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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미루면 포기할 것 같아서 - 누구에게나 인생의 전환점이 있다
염규영 지음 / 가디언 / 2020년 3월
평점 :
개인의 화려한 이력이
그 사람의 신뢰도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될까.
피부과 의사보다는
요리사가 말하는
'맛있는 떡볶이 만드는 법'이 솔깃하듯
우리는 같은 경험이라도,
그 사람이라서 더 진하게 다가오는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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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고, 지쳤고, 내몰렸던
누군가가
내 삶의 주도권부터 찾아오자. 원래 내 것이었으니, 라고
시작한 여행은
그 무게와 여정이 조금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어딘가 어설프고
흔히 말하는 '보여주기식' 여행자의 모습은 1도 없었다.
겨우 자고, 겨우 먹더라도
벅차오르는 순간들을 위해
조금은 고생하며 즐기는 그의 여행을
비슷한 마음으로 따라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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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실린 그의 여행 사진들을 보면
어딘가 새롭고 또 다르다.
랜드마크와 그럴듯하게 꾸며진 모습대신
누군가 웃고 있거나, 스쳐지나가며 잘 기억하지 못할
장면과 순간이 오롯이 담겨있다.
타국을 여행하는 여행자 이전에,
그는 세상이, 자신이 더 알고 싶었으리라.
적어도 그는,
이제 '어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후회했지만
자신의 궤도로 돌려놓았고
온전히 그의 속도로 살고 있다. 그가 부럽다.
어디서든, 여전히, 늘
자신의 길을 튼튼하게 걸어가길.
그 길에서 다시 넘어지더라도 안녕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