있고 / 화환이 오고 / 검은 한복을 입고 / 육개장 상차림을 하고 / 수의를 입은 하찌의 입관식을 하고 / 3일째 되는 날, 하찌는 상여에 실리고 / 영정사진을 들고 / 종소리와 함께 노래를 하고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어허, 어허) / 49재를 지내고.
사랑하는 아빠가 죽는 건 상상하기도 싫지만, 하찌의 죽음을 보며 이별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온다는 것을 알았다. 점심시간이 되면 모두가 급식을 먹는 것처럼, 죽음은 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 책은 아이가 죽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누구나 태어나고 / 누구나 죽는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삶의 진리이며,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것. 아이에게 죽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내용도 좋았지만, 특히 그림은 여운이 많이 남는다. 유하와 하찌와의 그간의 시간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 유하는 하찌의 추억을 안고 좋은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다. 하찌의 죽음에 대해 마냥 슬퍼하는 모습이 아니라 그 추억을 생각하며 웃으며 하찌를 보내주는 유하의 모습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모두와 좋은 추억을 많이 쌓는 인생을 산다는 것.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