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방방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81
최혜진 지음 / 시공주니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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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색

포도방방/최혜진 글,그림/시공주니어 2024


여름 하면 떠오르는 색은?

여름 하면 제일 좋아하는 과일은?


여름이 오면 아이들에게 질문해 본다. 여름의 과일인 수박, 참외, 포도가 나타내는 색, 여름의 더위가 나타내는 색에 여름이면 더 끌린다. 최혜진 작가의 [포도 방방]은 여름의 과일과 색이 함께 어우러진 작품이라 하겠다. 최혜진 작가는 청포도 나무가 마당 한가운데 있는 시골집에서 세숫대야에 포도를 따 넣고 휘휘 저으며 보냈던 계절이 가득한 한때를 보낸 경험을 [포도 방방]에 담았다.


최혜진 작가의 [포도방방]은 이 여름을 대표하는 색으로 가득하다. 아버지와 초록 들판을 지나 시골 할아버지 댁에 간 꼬마가 심심함 속에서 초록빛이 가득한 포도로 여름을 즐긴다. 지금은 보기 힘든 스테인리스 대야에 따서 물속에서 더욱 영롱하게 빛나는 포도로 꼬마는 동네 또래들과 상상의 놀이를 함께 한다.


포도 중에서도 청포도. 요즘은 샤인 머스캣이 나와 청포도가 흔하지만 내가 어릴 적에는 캠벨이라는 포도가 많았고 청포도는 흔히 보기 힘들었다. 우리 큰집은 거봉 농사를 지으시면서 한쪽에 청포도 나무를 몇 그루 심어 두었다. 요즘처럼 비가 오면 터진 포도를 따야 한다고 가위를 들고 하늘을 보느라 목이 아팠다. 하지만 고개를 돌리면 향기로운 청포도 향과 초록의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한쪽에 심어진 청포도의 작은 연둣빛 알을 따서 입에 넣으며 그 달콤함이 너무 좋았다.


[포도 방방]에서 아이는 아빠와 둘이 할아버지가 있는 시골집에 간다. 남자들만 셋인 집의 모습이 아이들에게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요즘 한 부모 가정도 있는 요즘이기에 더욱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남자들만 있어도 여름은 누구에게나 싱그럽고 강렬하며 따스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듯해서 좋았다.


여름의 색은 단연 뜨거운 열기를 나타내는 빨강과 대조되는 파랑일 것이다. 여름의 대표 과일이 붉은 수박이고 그를 대표하는 그림책이 있다면, 여름의 시원함을 나타내는 대표 과일이 연둣빛 청량한 포도일 수도 있겠다. 탱글탱글한 포도를 방방으로 즐기면서 그 안까지 탐험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여름을 시원하게 즐겨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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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광귀신 -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 국시꼬랭이 동네 5
이춘희 지음, 한병호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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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문화 한 조각-야광귀신

야광귀신/이춘희 글. 한병호 그림/ 사파리2020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 알리는 국시꼬랭이동네 시리즈 중 [야광귀신]이 요즘의 추세에 맞게 나왔다. 휴대폰이나 태블릿을 활용해 플래시나 e book을 볼 수 있도록 QR 코드를 수록하여 앱만 설치하면 디지털 세대인 요즘 아이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사파리 출판사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야광 귀신]은 이춘희 작가의 글에 한병호 작가가 그림을 그린 작품이다. 한병호 작가는 우리나라 도깨비의 모습을 고민하는 작가이기에 야광 귀신도 조금은 어리숙하지만 우리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그렸다. 신발이 복을 담고 있어 사람의 신발을 훔치려는 야광 귀신과 신발을 지키려고 체를 걸어놓는 우리 민족의 지혜도 엿볼 수 있다. 우리 문화 더 알기 부분을 함께 읽으면 이런 문화를 체험해 보지 않은 부모 세대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 본다.


문화라는 말이 '자연 상태를 벗어나 물질적 정신적으로 진보한 상태'(네이버 국어사전)이라고 한다. 요즘 아이들에게 묵은 세배, 설 전날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변한다, 보름달 보고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면 미신이라고 하는 아이들을 만난다. 설이나 추석처럼 명절을 쉬고 차례를 지내고 세배하는 문화는 남아 있지만 우리 민중 속에 서로를 배려하고 어려움을 이겨내려던 따스한 문화가 미신이라고 일컬어지는 건 안타깝다. 그래서 사파리 출판의 국시꼬랭이 동네 시리즈가 더 읽혔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난 감사하게도 야광 귀신에게 신발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신발을 숨기기도 했고, 새해 첫날 복조리 장수의 목소리를 듣고 복조리를 사보기도 한 세대다. 우리 아이들이 미신이라 해도 보름이면 나물을 삶고, 부럼에 귀밝이술까지 내가 경험했던 작은 자투리 문화를 전하려 한다. 내 이야기가 어디까지 전해질지 모르겠지만 자투리 문화가 삶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의 문화였음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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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생태도감 : 식물편 - 나무 나의 첫 생태도감
지경옥 지음, 이기숙 사진 / 지성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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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모습을 하던 알아볼께

나의 첫 생태도감 식물 편 나무/지경옥 글 /지경옥,이기숙 그림/지성사2024


지성사에서 나무를 중심으로 한 생태도감이 나왔다. 글을 쓴 지경옥 작가는 홍천에서 태어나 자연과 가까이하면서 식물 곤충에 관심을 갖고 대학에서 식물에 대한 공부를 하였다고 소개하면서 [나의 첫 생태도감: 식물 편 -풀]을 출판했다고 한다. 함께 사진을 찍은 이기숙 작가도 처음엔 이름만 아는 정도로 식물이 관심이 없었으나 어느 날 작은 풀꽃에 관심을 쏟기 시작하면서 박사과정까지 마쳐 생태안내자를 양성하고 있다고 한다.


[나의 첫 생태도감:식물편 -나무]는 2부로 나누어 1부는 계절과 꽃색으로 이름 찾기, 2부는 생태 특징을 ㄱ, ㄴ, ㄷ순으로 소개한다. 보통의 도감처럼 사진으로 식물을 먼저 소개하고 생태적 특징을 소개하는 형식은 비슷하다. 하지만 식물을 소개하는 사진이 한 장이 아니라 나무의 전체적인 모형, 나무줄기의 특징, 꽃이 피었을 때 사진까지 4장 이상의 사진을 실었다. 계절이나 생태적 특징을 보여주는 사진은 나무의 특징을 파악하는데 참 중요하다.


식물에 관심이 있어 매일 다니는 길에 있는 풀과 나무들을 관찰하면서 계절마다 해마다 바뀌는 모습을 눈이 익혔다. 여러 해의 정보가 쌓이자 어떤 계절의 어떤 모습이든 그 나무를 알아볼 수 있어 너무 반가웠다.[어스시의 마법사] 중엣 "어떤 모습을 하던 알아 볼 수 있다면 진정한 이름을 알게 될거야"라는 구절이 깊이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나의 첫 생태도감]은 여러 해를 관찰하지 못하더라도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나무의 정보를 사진을 통해서 빨리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2부의 생태 특징을 소개하는 부분의 특징 중 하나는 나무의 이름에 꽃의 색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내가 찾는 나무가 어떤 색의 꽃을 피우는지 사진으로 돌아가 찾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어 좋았다.


요즘 아이들을 만나면 나무나 꽃에 관심을 갖는 아이들이 적다는 느낌을 받는다. 꽃은 향기라고 표현하던 시절과는 달리 꽃 냄새라고 표현하며 불쾌한 감정을 나타내는 아이들도 만났다. 식물이 그만큼 아이들의 생활에서 멀어져 있다는 의미 같아 아쉬웠다. 내가 식물에게 느꼈던 위안을 지금의 아이들도 느끼기는 힘들겠지만 사람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자연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우리의 삶도 사람만을 위한 삶이 아닌 더불어 사는 삶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의 첫 생태도감]이 아이들이 보는 만화처럼 쉽게 다가가 환경 속에서 식물의 모습과 친해지고 환경 속에 살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함께 이해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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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 북극곰 그래픽노블 시리즈 11
엘리자 수아 뒤사팽 지음, 엘렌 베클랭 그림, 문현임 옮김 / 북극곰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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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는 아주 특별해

벌새/엘리자 수아 뒤사팽 글/ 엘렌 베클랭 그림/문현임 옮김/북극곰2024


프랑스의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스위스에 살고 있는 작가이며 극작가인 엘리자 수아 뒤사팽이 청소년을 위해 쓴 작품 [벌새]가 엘랜 베클랭의 그림과 함께 그래픽노블로 나왔다.


[벌새]는 주인공 셀레스틴이 형이 죽고 형이 남긴 물건과 형에 대한 기억에 잡혀 있다가 도시로 이사해 로뜨를 만나 함께 하면서 죽은 형에게서 벗어나 자기 삶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다. [벌새]는 무채색을 기본으로 하는 그래픽노블이다. 벌새가 연초록빛으로 등장하면서 색의 쓰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우리 삶을 무채색의 삶으로 살것인지 색을 입혀 내 삶을 다양한 빛으로 가꾸어 갈지는 오로지 내 선택이다.


벌새에 대해 다시 찾아보았다. 몸무게 1.6g~24g, 길이 6.5~21.5cm로 1초에 120회정도로 날갯짓을 하는 새다. 셀레스틴은 지붕에 앉아 있을 때 형이 남겼다고 믿는 작은 벌새가 지금은 잠시 심장박동이 멈추어 무감각 상태로 자기를 보호할 수도 없기 때문에 보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벌새는 아주 특별해.

관절이 유연해 제자리 비행을 하고 뒤로도 날 수 있지."


피가 돌고 생명이 유지된다면 제자리에서도 뒤로도 날 수 있다는 벌새. 형이 떠난 자리에서 무감각 상태로 있는 셀레스틴이 벌새로 비유했다고 생각한다. 로뜨를 만나면서 제자리 비행을 하고 시간을 돌아보며 자신을 찾아가는 셀레스틴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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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양장) 풀빛 그림 아이
박주현 지음 / 풀빛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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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발산

쭉/박주현/풀빛2024


무더운 여름이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과일은 바로 "수박". 박주현 작가의 보드북으로 나왔던 [쭉]이 양장본으로 나왔다. 양장본으로 나오면서 "더 크게, 더 맛있게 만나요"라는 출판사의 말처럼 큼직한 수박을 한 통 쩍 가른 느낌이다.


전에 보드북으로 보았을 때는 수박을 표현하는 쭉, 쩍, 짝, 쭉, 쩝 같은 다양한 의성어 표현이 수박 하나를 먹을 때도 들어간다는 사실에 재미를 느껴서 아이와 한참을 소리를 내면서 재미나게 읽었다. 수박을 먹으면서도 책이 생각나서 쭉, 쫙, 쩝 하면서 먹었다.


이번에 양장본을 보면서 참 우리말의 재미가 느껴졌다. 예전에는 소리의 재미를 느꼈다면 이번엔 글씨의 재미다. "ㅉ"이 들어가는 표현에 그린 수박이 글씨의 "ㅉ"이 갈라지듯 쩍, 쭉 갈라졌구나 싶었다. "착, 척"은 'ㅊ'의 위에 점이 참 맛깔나게 착 붙었구나 싶기도 했고, "쏙"은 씨앗이 땅을 파고 들어가는 느낌이 그대로 살아서 "싹" 글자처럼 단단히 뿌리내리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소리로 발산한 매력이 이번엔 글자로 발산한다.


그림책을 그림으로 보고, 소리로 보고. 이젠 글자의 매력으로까지 읽으니 그림책[쭉]은 내 맘에 더 깊이 와닿았다. 내 책장에서 "쭉··········" 있으면서 나와 함께 여름을 오래도록 보내겠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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