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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역사가 역사를 만날 때
임라원 지음 / 모길비 / 2023년 8월
평점 :
이 책 커버를 처음 봤을 때 이 책에서 말하는 역사란 뭘 말하는 걸까? 감이 안 잡혔다.
지식적인 역사를 말하는 건지, 인생의 스토리에 초점을 두고 말하는 건지 궁금했다.
책을 읽으면서 곧 그 의문은 풀렸다. 이 책은 두 가지를 긴밀하고 아주 절묘하게 연결해서
정말로 내가 역사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내고 있었다.
이 책은 7개의 역사 선물을 선사한다.
꿈, 기회, 선택, 집중, 이해, 존중, 그리고 기적.
그냥 좋은 말만 예쁘게 풀어 놓는 책이 아니다.
역사와 배경을 눈에 쏙쏙 들어오게 이야기 해 주고
거기에서 내 가슴에 기억해야 할 메시지를 집어 말해 준다.
고등학교 다닐 때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역사 선생님 처럼
실제 역사를 말해 주는데 빠져든다 빠져들어.
역사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이제야 알다니 아 억울해.
역사를 이렇게 꿰고 있는 작가님의 지혜의 깊이는 얼마나 깊을까.
아버지를 따라 역사에 빠진 작가님의 깨달음을 마음껏 공유해 주어 얼마나 좋은지.
차이코프스키가 절친에게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들려 주었을 때 혹평을 들었지만
파이코프스키는 굴하지 않고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꿈을 응원하기로 다짐하고
흔들리지 않았던 기개를 읽었을 때 내 모습을 비추어 보게 되더라.
단 한 번뿐인 인생, 꿈을 꾸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로,
믿고 기다리고 그 누구보다 열렬히 자신을 응원하라고 박수치기로 했다.
대한민국 The Great Republic of Korea 에서 Great 가 빠진 이야기를 하면서
기회는 철저히 선포한 만큼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글귀를 읽고
이 말이 얼마나 처절하게 와 닿던지...
쿠바 이야기를 보면서
아무 일도 벌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기다릴 게 없다는 글을 읽는데
역사에 비추어 한 마디를 던지니까 이게 내 마음에 들어와 둥지를 틀고 생명을 품는 느낌이다.
히틀러와 레니 이야기를 보면서
국민의 입에서 ‘내가 이럴 바에는’ 이라는 문장이 나오면 게임이 끝났다고 봐도 된다는 말을 읽고
가슴이 얼마나 미어지던지. 정치를 그렇게 포기해 버리는 국민들에게서 나온 것이 나치이다..
이 책에서 내가 두 번 읽은 구간이 권력, 권위, 권력의 차이점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이 차이점을 기가 막히게 설명해서 꼭 기록해 두고 싶었다.
권위는 논이나 밭과 같은 땅이고
권력은 그 땅을 가는 도구인 쟁이
땅을 가진 주인은 권위를 가진 사람, 땅 주인으로부터 쟁기를 빌린 농사꾼은 권력을 빌린 사람,
그리고 땅 주인이 농사꾼에게 땅을 맡길지 고민하는 것이 권리.
권력의 핵심은 영원히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빌리는 것,
권력은 쟁기를 빌려주는 권위있는 국민에게서 나오는 것,
국민은 권력자에게 땅을 맡길지 안 맡길지 고민하는 권리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남아공 역사를 읽으면서 몰랐던 남아공, 보어인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모든 권력은 균형과 견제가 있어야만 건강하게 존재할 수 있단 걸 뼈저리게 깨닫는 순간이었다.
작가님이 낭독 봉사를 하면서 식당에서 청취자 팬을 만난 이야기는
감동에 사무쳐 큰 숨이 나에게서 나오더라.
그리고 이어지는 점자(브레일)과 브라유에 대한 이야기.
15세의 송곳으로 인해 눈을 잃은 아이가 송곳으로 점자를 만들고
마지막에 남긴 이 말을 할 때 가슴이 뜨거워졌다.
“사람에게는 각자에게 허락된 소망이 있습니다.
나는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도 세사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나는 죽기 전에 내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이제 주님의 곁으로 갈 준비가 됐습니다.”
작가님의 마지막 이야기를 읽을 때
팔레스타인에서 만난 여인 이야기와 UN에 가게 된 이야기를 읽을 땐
난 그만 울어 버렸다.
이게 역사구나.
존재만으로 소중하고 고귀한 나.
그리고 내가 만들어 나갈 찬란한 역사를
나도 축배해야지.
이 책을 읽고 작가 임라원 님과 마주 앉아 식사를 하고 싶었다. 아마 참치김밥 ^^
너무나도 역사를 사랑하고 해박하고 또 마음이 따뜻해 녹을 것 같은.
그런데 굉장한 에너지와 힘을 지닌 분이란 걸 글에서 다 느낄 수가 있다.
이 책은 근래 읽은 책 중에 단연 최고의 책이었다.
머리과 마음을 다 흔드는 훌륭하고 값진 책이었고
내가 역사 속으로 들어가게 해 준 멋진 글이었다.
손바닥보다 약간 큰 사이즈로 손바닥 위에 올릴 수 있는 무게이지만
큰 세상으로 나를 이끌어 준 엄청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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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컬쳐블룸에서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