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상품 -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히트상품의 비밀
김방희 지음 / 토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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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산다고 생각하지만, 수많은 환상 속에서 살아간다. 핸드폰도 같은 가격에 더 좋은 성능​의 제품이 있더라도 '애플'의 아이폰이 자신을 더 트렌디하고 힙한 사람으로 보여줄 것이란 무의식에 구매한다.

같은 우유가 몇천 원 비싼 가격에 판매되더라도 무항생제, 동물 복지 등의 문구로 치장된 우유를 구매하면 환경과 나에게 더 도움이 되고, 더 비싼 가격이지만 세상을 위해 더 이로운 판단을 한다는 '환상'을 우리에게 입혀준다.
정기적으로 여행을 다니는 자기 모습이 다른 이들에게 바쁘지만, 삶에서 여유를 즐길 줄도 아는 사람으로, 그리고 이 정도 소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중산층 이상의 사람으로 비친다고 생각하고 영화는 그 자체로 다른 시간과 다른 세상에 온 듯한 환상을 보여준다.
심지어는 조금 빛나고 단단할 뿐인 돌멩이에 영원과 사랑의 의미를 담아 천문학적인 가치로 거래하고, 선물한다.

"이 책은 환상이 어떻게 이 시대 상품의 본질이 되었나를 다룬다. 소비자는 더 이상 품질과 실용성만 따지지 않는다. 실체와는 무관하게 이미지를 소비한다."

책에서는 이처럼 본연의 가치보다 훨씬 높은 가격임에도 저렴할수록 판매량이 오른다는 경제학의 기본 원리에서 벗어난 '환상 상품'들을 나열하며 이들이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환상'을 심어주었는지, 그리고 이 환상이 다른 경쟁 제품들에서 어떤 특별한 이점을 만들어내고, 좁히지 못할 간격을 벌리게 하는지 이야기한다.

"모든 종교는 그것을 필요로 하는 신도에게 환상을 채워 주는 기능을 한다. 사이비나 이단, 심지어 극단적 종말론마저도 비슷한 기능을 한다."

책에서 이야기되는 환상 상품들은 과거의 '종교'를 향하던 믿음과 비슷한 형태를 띤다. 종교를, 그리고 신을 믿으면 천국에 가고 삶이 행복으로 가득할 것이란 상상처럼, 상품들을 구매하면 삶이 더 행복해지고, 나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달라질 것이며, 내가 해당 상품이 가진 이미지에 어울리는 자신감 넘치는, 트렌디한, 매력 있는, 섹시한 사람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런 환상 상품을 파는 수많은 기업이 있다. 그리고 그 기업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환상을 만들어내고, 이 책은 그런 환상들에 대해 하나하나 파헤쳐 독자들에게 설명한다.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특별한 것으로 탈바꿈시키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읽어보고, 영감을 얻지 못했다면 얻을 때까지 반복해서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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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불편러 시대 속 자화상 - 잿빛 도시를 넘다
박순붕 지음 / 메이킹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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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불편러' 딱 읽어보면 몹시 깐깐하고 미간에 힘이 빡 들어가있는 사람의 얼굴이 떠오른다. 생각하기만 해도 가까이 했다간 내게 직접적으로 하는 말이든 다른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이든 그들의 입에서 쏟아져나올 온갖 불편한 것들, 불만거리들에 진이 빠져버릴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면 발명가들은 생활속의 눈에 띄지 않는 것들에서, 일상적으로 여기는 것들에서 불편함을 유난스럽다시피 찾아내어 이를 개선해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다. 그러면, 이 삶에서 유난히 툴툴거리고 불만거리를 쏟아내는 '프로불편러'들은 어찌 보면 우리 삶을 더 쾌적하게 만들 수도 있는 단서를 주지 않을까?

이 '프로불편러 시대 속 자화상' 책은, 이와 비슷한 생각에서 출발한 박순붕 작가가 자신의 삶에서 불편하다고 느꼈던 문제들을 되짚어보며 어떻게 해야 더 나은 삶을, 더 좋은 관계를, 더 이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 깊이 사유하는 이야기다.

박순붕 작가의 회고는 시간순으로 진행된다. 초반부의 그의 학창시절에 대한 기억은 00년생인 내겐 '라떼는...' 하면서 들어보았던 매질과 돈(촌지)이 현란하게 오고가는 그런 시절이다. 당시의 불편하고 불합리하던 때를 떠올리던 작가는 지금은 교권과 인권에 대한 이야기로 역학관계가 뒤집혀버린 지금의 교육 현장에선 '교사와 학생'으로 이분법적으로 보고 어느 한쪽에 힘을 실어주는 식의 규제와 교육이 필요한 게 아니라, 교사와 학생 모두 같은 인간으로 동일한 인권을 가진 사람으로 서로를 배려할 수 있는 인권교육이 입시를 위한 공부 이전에 선행되는 것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라 이야기한다.

그리고 다음으로 이어진 그의 직장생활도 파란만장(?)하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작가는 여러 건설사들을 다니며 정말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 다양한 인간 군상들 중에, 꼭 주변인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인간 한 둘은 끼어있는데, 이들이 어떻게 피해를 주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비슷한 직장 상사들에게 시달리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적잖은 위로와 나름의 해결 방법도 제시한다.

'프로불편러'들이 꼴뵈기 싫고, 징글징글하다 해서 피하기보단 조금의 노력을 더해 이들을 안타까운 사람, 관점이 다른 사람으로 한결 덜 열내고 볼 수 있게 해줌으로써 삶의 쓸데없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인상적인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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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는 예뻤다 - 그저 행복한 셀렘의 시간, 몽골 90일
안정훈 지음 / 에이블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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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훈 작가님의 아프리카 여행기를 담은 [아프리카 이리 재미날 줄이야]뒤에 이은 몽골에서의 3개월 여행기가 담긴 3번째 여행 에세이, '고비는 예뻤다'.

지난 책에서도 내가 아프리카를 직접 간 듯한 기분을 주는 생생한 묘사와 아름다운 사진들, 그리고 어디서 알아내기 힘든 여행 꿀팁들이 가득해 너무 재밌게 읽고 주변의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친한 형에게 책을 선물로 주었는데, 이번에는 몽골에서의 여행이라니. 여행광 형이 좋아할 만한 책이 또 늘어 책을 받자마자 설렜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

보이는 것만큼 느낀다.

느끼는 것만큼 만족한다.

이 책을 읽고 가면 남들이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공감하게 될 것이다." 


안정훈 작가님은 여행을 다니며 여행 내공과 함께 사진과 글 실력도 내공이 엄청나게 쌓이고 있는 게 느껴진다. 책을 읽고 있으면 작가님 특유의 위트와 재치가 책에 녹아들어 재미있는 아버지 친구분과 농담 따먹기와 여러 이야기를 들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기분이 든다. 더군다나 이전 책에서도 강하게 느꼈듯이 책은 실제로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경비 부담을 크게 줄이고, 여행지를 200%, 300% 즐길 수 있는 실용적인 정보들이 한가득 담겨 있어 책 가격보다 압도적으로 큰 도움이 되어 좋았다. 


"자유여행을 많이 해봤거나 젊은 사람들은 몽골 관련 카페에서 동행을 구하고 현지 여행사를 선택해 여행을 하기도 한다. '러브몽골'이란 카페가 대표적이다." 


나보다 세상을 두 배 이상 살아온 분께서 이렇게까지 청춘다운 여행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나도 삶을 만족스럽게 살기 위해서 어떤 것들을 해야 할까 진지한 고민도 함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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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옆집 가게가 문을 닫았습니다
부자형아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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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자영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정말 공감하며 읽었다. 여느 경제경영 카테고리의 자영업에 대한 책들보다, 이상적인 꿈을 심어주는 이야기들보다, 이렇게 자영업을 시작했을 때 마주할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처절하고, 무거운 이야기가 자영업과 독립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 지금 시기에 정말로 필요한 책이라 생각된다.

-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은 좌충우돌 이야기
- 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실패를 피하는 방법
-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들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노하우

책은 한 가족의 가장이자, 직장인으로 일하다가 코로나로 인한 직장의 타격과 직장 일로는 경제적 자유를 이루지 못할 거란 회의감에 반찬가게로 자영업을 시작하는 주인공 '수호'를 중심으로, 자영업을 열심히 꾸려나가면 벌어지는 사건들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느낀 점은, 자영업은 정말 약육강식에 모르면 착취당하고 뜯어먹히는 잔인한 세상에 홀몸으로 던져진다는 것이다. 모르면 모르는 만큼 돈을 더 쓰게 되고, 무언가 조금이라도 행동을 하면 주변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포식자들이 돈을 뜯어먹고, 심지어는 통째로 집어삼키려고 슬금슬금 다가온다는 것이다.

''나는 정말 아빠로서 자격이 있을까?''

이 책은 그저 자영업을 꾸려나가는 이야기로 볼 수도 있지만, 조금 더 디테일하게 보면 아무런 경험도, 지식도 없이 열정과 꿈만으로 자영업 세계에 발을 내딛은 주인공 '수호'가 자영업을 하며 어떻게 세상에게 갈려나가며 세상을 배우고, 사람에게 데이면서 사람을 배우고, 그렇게 지쳐서 너덜너덜해지는 자신을 보며 스스로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는지 자세하게, 그리고 생생하게 보여주는 소설이다.

[오랜만에 피우는 담배에 정신이 몽롱하고 어질어질했다. 하얀 연기와 함께 저절로 혼잣말이 나온다. "하... 이건 아닌데..."
반찬가게를 시작한 지 두 달이 되어가지만, 수호는 여전히 새벽 4시에 일어난다.]

정말 공감가는 자영업자이자 가장인 '수호'의 이야기와 자영업에서 실용적인 지식들도 너무 많이 담겨 있어서 주변에 자영업을 하겠다는 친구나 이미 하고 있는 사람이더라도 재미 뿐 만 아니라 공부까지 할 수 있도록 선물하기 너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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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밑의 들꽃 - 삶이 그러하여도 잠시 아늑하여라
김태석 지음 / 좋은땅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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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읽기 정말 편하고, 가슴 속으로 깊이 녹아드는 시집이었다. 


살다 보면 힘든 상황은 반드시 마주한다. 아니, 사실 항상 힘들지만 때때로 맞이하는 행복한 상황들로 힘들고 지치는 일들을 잠깐씩 잊으며 버티고, 그렇게 얻은 기력으로 다시 고통 속으로 제 발로 뛰어든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우리는 항상 지치고 힘든 삶을 살아간다. 


"외로움 때문에

괴로움을 곁에 둔다는 것은 이 얼마나 멍청한 짓인가" 


아무리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고, 세상의 순리를 이해하려 해도 마음 자체가 너덜너덜해지는 건 어찌할 도리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도, 일상을 벗어나 자유로운 순간을 맞이해도 마음이 하루아침에 깨끗하게 낫는 것이 아니니까. 


이 시는 그런, 마음 깊이 무거운 피로와 아픔을 지니고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시다. 표지 속 꽃밭처럼, 책 안에 담겨 있는 시들은 우리가 딱딱하고 차가운 일상을 잊고 포근하고 안정감이 드는 힐링과 위로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독자들을 품는다. 


"어설픈 매듭은 풀리기 십상이고

풀린 끈은 밟히기 마련이다" 


일상적인 문체로 말을 전하는 시의 매력이 넘치는 것은 물론이고, 이와 함께 어우러진 감성적인 사진들은 시와 예술적으로 어우러져 마치 사진 속 풍경의 공기가 피부에 닿고, 풍경의 냄새가 콧속에 머무는 듯한 기분까지도 전해준다. 


빨리 읽으려 한다면 순식간에 읽을 수 있고, 시와 사진의 풍미가 마음에 들어 천천히 음미하려 한다면 하루 종일도 곱씹어가며 읽을 수 있는 시집이다. 고작 책 한 권의 가격으로 내일을, 그리고 앞으로도 이어질 일상을 견뎌낼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발밑의 들꽃'과 같은 책들의 장점이자 매력이라 이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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