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가 잠든 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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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이라는 가정은 어렵다. 내가 직접 당사자가 되지 않은 이상 절대 알 수 없는 상황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상황이 자식의 죽음 아닐까. 내 자식이 그렇게 되지 않은 이상 그 감정이 어느정도로 참담할지 상상조차 쉽지 않다. 누군가는 이미 시체와 다름없는 딸 살리려 애쓰지 말고 차라리 장기기증해서 남 살리는 일이라도 하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다. 그 말 또한 하나의 옳은 의견이다. 하지만 사고의 당사자가 자신이라면 과연 쉽고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을까. 이 책을 통해 실감나게 ‘사고 당사자’의 입장을 경험했다. 오락가락 하는 마음, 이기적인 마음, 그 어디에도 설 수 없는 마음이란 게 이런걸까 싶었다. 당장 이런 상황에 놓여본 적이 없어 무의식중에 먼 얘기로만 인식되어있었고 전혀 이런 문제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책이 정말 어설픔 없이 꼼꼼하고 실감나게 관련 지식들까지 가르쳐줘서 새롭게 알게된 것도 많고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흥미도나 몰입도는 조금 떨어졌지만 좀 더 심화된 인간적인 면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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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표지 탓에 가볍게 읽힐 흥미 위주의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진지하고 치밀하게 ‘뇌사는 죽은 것인까, 아직 산 것인가’의 문제를 읊어나가서 관련 의학,법률 지식을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었고, 그런 와중에서도 ‘모성애’의 휴머니즘적 주제 또한 끝까지 놓지 않은 소설의 서술에 작가의 끈기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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