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통행증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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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으스스하고 읽고 나면 여운이 길게 남는 괴담책. 이 책을 처음 만난 건 얼마 전 한 교보문고 매장을 들렀을 때다. 표지부터 예사롭지 않았는데 시리즈로 여러 권이 나열되어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소장 욕구가 샘솟게 만들었다. 그 많은 이야기들 중에 '영혼 통행증'을 읽게 되었다. 일명 '미미 월드'라고 작가 미야베 미유키 세계관을 일컫는 말이 있는데 이 '미미 월드'에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다고! 나는 이 책이 미미월드 입문책이었는데 다양한 장르의 미스터리 소설 여왕이라고 불리는 데에 대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현실과 미스터리, 판타지와 미스터리, 동화와 미스터리. 지금까지 다양한 미스터리가 곁들어진 이야기들을 읽어보았다면 이번에도 조금은 독특한 소재. '미야베 월드 제2막'은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일본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다소 나오는 편이다. 그 점이 처음엔 좀 어색하거나 어렵게 느껴질 것 같았다. 단어가 생소한 것이 몇 있기는 했지만 마치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 한 편을 본다고 생각하고 상상하면서 읽으니 그림이 그려졌다. 에도시대 배경이라 일본인이 읽어도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작가의 친절한 부연 설명에 읽는 데에 그리 어렵단 느낌은 들지 않았다. 아무튼 <영혼 통행증>은 에도시대 배경으로 한 단편 세 가지가 엮인 책이다. 본래는 여섯 편이 수록될 예정이었으나, 세 편이 먼저 실렸다고 한다.

 

기이한 이야기이자 애틋한 이야기 세 편이 수록된 책. <화염 큰북>, <한결같은 마음>, <영혼 통행증> 세 단편은 연작으로 따로 읽어도 상관없지만 주인공 '도미지로'를 통해 하나로 이어지기도 한다. (도미지로는 이 소설에만 나오는 주인공이 아니고 전편에서도 계속 나오는 에도 시대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이다.) '특이한 괴담 자리'가 있는 주머니 가게 '미시마야'를 운영하며 찾아온 이야기꾼들의 이야기를 '듣고 버리는' 역할을 하는 도미지로. 첫 번째 이야기 <화염 큰북>에서는 형제간의 우애를 다루며, '터주'의 신비한 힘과 그 정체에 관한 미스터리를 다룬다. 무엇보다 '희생'을 한다는 것이 내게는 무엇보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이라 마음이 더 쓰였던 것 같다. 경단이 먹고 싶어지는 두 번째 이야기 <한결같은 마음>은 아무래도 울컥하는 마음이 확 올라왔다. 무슨 잘못이 있다고 상처받아야 하는가! 처음에 노점의 음식들이 먹고 싶다며 가볍게 읽기 시작했다가 마지막엔 안타까움이 흘러넘쳤던 이야기였다. 세 번째 이야기이자 이 책의 표제작 <영혼 통행증>은 귀신의 한을 풀어주는 것과 관련하여 우리가 자주 접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떠올리게도 한다. 무엇이 원통하여 이승을 떠나지 못할까, 그리고 이러한 영혼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안내하는 뱃사람이 함께 하는 따뜻한 이야기였다.

 

형제의 우애, 부부의 사랑, 부모의 자식을 향한 사랑. 이런 사람들과의 관계성을 다룬 작품이 특별한 게 있을까 혹자는 생각할 수도 있다. 책 표지 앞부분을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에도 시대는 사람의 목숨을 간단히 뺏을 수 있는 시기였기 때문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연대감이 매우 강했습니다. 제가 에도 시대물을 계속 쓰고 싶어 하는 이유는, 그렇게 따뜻한 인간의 정이 있는 사회를 향한 동경 때문입니다. 작은 것도 함께 나누고 도와가며 살았던 시대가 있었다는 것을 전하고 싶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 사고들이 소개되고 있는 세상에 '당연할 것만 같은 관계'에 애틋함과 동경을 느끼는 것이 안타깝다. 미야베 미유키 작가가 에도시대 이야기를 계속 써 나아가는 이유가 내게도 와 닿았고 이 책에 실리지 않은 다음 이야기도 기대된다. '마포 김사장'님 인터뷰 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꿈에서 미야베 미유키 작가가 나와 '영혼 통행증'의 한국 매출이 좋지 않으니 다음 계약은 없어야 할 것 같다.'라고 하길래 그럼 나는 어떡하지? 하며 깼다."라고. 사장님께서 화들짝 놀라실 정도로, 추천이면 말 다 했다. 으스스한 괴담이지만 그 안에 애틋함이 돋보이는 미야베미유키 <영혼통행증>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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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너에게
박시은 지음 / 아이콤마(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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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너에게 >

어렸을 때 작가가 가출을 했다고 한다.
어디 갈 곳은 없고 나간다고 했을 때 '그래 나가!'라고 말한 엄마의 말에 상처를 받았다고.
놀이터를 갔는데 옆집 아주머니가 다가와주었다고.
엄마의 부탁으로 처음부터 와주신 거라고.

나도 이런 적이 있다.
어렸을 때 왜 그랬는지, 반항했을 때가 있었다.
그 어린 것이 뭐가 그리 지기 싫다고 홧김에
'나 나갈거야!!'했는지.
물론 그때 엄마도 '그래! 나가!'라고 하였지만
내가 계단을 터덜터덜 내려감과 동시에 바로 현관문이 열리곤 했다.

비슷한 경험이 있는 작가의 글에 웃음이.

그리고 그때의 내가 웃기고 그리운 면이 있어 순간 살짝 울컥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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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통행증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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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혼 통행증 >


에도시대엔 이런 전설이 많았을까.
네스호의 네시, 백록담의 괴물 등
세계 어느 나라에든 이런 괴물 & 미스터리 & 괴담 & 전설이 많이 있다.
미야베 미유키 월드에도 역시 이런 괴담이 있는데
용암에서 나온 '터주', 터주의 힘을 이어받은 '발톱'
그리고 그것으로 만든 신비한 힘을 가진 '큰북'

형제의 우애가 담긴 첫 번째 이야기는 좀 뭉클하기도 했고..

사실 이런 괴담이야기를 읽다 보면
사실 이 사람은 나쁜 게 아닐까, 배신하는 것 아닐까,
사람이 아닌 존재가 아닐까 별 의심을 다 하게 되는데
그런 의심이 다 미안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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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의 움직이는 찻집
레베카 레이즌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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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여왕 레베카 레이즌 신간 장편소설


나는 '로맨틱 파리 컬렉션' 3연작을 봤다. 그 책을 참 예쁘게 읽어서 이번 신간도 기대가 됐다. 이번 배경은 영국이고 영국답게 차 한 잔과 함께하는 따뜻한 이야기다. 계획적으로 살았던 로지가 낯선 환경에서 친구를 만나고 연인을 만나는 이야기!


7년간 함께였던 캘럼과 이별을 한 뒤, 로지는 문득 자신을 돌아보고 외로움을 느낀다. 그러려고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친구가 없다. 외톨이는 싫지만 새로운 친구를 만날만한 시간도, 의향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지금 로지에게는 오로지 '포피'뿐이다. 포피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한다. 캠핑카는 처음이라 루트라든가 여러 정보를 얻기 위해 웹사이트 '캠핑카에서 사는 사람들'에 가입하고 그곳에서 올리버와 샬럿에게 도움을 받는다. 그렇게 차근차근 로지는 새로운 삶을 이어갈 준비를 한다.


로지는 나와 비슷한 면모가 많았다. 비록 1분 1초 단위로 계획을 세우진 않지만, 내게 일어날 변수들을 대비하여 만반의 준비를 하는 모습. 하지만 나는 새롭게 모험을 할 용기는 없다. 상당히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기 때문에. 그래서 비록 나는 못 했지만 로지는 성공적으로 변화하길 바라며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엔 다양한 관계가 나오지만 그중 나는 아리아와 만나는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다. 첫 번째 캠프지에서 만난 아리아. 아리아는 나와도 로지와도 정반대의 성향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아리아. 아리아는 내게도 어찌 보면 '내가 절대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다.


 물론 로지도 처음엔 자신이 아리아처럼 살 수 있을지 의심했다.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정답은 없고, 살던 대로 살아도 그것이 법을 어긴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니니 사실 상관은 없다. 하지만 로지는 변화하길 원한다. 그래서 여기에서 책을 좋아하는 아리아를 만난 것, 그런 아리아와 아이템을 합쳐 책x차를 함께 판매하기로 한 것이 참 신의 한수였다. 아리아는 그저 로지의 좋은 친구가 되고 로지가 필요할 때맞춰 나와줬다고 생각했지만 아리아에게도 로지가 필요한 순간에 딱 나와준 고마운 사람이었다. 이 둘의 관계가 참 응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의 매력 포인트가 너무나 많아 열거하기도 힘들 지경이지만! 정말 아름다운 책이었다. 우정? 사랑? 변화? 모든 것이 다 있었던 취향 빼다 박은 예쁜 책.


읽는 내내 로지의 '포피' 앞에서 따뜻한 홍차 한 잔 마시고 싶었지만 책 속에 들어가지 못하니 아쉬운 대로 집에서 영국 홍차 티백으로 진하게 우려 마셨다. 요즘 현대인이 바라는 대리만족을 제대로 채운 책이 아닐까? 이 책을 읽는 동안 행복했다. 다음 레베카 레이즌 시리즈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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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 - 노르웨이 코미디언의 반강제 등산 도전기
아레 칼뵈 지음, 손화수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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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주변 사람들이 도대체 산을 왜 좋아하냐는 의문에서 시작한다. 산 여행 떠나기 전 / 첫 번째 시도 (요툰헤멘사맥) / 다섯 달 후 / 두 번째 시도 (하르당에르고원) 크게 네 장으로 나뉜다. 노르웨이 국립공원, 등산로를 설명하고 있어 노르웨이 현지인이 읽으면 가장 가깝게 와닿을 이야기이지만 산 좋아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한국인도 재미있게 읽었다.


작가는 노력해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세 가지 있다. 마약, 종교, 야외 활동. 그중 이 책에선 '야외 활동'인 '등산'에 대해 주로 다루고 있는데 작가 지인들 중에 SNS에 산 사진을 올리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란다. 물론, 노르웨이가 자연으로도 유명하고 트래킹에 접근하는 것이 어렵지 않으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마어마한 비율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작가도 노르웨이 사람이다!


왜 나는 산이 별로일까, 산에서 나 몰래 재밌는 놀이라도 하는 걸까? 도대체 무슨 매력이 있는 거지? 왜 오르는 걸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 예전에 비해 등산하는 사람 비율이 오른다는데, 예전에 비해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난 마당에 산에서 굳이 혼자만의 시간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그리고 정치인 선거를 할 때가 되면 왜 산을 오를까? 산에 오른 모습을 보면 '강인한 리더'라고 생각이 되어 표 하나가 늘어난다고 생각하는 건가?


자문자답을 하는 작가의 글을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난다. 풍자가 제대로라서 유쾌하다! 한국인인 내가 한국 사회를 생각하면서 공감하기는 조금 어려운 내용도 가끔 있긴 하다. 노르웨이는 한국에 비해 빌딩숲보다는 진짜 나무숲이 많을 거다. 자연환경 보존이 잘 되어 있기도 하고 땅이 인구에 비해 넓고 별장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도 많고 우리와 다른 점이 몇 있으니 그런 내용이 나올 때마다 웃고 가볍게 넘어가면 된다. 공감 가는 내용이 그보다 많으니. 현대로 오며 우리의 일상은 자연에서 분리된 경우가 많다. 자연을 빼앗겼다고 생각하기에 정상을 '정복'한다고 표현하는 게 아닐까? 자연이 우리 일상과 삶의 한 부분이라면 이런 표현도 하지 않을 것이다. 자연이라는 것이 어쩌다 보니 목적의식을 지니고 일부러 찾아야 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이 말에 완전 공감.


작가는 등산을 결심하면서 필요한 준비물을 사러 상점을 가는데 이렇게 준비하는 과정도 유쾌하다. 작가는 불쾌한 경험을 했을 수 있지만 글로써는 재미있게 풀어썼다. 등산 용품을 파는 곳에서 점원이 한다는 말이 산을 추천해 주거나 하지는 못할망정, '아, 그 산이요? 사람이 많을 텐데요. 줄 서서 가고 싶다면 가세요.'라니! 하지만 진짜 사람이 많아 산을 줄 서서 가는 것이 가능할까? 이런 부분들을 논리적으로 반박한다는 점!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또 노르웨이 자연을 배운다.


아무튼 작가는 부정적인 생각들을 안고 산으로 떠난다. 산에 오르면서 작가는 자신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것들에 대해 인식이 바뀌게 될까? 정답을 찾아낼까? '인생의 답을 산에서 왜 찾아?'라고 하던 작가가 인생의 답을 찾을까? 이 모든 것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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