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명의 고구려7권을 오랫만에 읽었다. 소수림왕 고구부가 동생 고이련에 태왕의 일을 맡기고 떠난 후 이련은 변국을 통해 내치를 맡기고 정벌 시대로 나아갔다. 백제 부여수와의 전투는 부여수의 차자 우치의 계책 서른 척의 배로 인해 패배했다. 이후에도 거란정벌, 연 모용수와의 싸움도 형 고구부의 더 큰 그림의 야만족 포용정책으로 본인은 별 소득없이 돌아왔다. 그러나 이련은 돌지와 울루라는 명장과 용맹한 부대 이천명을 만들어 강국의 기틀을 만들었다. 동이족, 주나라 보다 앞선 은나라의 전통을 따르는 글자문명도 은의 본거지 탐험과 규명으로 돋보인다.
세상은 여성에게 인생의 숙제는 결혼과 육아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흘러가는대로 마냥 놓아둔 삶은 무미건조하고 메마를 수밖에 없다. 철민과 아주 오래된 연인을 끝내고 삶을 관찰하고 글로 표현하는 의미를 찾은 유나를 본다. 또한 계속 뒤로 미뤄두었던 그리기를 다시 잡은 미경의 삶을 부러워하세 된다. 더하여 육십줄의 나이에도 기타를 잡은 유나 엄마의 멋짐도 돋보인다.
한수의 자식임을 여친에게서 듣고 자기정체성의 혼란 속에 나가노로 가 파친코장에서 16년간을 반 노부오로 살았던 노아는 선자와 한수의 방문으로 자살한다. 모자수는 고로 밑에서 점점 성장하고 그 아들 솔로몬도 콜롬비아대학을 졸업하고 영국계 은행에 취업하지만 작은 일을 핑계로 해고되고 좌절을 경험하며 파친코장으로 진로를 정한다. 재일조선인의 꿈을 키울 장은 만들어지지 않고 갖은 편견과 혐오를 싸안는 파친코로 향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 안타깝다.
이민진 작가의 일제시대 조선인들의 생존역사 기록이다. 소설 속에 아버지 훈이, 엄마 양진, 딸 선자는 일제강점기 속에 영도에서 오사카로 넘어가며 대부업자 고한수와 목사 백이삭과 관계가 만들어지고 시숙 백요섭과 동서 경희를 만난다. 한수의 집요함 속에 선자가정을 뒤에서 줄곧 지원하면서 이야기는 이어간다. 오사카지역에서 모멸감을 느끼며 살아간 조선인의 역사가 전개된다.그러나 선자, 노아, 모자수는 생존력있게 굽히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