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생 이묵돌 작가가 쓴 자기세대 에세이다. “90년생이 온다”는 책이 기업의 인사팀에 있는 회사원이 쓴 글이라면 요즘 청년들을 이해하기에 이만한 책이 있을까싶다. 바다에 산재하며 각각의 독특성을 지닌 다윈이 관찰하였던 갈라파고스 제도를 90년대생들의 특질로 해석하고 있다. 90년대생들은 그런대로 갖춰진 환경 속에서 성장하여서 실패에 대한 경험이 별반 없었기에 혹여 실패의 나락으로 빠져들까 두려움을 강하게 가진다고 한다. 그래서 쉽게 도전하고 극복하기보다 계산하고 뒤로 물러나고 또 물러나면서 심한 경우 자기 방에 매몰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들을 탓하기 민망하게도 90년대생 열에 하나 정도가 정규직에 서 생활하고 있다고 하니 상황의 곤궁함이 심각하다. 정규직을 찾아 열심히 달려가는 것도 희망고문이며 고정적 알바를 구하는 것도 그러고 싶다기보다 어쩔 수 없는 최선일 수 있어 청년들의 고뇌를 느끼게 한다. 효율의 극대화로 다국적 기업의 확장으로 일자리는 점차 줄어들고 국내의 기업조차 자동화와 기계화로 더욱더 일자리가 말라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점점 각자 도생의 길로 사회를 원망하는 청춘들의 항변을 어떻게 받아 안아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필자도 시도해본 스타트업 기업조차 대박 아이디어로 성공초기에 기업인수의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생존의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싶다. 이묵돌 작가는 오늘도 글을 쓰면서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창업경험의 부채를 갚으면서 한걸음 한걸음 재기의 날개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청춘이 아름다울 수 있도록 사회적 격려와 기회제공이 필요하다.
김혜진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우리네 삶이 너와 나의 관계이지만 소설 속에 상대에 대한 자세한 관찰과 심리묘사를 담아내는 글은 쉽게 만나지 못한다. 같이 살았던 동성 연인에 대한 묵혀왔던 감정을 하나씩 꺼낸다. 자기중심으로 돌아가기 쉬운 현실에서 반추하며 너를 사고하는 것은 마치 바둑의 복기처럼 성찰의 효과가 있다. 또한 막연히 자신을 비난하지 않고 저와 나의 형편을 중립적으로 보게 하고 때로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으로 수용하게도 된다. 내가 아닌 너라는 생활이 또하나의 타인의 해석을 생각하게 한다.
불륜, 외도와 관련한 주변이야기를 비롯하여 욕망의 전개, 부부 관계 역학 등을 다각도로 담았다. 외도가 확인된 후 고통 속에 사는 이들, 재건하여 사는 이들, 새로운 모험의 단계로 나아간 사례를 마지막으로 정리하고 있다. 부부가 전통적인 독점관계나 비독점적 열린 관계로 사는 모습도 보여준다. 심리치료사인 저자는 자신의 임상사례를 가지고 설득력있게 주제를 풀어내고 있다.
이묵돌의 수필을 읽었다. 특이한 작가의 이력에 끌려서 소설을 보며 이어 에세이 책을 폈다.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열어가는 속에 연애 이야기가 초점이다. 어쩌면 아무것도 숨길 수 없는 관계가 애인 사이일테니 치열한 열정쏟기와 의도하든 않든 그 보상이나 피드백을 확인할 것이다. 필자도 그러한 지난한 경험을 얘기하고 있다. 결정적인 싸움과 명확한 단절이 표현되었어도 하룻밤이 지나면 카타르시스가 된 것처럼 복원된 관계가 만들어진다. 끊임없이 싸우고 화해하며 서로 성숙해가는 젊음을 보았다.
고양이의 도도함으로 처세의 방법을 찾는다. 집착하지 않고 나름의 여유로 자기중심을 잃지 않는 길을 유머러스하게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