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 작가의 소설을 처음 접했다. 카네티, 존 레넌, 체 게바라가 구체적 역사기록과 함께 등장하여 재미를 더한다. 전쟁이 얼마나 절망에 빠지게 하는지를 골짜기에 잠든 자라는 랭보의 시가 보여준다. 카네티를 중심으로 그의 연인 마르타, 마르타의 아버지 랭보, 마르타의 어머니 아비시니아 여성, 마르타와 낳은 딸 티나에 대한 이야기가 잡힐듯 말듯 전개된다.툰드라 40여일 해가 뜨지 않는 북극 가까운 지역의 어둠 속의 평온에 대한 이야기는 소설 속 선물이다. 인생은 영혼의 깊이가 공간의 깊이와 만나는 장이다.
구병모의 장편소설, 짧은 글이든 긴 문장이든 구병모는 맛깔나고 잘 짜진 단어를 선택한다. 네 이웃의 식탁은 너가 아닌 숫자 4로 보여딘다. 넓은 원목 식탁에서 벌어지는 세 아이를 갖기로 서약하고 입주한 가정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나 한국사회라는 공간은 자녀라는 조건으로 제약되거나 한계지워지지 랂는다. 오히려 육아와 생계하는 구속으로 삶의 방향을 어디로 가져가야 할지를 고민하게 한다. 네 가정이 함께 뭉쳐지기 보다 눈치보며 공동체를 위해 견뎌야하지 않을까 하는 불편함이 더 리얼하게 느껴진다. 이웃이 된다는 것, 되어준다는 것은 쉽지 않다.
정세랑 작가의 환타지 멜로 친환경 소설이다. 김영하의 작별인사가 아동 로봇을 상정했다면 여기는 외계인을 등장시켜ㅛ다. 그리고 우주인과 지구인이 소통하며 전우주계의 평화나 소박한 사랑을 키워간다. 한아의 엄격하고 정성을 다한 환경보호 마인드와 경민으로 분한 외계인의 노력이 마치 미래사회를 버는듯 자연스럽다.
렙 질레 대사제의 예수님에 대한 명상록이다. 깊이있는 묵상 속에서 뽑아나온 정수를 담은 느낌이다. 너는 내 것이라는 강한 끌림으로 주님은 신자를 이끌고 계시며 여전히 온전한 성화로 초대하신다.
김연수 작가의 소설집이다. 다소 철학적이고 심미적인 전개를 보인다. 잔잔하면서도 깊은 성찰을 일으키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쓴 단편들이어서인지 현재를 담담하게 안으려는 의지가 돋보인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이기에 지금 이순간을 그대로 바라보고 생을 살아가야한다. 과거에 벌어진 고통을 처절하게 절절하게 소화하는 것도 현재이지만 또다르게 열려진 미래를 생각하면 그 연결을 끊고 새로이 현재를 보고 내일을 설계해야 할 사람도 자신이다. 세상을 품고 나아가 보려는 사람에게 유익을 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