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지만 스트레스가 아니라 겁이 난 겁니다 - 스트레스라고 부르지만 실상은 두려움이었던 감정에 대하여
베아타 코리오트 지음, 이은미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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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스트레스를 받고 산다. 상사에게 질책을 받거나, 프로젝트 유치하기 위하여 제안 PT를 하거나, 보고서의 무덤에서 허우적거리거나, 생각하지 않은 많은 일이 쓰나미처럼 몰려 오거나, 우리는 그때 본능적으로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는 상관관계에 놓여있다. 일에 대한 대가로 돈을 벌기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기에 분통이 터져도, 분노가 치밀어도 폭발 일보직전의 감정을 억누를 수밖에 없는 것이라 생각하며 받아들인다.

이때 여러 가지 반응이 나타나는데, 이 책은 사고, 감정, 신체로 나누어 각 장별로 여러 가지 사례를 보여준다. 읽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자신의 경험과 일치하는 부분임으로(동감이 가는 부분이므로) 기억 속에 담아두면 좋은 약이 될 것이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스트레스의 정체를 밝혀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 책은 스트레스의 정체가 바로 두려움이라고 한다. 스트레스로 표출되는 감정이 두려움이라는 뜻이다. 이 책의 내용을 빌리면 다음과 같다. “스트레스 받는다는 말 이면에는 정말 전력을 다했고 모든 노력을 했다는 함의가 담겨 있다. 스트레스는 인정받고 싶은 바람을 전달하고 있다. 소진되었다는 것은 자신의 약점들로 인해 생긴 큰 두려움으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신호다.(p.76) 우리는 스트레스에 불평불만을 늘어놓지만 사실 곤경에 처했을 때 드는 감정느 두렴움뿐이다. 실상 존재하는 것은 비판에 대한 두려움, 해내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 갖고 싶던 어떤 것이나 성취나 무언가를 잃어버릴 것 같은 두려움, 사랑받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 누군가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두려움, 두려움, 두려움, 이 끝도 없는 두려움이다!(p.77)”

이젠 스트레스의 정체를 알았으니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이 책이 제시하는 세 가지 영역은 다음과 같다. 사고(2장)에서는 끊없는 생각에 대해, 감정(3장)에서는 감정통제(감정사용법, 음악 등)에 대해, 신체(4장)에서는 몸의 기억(트라우마)에 대해 대처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먼저 사고(2장)에서는 머릿속 운전사가 몽키 마인드가 되어 끝없이 우리의 생각을 휘젓고 다니는데, 이를 방치하면 안 되므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생각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불행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식적인 사람은 자신의 관점을 달리하고 더는 쓸데없는 생각 속에서 헤매지 않는다. 감정(3장)에서는 감정통제에 대해서 말하는데, 모두가 자기만의 멜로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명상을 하거나 호흡 조절을 하거나 각자의 취향을 살려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그것을 수용하는 자세이다. 신체(4장)에서는 몸의 기억(트라우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몸 안에 새겨진 기억의 흔적을 없애야 하는데 그게 그리 쉽지만은 않다. 심해지면 수면장애를 낳기도 한다. 해답은 우리의 몸 안에 있다고 한다. 우리는 긴장하면 저절로 몸을 떠는데, 이를 신경성 떨림이라고 한다. 다른 곳에 주의를 돌리지 않고 몸의 반응에 우리를 그저 내맡기고 긴장을 풀어낼 수 있다면 두려움, 압박, 긴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스트레스에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통해 앞으로의 삶에 정신적으로 더 나은 방어 능력을 갖추게 되고 더 끈끈한 인간관계를 맺고자 노력하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다양한 대처방안도 좋겠지만 무엇보다 수용하는 태도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다. 이는 다른 방법보다 더 적극적인 스트레스 해결법이다. 아울러 이건 내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야, 하고 신의 힘을 빌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인간인 우리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으므로. 마지막으로 역행은 금물이다. 순리대로 사는 길이야 말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진리가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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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 애플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조용한 천재
린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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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애플이 존재한 것은 스티브잡스라는 걸쭉한 영웅 때문이다. 이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단지 세계가 지금 놀라고 있는 것은 그의 죽음 이후, 그러니까 8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애플의 변화된 모습이다. 제일 큰 변화를 꼽는다면 먼저 회사 내부의 변화다. 문화혁명이라고도 일컬어지고 있는 사내 변화는 잡스가 이끌던 분위기와는 아주 다른, 어떻게 말하면 딴 판인, 선순환(이제껏 악순환 구조로 흘러간 것은 아니다. 단지, 폐쇄적인 잡스의 가치관이 반영되어 마치 선순환 구조가 아닌 것처럼 보일 뿐이다) 구조로 변했다. 냉혹하거나 살벌했던 사내 분위기가 쿡의 성격처럼 온화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잡스는 종종 팀끼리 경쟁을 벌이도록 조장했는데, 쿡은 보다 조화로운 접근 방식과 협력을 촉진하는 구조를 취했다. 사일로처럼 따로 놀던, 엄밀히 말하면 부서간의 이기주의로 불통이 됐던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현재 애플의 사옥처럼(비행접시 모양의 애플파크) 소통이 되게끔 한 장본이이 팀 쿡이다.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2인자가 1인자로 등극을 하면서, 물론 여기에는 잡스의 절대적인 지원이 있었지만(잡스가 죽기 전 애플의 CEO로 쿡을 추천한 일), 두려움과 기대라는 두 기둥이 공존하면서 반신반의의 상태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지만 팀 쿡 자신은 그런 속내를 표출한 적이 없고 오히려 주의의 의심을 상쇄시키면서 자신의 경영철학을 애플의 심장부에 깊숙이 꽂아 넣었다(조용한 성격답게 모든 것을 천천히 그러나 소의 정곡을 찌르는 투우사처럼 강렬하고 적확하게). 잡스의 죽음으로 인한 세간의 의심과 애플의 미래를 한 순간에 잠식시켰다 (여기서 말하는 한 순간이라는 것은 쿡의 가치관과 노력, 그리고 애플 직원들의 애사심으로 이룬 8년간의 공들인 시간을 의미한다).

 

쿡은 또한 커밍아웃 선언했다. 이는 자신의 명예 실추보다 고통 받고 있는 성소수자들을 위한 가감하고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진심과 이타심이 책을 읽는 내내 느껴졌다. 리더십이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을 위한 배려라고 본다면, 직원들이 이에 대해 존경심을 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리라. 반면에 잡스나 우리의 조직처럼 상명하달의 군대식 조직에서는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거기에는 진심이 없기 때문이다. 잡스도 이를 간과해서 주위 사람들한테 많은 욕을 먹은 것으로 보인다. 이를 전면 변화시킨 것은 쿡이었고 이는 그의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또한 쿡은 환경에서도 잡스와 다른 길을 걸어갔다. 잡스는 제품의 완성도와 디자인에 충실한 나머지 제품을 생산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 즉 근로자들이 유독 물질에 중독되도록 방치하거나 사용하면 안 되는 화학물질을 사용함으로써 환경을 오염시켰다. 이는 환경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쿡은 적극적으로 녹색환경을 이루기 위한 자발적인 경영을 추진하면서 애플의 이미지를 개선시켜 나갔다. 또한 쿡은 포용성과 다양성을 내세워 애플 역사상 최고의 CEO로서 등극했다. 여기에다 미래 먹거리로 건강관리 분야(애플워치)와 로봇자동차를 내세워 자율주행자동차의 선봉으로 나섰다. 그럼으로써 스마트폰의 선두주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 IT의 향방을 거머쥘 지속 가능한 애플의 미래를 밝혔다. 비로의 잡스의 애플이 아닌 시가 총액 1조 달러 돌파라는 경이로운 쿡의 애플을 만든 것이다. 끝으로 애플 제품의 마니아로서, 애플 제품의 창의성이 어떤 변화를 추구하며 앞으로 나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건승을 빈다.

 

평등은 비즈니스에 이롭다. 쿡의 성적 성향은 평등성과 다양성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웃사이더들의 진정한

옹호자가 되려면 자신이 직접 아웃사이더가 돼봐야 하는 법이다.

(중략) 평등성을 갖춘 일터가 비즈니스에 이롭다, 라는 제목의

이 기고문은 인종과 성별, 국적, 성 지향성 등에 관계없이 모든

직원을 환영하는 안전한 직장에 대한 쿡의 헌신을 재확인하는

내용이었다. “나는 애플의 CEO가 되기 오래전부터 근본적인 진실

하나를 알게 되었다. 사람은 온전히 받아들여지고 인정받을 때,

보다 기꺼이 헌신한다는 것이다.“

-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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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식당 - 맛있는 풍경 속 나홀로 도쿄 여행
설동주 지음 / 비컷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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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올해는 반드시 떠나려 한다. 이 책을 들고 가서 소개하는 장소와 맛집을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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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사람의 8가지 비밀 - 먼저 승진한 동료가 절대로 알려주지 않는 불편한 진실
김기호 지음 / 치읓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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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회사에서 일 잘해서 인정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우리는 기계가 아니기에 이런저런 고민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 물론 그 안에서 성공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책은 성공에 대한 얘기를 하는데, 요즘 이런 책을 배척하는 분위기에서 나름의 소신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직장생활. 말로만 듣더라도 스트레스가 쌓인다. 아니 몸이 먼저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매일 아침, 새벽공기를 가르며 출근을 해서 즐겨서 하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일을 하는 평범한 직장인들. 그들에겐 어떠한 목표가 있기에 숨죽여가며 일을 하는가. 다들 각자 사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므로, 우리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있는 바로 이곳에서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노하우를 가르쳐준다. 독자들은 그가 전해주는 다양한 경험과 사례를 통해 성공적인 직장생활의 지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함께하는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실무자로서 자기만의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보고서는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 회사생활의 무거운 스트레스를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어떻게 소통하면 업무와 인간관계,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회사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저자는 이 모든 질문들에 구체적인 대답을 해준다.


1장, 태도(態度)에서는 때론 태도가 모든 것을 좌우한다, 라며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2장, 목적(目的)에서는 승진, 직장 생활을 통해 완벽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단 하나의 이유로 들었다. 뭐가 거부감이 느끼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읽어보기 바란다. 저자의 말이 폐부에 와 닿을 것이다.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숨길 수는 없다. 3장, 공유(共有)에서는 상, 하, 동료 간의 의사소통에 대해 말하고 있다. 혼자만의 울타리에 있으면 결국 외로워진다, 고 한다. 4장, 처세(處世)에서는 가벼운 처세술(處世術) 보다는 올바른 처신(處身)이 낳다, 라고 설파하고 있다. 동료의 자존심은 지켜줘라, 상사도 승진하고 싶다, 등 올바른 처세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5장, 열정(熱情)에서는 절박하게 만드는 것도 능력이다, 라며 열정적인 직장생활에 대해 강조하고, 그 중에 체력도 강력한 능력이다, 라고 한다. 6장, 집중(集中)에서는 일에 끌려 다니지 않고 주도적으로 일하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고 내 성과 최고의 날은 퇴직 전날임을 알려준다. 7장, 경영(經營)에서는 내가 가장 잘하는 일로 승부를 내라, 며 인생의 20년 후를 내다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8장, 기회(機會)에서는 좋은 기회는 오는 게 아니라 찾는 것이다, 라며 하고 싶은 일은 여건을 갖춘 후에 하라, 고 조언한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누구나 인정받고 성공을 원한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다.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것을 이 책의 내용대로 한 번 실천해 보면 어떨까. 후회는 그 뒤에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실용적인 이 책의 내용을 나부터 실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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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딱 좋은 고독 매일 읽는 철학 2
예저우 지음, 이영주 옮김 / 오렌지연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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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행복의 정의’를 나름대로 적어놓은 게 있다. 그중에 일부를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일상의 단순함에 감사하는 것이 행복의 밑거름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비싼 시간을 쓸 게 아니라 잃어버릴 시간이 되지 않도록 일상의 순간순간을 값진 보배로 가득 채울 때, 비로소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살아있는 게 고통이다, 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다닌다. 이 한숨 섞인 문장 속에는 사는 게 힘들다, 라는 속내가 숨어있다. 이 한 번의 한숨이 행복을 앗아가는 것도 모른 채. 행복을 이렇게 쉽게 날아가게 해서는 삶이 너무 가벼워 보인다.

살아 있음은 축복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행복할 수밖에 없다. 만일 내일 죽는다면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할 것인가? 지금처럼 한탄만 하면서 시간을 낭비한다면, 죽을 때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반면에 일상의 매 순간을 감탄하면서 사는 사람은 그 반대로 많은 생각이 떠오를 것이다. 저녁식탁에서 가족들끼리 깔깔거리며 음식을 먹을 때, 고양이가 그르릉거리며 배위로 올라와 집사의 눈을 쳐다보며 몸을 타원형으로 꼬고 나서 살며시 졸린 눈을 감을 때, 책상 위에 아직 읽지 않은 책을 쌓아놓으며 오늘은 무슨 책을 읽을까, 하고 그 중에 손이 가는 책을 골라 읽을 때, 창 틈 사이로 아침 해가 방 안을 환히 비출 때, 점심을 먹으라며 둘째 아이가 아빠를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 때, 화분으로 둘러 쌓여 있는 베란다에서 이 겨울도 무사히 보냈다고 마치 존재에 대한 확인을 하듯 겨울 한기를 이겨내며 쪼그라든 파란 잎들이 아우성을 치며 여전히 나무에 붙어있는 장면을 볼 때, 우리는 일상의 단순함에서 행복을 느낀다.

이처럼 행복은 지척에 깔려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먼 곳을 애타게 바라보며 개념적으로만 있는 것은 이미 행복의 정의에서 한 참 벗어나 있다. 행복은 일상이고 단순함에 있다.”

독일의 철학가 아르투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는 “인생은 고통이다.”라며 말하며 “인생의 고통과 근심을 직시하고 이를 받아들일 때 비로소 낙관적인 삶의 의지를 가질 수 있다. 비관적으로 생각했던 일일수록 오히려 결과가 더 좋으며, 반면 낙관적일수록 오히려 우울한 결과를 초래할 때가 있다. 사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아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아끼고 사랑하게 된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 위대한 철학자의 글귀를 읽으며 나의 삶이 그렇게 형편없는 것은 아니었구나, 나의 삶의 궤적과 방향이 그렇게 틀리 지 않았구나, 나도 행복하게 살기 위해 비관적인 생각을 하며 잠을 설쳤구나, 나도 쇼펜하우어적 삶을 살았구나, 하는 위안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통’에 대한 관점이 일치할 때는 온 몸이 감전 된 것처럼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본론으로 들어가 내용을 살펴보면, 이 책은 일곱 가지의 인생 문제를 쇼펜하우어의 철학으로 각각 풀어냈다. 먼저 프롤로그를 보면 이 책의 중요한 질문들이 나오는데, 각 질문에다 해당 장을 연결해보는 것도 좋을 독서법이 될 터이다. 그 중에서 ‘과연 어떻게 해야 마음속 고통을 없앨 수 있는 걸까?’라는 질문은 2장을 보면 되는데, 앞서 말한 내용들에 대한 현답을 얻을 수 있다. 여기서 키워드는 고통을 어떻게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에 달려있다. ‘타인의 잔악성을 막아낼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은 7장을 보면 되는데, 여기에선 타인에게 현혹되지 말고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우린 늘 남들과 비교하며 사는데, 그럴 땐 3장을 읽어보면 된다. 3장에선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다면 담담해져라, 라는 진언을 하는데, 이 말인즉슨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 충실 하라는 얘기다. ‘고독은 우리에게 무력감과 유감, 심지어 두려움까지 느끼게 한다. 그렇다면 고독해졌을 때 그것을 즐기는 법을 익혀야 할까?’라는 질문은 5장을 살펴보면 되는데, 여기에선 고독을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명언이 나온다. 바꿀 수 없으면 맘껏 즐겨라, 라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쇼펜하우어는 ‘평범한 사람은 시간을 어떻게 소모할지에 관심이 있지만, 재능이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시간을 활용한다. 하지만 왜 사람마다 다른 결과를 맺는 걸까?’라는 질문은 6장을 보면 된다. 여기에선 붙잡아둘 수 없는 시간을 충분히 이용하라, 고 충언을 하는데, 짧은 인생, 시간을 아껴야 한다는 평범하지만 늘 잊고 사는 진리의 말이기도 하다.

쇼펜하우어의 사상은 비관적인 삶의 대한 통찰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 우리들은 긍정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며 산다. 아마 부정적인 것에 시선을 맞추고 사는 사람들은 주위에 인간관계에도 문제가 있고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다며 ‘투덜이’로 전락되어 아웃사이더나 사회부적응자라는 누명을 쓰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쇼펜하우어는 다른 시각을 가졌다. 그는 비관적인 시선으로 삶을 냉철하게 쳐다보며 오히려 그 안에 행복이 있음을 설파하고 있다. 대부분 우리는 행복을 원하지만 그 접근방법이 틀린 것 같다. 아니 틀렸다. 이 책을 보면 확신할 수 있다. “삶은 고통이다”, 라는 쇼펜하우어의 비관이, 그의 고통스러운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반복적인 낙관의 틀에서 벗어나라고, 삶의 쉬운 게 아니라고, 하면서.

마지막으로, 이 책은, 책 제목대로 ‘고독’을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딱 좋은’에 있다. ‘딱 좋은’이 주는 어감이 바로 ‘행복’이기 때문이다. 나한테만 그렇게 들리는가? 여러분도 한 번 읽어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서두에서 말한 쇼펜하우어식 행복의 정의를 맘껏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일독을 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은 후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 도전해보기 바란다. 나 또한 의지를 가지고 여러분과 함께 고독의 길로 동참할 것을 밝히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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