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초기작들을 워낙 좋아해서, 자연스레 팬심이 생겼는지 신작이 나오면 일단은 그냥 읽어본다.중간에 한번씩 재미없는 작품도 있긴 있었지만,전율을 안겨준 뛰어난 몇 작품들 때문에 그냥 이 작가 소설은 가끔 재미없어도 그렇게 밉지는 않다.⠀확실히 작가가 나이가 들면서 좀 느슨해지고 인간미있어져서 초기작들의 그런 미친 몰입감은 없어졌지만이 책은 괜찮게 읽었다. (!! 알고보니 30년 전 예전 책이군ㅎㅎ 어쩐지 최근거 치고 재밌다 했더니ㅠㅠ 하하)서스펜스보다는 드라마에 더 가까운 소설이다.그렇다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처럼 지루해서 읽다 포기할 지경의 느낌이 아니라,스토리의 템포라든가 캐릭터 생명력이라든가 담겨있는 메세지 등등이 적당히 조화로워서 딱 몰입감있게 읽기 좋았다.이전에도 이미 메디컬쪽의 이야기들을 다뤘었기때문에 이전의 소설들과 맥락이 좀 이어지는듯하여 신선함은 살짝 아쉬웠지만,‘분신’이라는 아이디어 자체는 참 기발하고 흥미로웠다.무엇보다 마지막 장면의 미장센이 마음에 든다.보랏빛과 레몬향 그리고 폭발음의 조화.마침내 기다려온 결말.⠀인간의 욕심이 지구를 지배하게 만들었고 세상을 이정도 수준으로 발전시켰기에 “욕심”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겠지만,그 욕심이 탐욕이 되어버려 신의 영역까지 침범하려한다면 반드시 비극을 맛볼 것이다.뭐든지 적당히를 알아야한다.과하면 없는 것보다 못하니 말이다.⠀ ⠀ ⠀(𝑝.229) 어떤 곳이든 도시화하면 인간의 개성은 사라지는듯하다.⠀(𝑝.495) 집단을 이루면 광기가 증폭된다.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𝑝.569) 자신이 누군가의 분신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오히려 누구나 자신의 분신을 원하는 것 아닐까. 그걸 찾지 못해서 모두들 고독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