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자 시인의 동시집이다. 아이들의 가벼우면서 유쾌한 장난기, 그리고 한번쯤 해보고 싶었던 시도를 무심하게 그려넣고 있다. 마치 아이의 머리로 잠시 들어갔다 나온듯 바람처럼 훅 하고 한편의 글이 시로 변한다.
로빈 쿡의 소설을 처음 만났다. 의료계의 이해관계 충돌을 배경으로 외국인의사를 고용한 회원제 법인병원과 백인 개업의 간의 싸움이 에볼라 바이러스를 매개로 전개된다. 의사이자 역학연구원 마리사 블루멘탈과 의료인 정치활동위원회 조슈아 잭슨 회장 및 해버링의 쫓고 쫓기는 긴박함이 생생하다. 광고처럼 코로나를 쓰기엔 다소 오버된 느낌이다.
한이 맺힌 실화들을 이문영 기자가 각 사연의 풀이에 맞게 소개하고 있다. 삼성서비스지회 비정규직의 처절한 삶의 모습, 알바 청년들이 탐욕의 끝까지 내몰리는 현장, 폐광과 철거지역에서 갈 곳 없이 버티는 사람들, 이주노동자들에게 가해지는 몰염치와 미성숙에 더해진 악마성 등이 도드라지게 표현된다. 그리고 있어선 안 되었던 세월호 참사의 2014년 4월 16일 현재 시각의 국가기관에 살려달라고 요청하는 기록이 소름돋게 전해진다. 한의 역사는 위로받고 치유되어야한다.
김봉곤 작가의 책을 처음 접했다. 자신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가 이성애를 서술하고 있다면 김봉곤은 동성애를 하고 있다는 것이 다를뿐이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름을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데는 또다른 거리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제목처럼 시간이 흐름을 따라 연애사가 전개되는 흥망성쇠를 보여준다. 청년의 감성으로 작가적 취향으로 데이트장소나 여정의 느낌도 조금은 더 섬세하고 삶의 내면을 찾으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는 일은 역시나 득도의 과정인 것 같다.
임시 계약직 노인장 조정진씨의 삶이 서술되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일, 경비업무가 실제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아파트 경비하는 분의 노동의 가치가 참으로 가사노동처럼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것임을 느낀다. 또한 그 노동의 강도가 대가에 비해 너무 과중해지고 있음도 실감하게 되었다. 일고의 배려도 존중도 없이 차갑게 진행되는 임계장들의 노동에 이 책을 통한 정서적 공감과 경제적 지원을 위한 합리적 방안이 나왔으면 한다. 한편으로 60대 노인빈곤의 문제가 더 빠른 속도로 개선되어 노동의 압박에서 조금은 벗어날 숨통이 마련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