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러브
시마모토 리오 지음, 김난주 옮김 / 해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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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게 ‘첫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딸에게 아빠란 얼마나 크고 중요한 존재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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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크게 복잡하지 않아 술술 잘 읽히는 편이었고, 공감되는 구절이 많아 몰입도 잘 되었다. 특히 캐릭터의 생명력이 좋고 생생해서 시각화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러나 그 이상의 뭔가 팍! 오는 깊이가 부족해서 조금 아쉬웠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들과 살짝 비슷한 느낌인데, 그보다는 좀 못했다. 다만, ‘가쇼’와 ‘가몬’의 캐릭터가 마치 어릴때 보던 순정만화 속 주인공같은 느낌으로 상당히 매력적이라 가끔은 펼쳐볼지도 모르겠다.
‘아버지’를 비롯한 성인 남성들의 어긋난 욕망과 이기심을 질책하는 한편 ‘가쇼’와 ‘가몬’같이 소위 말하는 ‘착하고 멀쩡한 남자’를 등장시킨 것은 이 소설이 남성 자체를 부정할 의도가 전혀 없다는 것에 대한 간접표현이다. 더불어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엄마’들을 등장시켜 여성의 시각으로 진행되는 소설임에도 페미니즘의 색이 거의 없이, 휴먼 드라마의 느낌으로 마무리 된다.
여성의 억압된 성과 성에 대한 트라우마를 그릴 때 자칫하면 남성을 뭉뚱그려 매도하는 식으로 나아가 결국 엉뚱한 결론이 나고 마는데, 이 소설은 그렇지 않아서 좋았다. 조율이 잘 된 소설이고, 균형을 지킨 소설이다. 스토리 짜임새가 약간 느슨했던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고, 소설 내내 떠돌던 기묘한 소녀감성은 조금 독특했지만 작가의 애교쯤으로 여겨도 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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