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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니가 보고 싶어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11월
평점 :
읽고 나서 바로 정세랑 작가의 팬이 되었다.
다른 작품들도 다 구매해서 읽어볼 마음이 들 만큼^^
시니컬과 허당끼의 공존이랄까.
귀여운데 음침한, 음침한데 또 발랄한 기운이 감도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딱 요즘 현대인 감성이 잘 녹아있달까.
뭐든 지나친 건 별론데, 이 소설은 딱 적당히 어둡고, 적당히 발랄하고, 적당히 판타지스럽고, 적당히 착하고, 적당히 못됐다.
장르 소설가인 ‘재화’는 전남친 ‘용기’를 자신의 소설 속에서 무려 아홉번이나 죽였다.
죽이기 딱 좋은 캐릭터라며 말이지.
‘용기’는 원래 책을 잘 읽지 않을 뿐더러 최근에 취직한 직장의 일이 워낙 힘들고 바빴고, 한참 연하의 어린 여친까지 생겨 재화의 소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턱이 없었다.
그러다 어느날 용기의 몸에 알 수 없는 문장들이 문신처럼 새겨지고, 알고보니 그 문장들은 재화의 소설 속 문장들이다.
그것도 용기가 투영된 캐릭터들이 죽는 장면들.
(p.7) 유사 이래 모든 언니들의 가르침대로, 세상엔 두 종류의 남자가 있다.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남자와, 평생을 함께할 엄두는 도저히 나지 않지만 지구가 멸망한다면 마지막 하루를 함께하고 싶은 남자. 재화가 용기를 생각할 때, 용기는 언제나 후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