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 애플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조용한 천재
린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날 애플이 존재한 것은 스티브잡스라는 걸쭉한 영웅 때문이다. 이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단지 세계가 지금 놀라고 있는 것은 그의 죽음 이후, 그러니까 8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애플의 변화된 모습이다. 제일 큰 변화를 꼽는다면 먼저 회사 내부의 변화다. 문화혁명이라고도 일컬어지고 있는 사내 변화는 잡스가 이끌던 분위기와는 아주 다른, 어떻게 말하면 딴 판인, 선순환(이제껏 악순환 구조로 흘러간 것은 아니다. 단지, 폐쇄적인 잡스의 가치관이 반영되어 마치 선순환 구조가 아닌 것처럼 보일 뿐이다) 구조로 변했다. 냉혹하거나 살벌했던 사내 분위기가 쿡의 성격처럼 온화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잡스는 종종 팀끼리 경쟁을 벌이도록 조장했는데, 쿡은 보다 조화로운 접근 방식과 협력을 촉진하는 구조를 취했다. 사일로처럼 따로 놀던, 엄밀히 말하면 부서간의 이기주의로 불통이 됐던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현재 애플의 사옥처럼(비행접시 모양의 애플파크) 소통이 되게끔 한 장본이이 팀 쿡이다.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2인자가 1인자로 등극을 하면서, 물론 여기에는 잡스의 절대적인 지원이 있었지만(잡스가 죽기 전 애플의 CEO로 쿡을 추천한 일), 두려움과 기대라는 두 기둥이 공존하면서 반신반의의 상태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지만 팀 쿡 자신은 그런 속내를 표출한 적이 없고 오히려 주의의 의심을 상쇄시키면서 자신의 경영철학을 애플의 심장부에 깊숙이 꽂아 넣었다(조용한 성격답게 모든 것을 천천히 그러나 소의 정곡을 찌르는 투우사처럼 강렬하고 적확하게). 잡스의 죽음으로 인한 세간의 의심과 애플의 미래를 한 순간에 잠식시켰다 (여기서 말하는 한 순간이라는 것은 쿡의 가치관과 노력, 그리고 애플 직원들의 애사심으로 이룬 8년간의 공들인 시간을 의미한다).

 

쿡은 또한 커밍아웃 선언했다. 이는 자신의 명예 실추보다 고통 받고 있는 성소수자들을 위한 가감하고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진심과 이타심이 책을 읽는 내내 느껴졌다. 리더십이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을 위한 배려라고 본다면, 직원들이 이에 대해 존경심을 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리라. 반면에 잡스나 우리의 조직처럼 상명하달의 군대식 조직에서는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거기에는 진심이 없기 때문이다. 잡스도 이를 간과해서 주위 사람들한테 많은 욕을 먹은 것으로 보인다. 이를 전면 변화시킨 것은 쿡이었고 이는 그의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또한 쿡은 환경에서도 잡스와 다른 길을 걸어갔다. 잡스는 제품의 완성도와 디자인에 충실한 나머지 제품을 생산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 즉 근로자들이 유독 물질에 중독되도록 방치하거나 사용하면 안 되는 화학물질을 사용함으로써 환경을 오염시켰다. 이는 환경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쿡은 적극적으로 녹색환경을 이루기 위한 자발적인 경영을 추진하면서 애플의 이미지를 개선시켜 나갔다. 또한 쿡은 포용성과 다양성을 내세워 애플 역사상 최고의 CEO로서 등극했다. 여기에다 미래 먹거리로 건강관리 분야(애플워치)와 로봇자동차를 내세워 자율주행자동차의 선봉으로 나섰다. 그럼으로써 스마트폰의 선두주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 IT의 향방을 거머쥘 지속 가능한 애플의 미래를 밝혔다. 비로의 잡스의 애플이 아닌 시가 총액 1조 달러 돌파라는 경이로운 쿡의 애플을 만든 것이다. 끝으로 애플 제품의 마니아로서, 애플 제품의 창의성이 어떤 변화를 추구하며 앞으로 나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건승을 빈다.

 

평등은 비즈니스에 이롭다. 쿡의 성적 성향은 평등성과 다양성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웃사이더들의 진정한

옹호자가 되려면 자신이 직접 아웃사이더가 돼봐야 하는 법이다.

(중략) 평등성을 갖춘 일터가 비즈니스에 이롭다, 라는 제목의

이 기고문은 인종과 성별, 국적, 성 지향성 등에 관계없이 모든

직원을 환영하는 안전한 직장에 대한 쿡의 헌신을 재확인하는

내용이었다. “나는 애플의 CEO가 되기 오래전부터 근본적인 진실

하나를 알게 되었다. 사람은 온전히 받아들여지고 인정받을 때,

보다 기꺼이 헌신한다는 것이다.“

- P.3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