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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 이전 놓치면 평생 아쉬운 미술 공부
이유미 지음 / 좋은땅 / 2024년 10월
평점 :
나는 '창의적'으로 해보라는 말이 그렇게 싫었다. 학교에서는 창의력은 커녕 항상 시키는대로 공부하도록 그렇게 긴 기간동안 교육이자 세뇌를 시켜놓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다 잃은 이제서야 대뜸 창의적으로 하고, 내 소신대로 살라니. 심지어 어떻게 하는 건지, 그게 어떤 것인지 물어보려 해도 막무가내로 노력해보라는 이야기 뿐이었다. 마치 팔다리를 다 잘라놓고 도망가라는 흉악범을 보는 느낌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향이 커요. 그리고 표현이 서툴면 자연스럽게 소통 능력이 떨어지죠. 그래서 9세 이전 시기에는 생각을 그림으로 그려내며 표현력을 기를 필요가 있어요."
그렇다.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도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런 교육이 없다면 그저 남들이 좋다고 말하면 그대로 따라가고. 주변인이 이렇게 사는게 좋다고 이야기하면 그렇게 살 뿐인, 공허한 기계가 되어버린다. 이 책에서의 '미술 교육'은 아주 간단하다. 지극히 어린 시절 부터 아이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손으로 표현하는 것부터 시작해 '나'에 대해 인지하게 만들고 조금씩 자신의 생각과 감각을 깊이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나간다. 이렇게 감각을 기르기 가장 적절한 시기에 다져진 자기 인지와 '감성 체력'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자신의 의지를 세상에 표현하며 이를 위해 참고 버티는 능력까지 인생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끼친다.
"부모의 바람, 사회적 시선에 아이들을 가두지 마세요.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을 선택할 자유를 주세요."
나는 학창 시절에는 아직 꿈이 없었다. 좋아하는 일도 말초적인 자극을 주는 게임 뿐이었고, 그 외엔 모두 부모님과 선생님,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에 따라 공부를 해야 하고 공부하고 싶은 게 없어도 일단 대학은 가야 하는 그런 삶이었다. 하지만 당시 공부에서도 주변 친구들 중에선 자신에 대해 잘 알고 그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목표로 가진 아이들은 열정과 끈기, 심지어 공부 효율에서도 나와 달랐다. 그런 때를 경험한 적이 있는 나로썬 부모가 아무리 아이에게 선물하고 싶은 많은 것들을 다 해줄 순 없더라도 자신의 꿈과 재능을 알 기회를 줄 수 있다면 그보다 큰 선물이 있을까 싶다.
다시 정리하자면 이 책을 쓴 이유미 저자님의 미술 공부는 아이가 그림을 그리는 삶을 살기 위한 입시 공부의 사전단계가 아니라, 자신을 인지하고 자기를 표현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기본 소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