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 밀레니얼 세대는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정지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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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꽤 시니컬한데, 내용은 착하고 온화하다.

흔히 1980년대 ~ 2000년대 초반 생까지 ‘밀레니얼 세대‘라고 한다.

작가 자기 자신이 87년생 밀레니얼 세대이기 때문에 다른 세대의 작가가 바라보는 우리 세대에 대한 이야기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기야 있었겠지만,

몇몇 구절에서는 오랫동안 간지러웠던 마음 한편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정도로 솔직하고 통찰력 있는 책이었다.

sns에서 보이는 이미지에 대한 집착이라든지,

욜로(YOLO) 하고 싶은 마음과 현실적인 문제와의 충돌이 빚어낸 혼란 속의 우울감이라든지,

어릴 때 ‘정답‘처럼 강요받았던 그 모든 것들이 사실은 아무런 정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오는 무력감 같은 것들이 적혀있다.

근래에 나온 에세이를 많이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신작 에세이 중에서는 추천할만한 책이다.

책 자체가 똑똑하지만, 보편적인 정서로 쓰여있고, 착하고 따뜻한 분위기다.





총 3개의 큰 주제(카테고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 번째 ‘환각의 세대 : 우리가 원하는 것은‘ ,

기성세대들이 이따금 혀를 끌끌 차기도 한다는 ‘밀레니얼 세대‘ 에 대한 작가의 온화하지만 힘 있는 통찰력이 돋보인다.

우리 세대가 지닌 문제점과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더 나아가 여러 가지 사회문제까지 함께 다루고 있다.



두 번째 ‘젠더에 대하여: 여성에 관해 덜 말해질 때란 결코 오지 않았다‘ 는,

미투 운동과 여러 가지 성차별 문제들을 다루며, 남성과 여성이 왜 서로를 이렇게 혐오하는 시대가 되었는지 그 근본적인 문제부터 차근차근 다룬다.



세 번째 ‘개인과 공동체: 우리는 서로 뒤섞이는 바다‘에서는,

세상은 더 깨끗해지고 발전했는데, 개개인은 왜 점점 더 삭막해지고 우울해지는지에 대해. 그 원인과 문제점들을 찾아본다.




(P.27) 상향평준화된 이미지 혹은 환각 이미지속에서의 삶이란 분명 우리 세대가 지향하는 삶이지만,
동시에 그 자체로 완전한 삶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 삶은 누린 다음에는 증발해버리는 삶, 하나를 좇고 나면 금세 다른 것을 좇아야 하는 삶,
하나의 이미지를 얻고 나면 다시 다른 이미지를 얻기 위해 전전긍긍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삶이다.


(P.101) 아직 스스로가 누구인지 제대로 알기 전부터 강요받았던 끝도 없는 평가, 그 평가에 따른 상벌, 줄 세우기, 그로 인해 계속 재구성되는 미래의 전망, 자기 존재의 가치, 서열 지어진 정체성 따위가 평생을 따라다니며 그들을 구속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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