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글랑 불턱의 아이들 햇살어린이 96
김현주 지음, 정인 그림 / 현북스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주 해녀의 꿈과 항쟁

돌글랑 불턱의 아이들/김현주 글,정인 그림/현북스 2023


일제강점기인 1931~1932년은 해녀들이 채취한 전복과 해산물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고 일제에 저항한 해녀들의 항일운동이 한창이던 시기이다. 이 시기 해녀들이 한 시위가 230회가 넘는다고 책 마지막에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다. 제주 해녀들의 항일 운동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돌글랑 불턱의 아이들]이다.


김현주의 [돌글랑 불턱의 아이들]은 현북스의 1회 역사동화 공모전에서 심사위원 추천작으로 뽑혔다. 제주 똥군해녀 돌킹이가 해녀로서 삶을 시작한 이야기, 일제가 어떻게 해녀들을 착취하였는지, 해녀들은 생존권을 위해, 일본에 저항하기 위해 어떻게 했는지를 바탕으로 한다. 불턱에서 숙대낭쪽으로 던진 돌멩이로 경성에서 온 은세와 만나면서 13살의 새로운 만남과 설렘의 이야기, 해녀로 살기로 마음먹은 돌킹이의 꿈에 대한 이야기는 어려운 현실에서도 희망과 설렘을 보여준다.


[돌글랑 불턱의 아이들]은 제주에서 일어났지만 잘 모르는 항일항쟁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남자들만의 항쟁이 아니라 여자로서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주체적인 모습이라 하겠다. 또한 제주에서만 전해오는 설문대할망이나 지드림같은 제주 설화와 풍속을 접할 수 있었다. "돌글랑, 족쇄눈, 질구덕, 돌래턱, 숨비소리, 빙삭빙삭"같은 제주말을 소개해 제주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서울에 살고 있는 저자가 제주 방언이나 제주말을 접하고 제주의 해녀 문화를 알고 소개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


2016년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제주 해녀다. 문화유산 등재란 아름다운 모습만 알리기 위한 게 아니다. 일제강점기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했던 제주 해녀들의 모습을 늦었지만 이제라도 알게 되어 감사하다. 우리 역사를 바로 알고 올바르지 못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를 지금을 사는 우리가 좀 더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은그림찾기 햇살어린이 동시집 5
차영호 지음, 채상우 그림 / 현북스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숨은 마음 찾기

숨은 그림 찾기 /차영호 동시/채상우 그림 /현북스2023


차영호 작가는 2003년 [어제 내린 비를 오늘 맞는다]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애기 앉은 부채],[바람과 똥],[목서에서 말타기] 시집을 내고 이번에 동시는 처음이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동시집 [숨은 그림 찾기]에 나오는 '나'는 지금 이 책을 편친 친구 바로 너야"라고 말한다. 동시를 읽으며 내가 동시 속의 나가 되어 우리 말과 글을 경험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다. 동시를 읽고 동시 밖의 나는 또 다른 새로운 시를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숨은 그림 찾기]는 1부 우리 식구, 우리 반, 2부 우리나라, 우리말, 3부 우리 꽃, 우리 식물, 4부 우리 새, 우리 동물로 이루어져 있다. 각 부분별로 나눠진 시 중 우리 식구, 우리 반의 '나'는 가장 어린 나 같다. 말놀이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다른 부분은 세상을 만나며 생각이 많아진 아이가 세상 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시로 적은 느낌이다.


동시는 "어른이 어린이 독자를 예상하고 어린이 정서를 읊은 시"라고 국어사전에서 정의한다. (네이버 사전) 동시는 그래서 아이들의 기발한 생각과 말을 예상할 수 있는 어른, 즉 마음속에 어린아이가 아직 그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동시를 읽다 보면 아이가 과연 이렇게 생각할까 싶은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는 시도 있다. 아이들의 시를 모아 놓은 시집을 보면 깊은 생각을 드러내는 시도 있고 가볍게 말놀이를 즐기는 시도 있다. 어린이라고 생각을 깊게 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어른이라고 깊은 생각만 하는 건 아니니 동시와 어린이 시를 접하면서 아이와 어른의 마음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금 달라도 모두 한 아이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55
잔니 로다리 지음,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그림, 조한 옮김 / 현북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금 달라도 모두 같은 어린이

조금 달라도 모두 한 아이/잔니 로다리 시/베아트리체 알레마냐 그림/조한 옮김/현북스2024


[조금 달라도 모두 한 아이]의 글 작가 잔니 로다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받은 이탈리아의 대표시인이자 동화작가로 자유, 전쟁과 평화, 불평등, 사회 문제 같은 주제로 경쾌하고 깊이 있게 다른 작품을 쓴 작가라고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그림은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베아트리체 알레마냐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작가다.


[조금 달라도 모두 한 아이]는 7명의 아이를 소개한다. 모두 다른 곳에 살고, 이름도 모습도, 부모의 직업도 모두 다른 아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모두 8살이고 읽고 쓸 줄 알고 손 놓고 자전거도 탈 줄 안다. 조금 달라도 모두 자라 어른이 되는데 어째서 서로 전쟁을 하고 미워하는지를 작가는 묻는다. 모두 어린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는데 무엇 때문에 서로를 적으로 돌리고 전쟁을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베아트리체 알라마냐는 잔니 로다리의 시를 큰 판형을 선택하여 그림으로 가득 채워 그렸다. 첫 장면의 일곱 아이가 뒤에 하나하나 소개된다고 생각했는데 뒤에 나오는 아이의 모습은 조금 달랐다. 작가가 이렇게 통일성이 없이 그렸나 하는 생각을 처음에 했다. 하지만 읽을수록 잔니 로다리의 [조금 달라도 모두 한 아이]의 시에 어울리는 그림이었구나 싶다. 이 책엔 모두 몇 명의 아이가 나올까? 모두 다르지만 모두 아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아이에서 자라 어른이 되면 왜 아이였을 때 나를 잊을까? 나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내 아이도 모두 같을 텐데, 그럼 집안의 평화가 유지되고, 평화로운 아이들이 세상의 평화를 더 바라게 될 텐데 하는 생각을 해본다. 평화를 깨는 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잘 자요!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103
엠마 야렛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더 맛있게 마구 먹는 법

잘 자요!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엠마 야렛 지음/이순영 옮김/북극곰


얌얌이는 영국 작가가 창작한 책 먹는 도깨비다. 엠마 야렛은 영국의 그림책 작가로 셰필드 어린이 도서상 대상, 옥스퍼드셔 그림책상, 배시상을 수상했고,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의 최종 후보에도 오른 작가다. 얌얌이가 어떤 책인지 궁금했는데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 [공룡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 [백과사전 먹는 도깨비 얌얌이]에 이어 4번째 [잘 자요!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였다. 작가가 전하는 글에 "언제나 사랑하는 나의 책 먹는 어린 도깨비, 나의 베아트릭스에게"라고 한 걸 보면 딸과 경험을 살려 그림책을 창작했구나 싶었다.


[잘 자요!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는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가 잠자리에 누웠다가 책을 먹으러 가서 책 속의 이야기 속의 내용에 얌얌이가 들어가 펼쳐지는 이야기다. 책 속에 책 형식으로 [미운 오리 새끼], [신데렐라], [작은 별]이 들어있다. 얌얌이가 책을 먹으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상상하게 하는 책이다.


[잘 자요!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는 매력이 넘치는 책이다. 첫째 매력은 주인공 얌얌이다. 얌얌이의 모습을 보면 아이의 천진한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해 웃음 짓게 한다. 둘째 매력은 표지의 입체 커팅은 책을 손으로 느끼도록 하여 감각적으로 책을 읽을 아이가 흥미를 갖게 한다. 세 번째 매력은 책 속의 책이 플립북 형식으로 들어있다. 잠자리 책으로 나온 책 같지만 아이들에게 책을 넘기면서 그 속에 또 다른 책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은 흥미를 느끼게 한다. 네 번째 매력은 얌얌이가 어디로 어떻게 숨었나 찾아보는 것이다. 얌얌이의 숨바꼭질을 따라가다 보면 함께 읽는 아이와 숨바꼭질하고 싶어질 듯하다.


먹다

https://ko.dict.naver.com/#/entry/koko/137da569c4b8481eb07506f5ce880aac

먹다라고 하면 음식을 먹는 일을 먼저 생각하게 한다. [잘 자요!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를 보면서 먹다의 다른 의미도 생각해 보았다. 아이들이 책을 먹는 건 실제 먹는 게 아니지만 자신을 책 속의 등장인물로 하여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이들이 책을 먹는 방법이라는 걸 다시 새겼다. 아이가 자기 방식으로 먹은 책은 자기 것으로 더욱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얌얌이가 책을 먹는 것을 보았으니 아이도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갈 것이다. 자기 경험으로 쌓인 이야기는 아이가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될 거라는 믿음을 주는 이야기로 다가왔던 [잘 자요!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다.


"하루에 책 한 권만 먹으면 의사가 필요 없다"



엠마 야렛 인터뷰

https://blog.naver.com/codathepolar/2213379751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설의 초콜릿
미야니시 타츠야 지음, 고향옥 옮김 / 달리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멋진 것이 들어있습니다

전설의 초콜릿/미야니시 타츠야 지음/고향옥 옮김/달리2024


미야니시 타츠야의 [고 녀석 맛있겠다]를 아이가 어릴 때 재미있게 보았다. 공룡의 매력에 빠져 있는 아이에게 공룡이 주인공인 이야기, 선명한 선과 색은 아이를 매료시키기엔 충분했다. 2월에 만난 미야니시 타츠야의 신작은 [전설의 초콜릿]이다. 밸런타인데이에 맞춰 발간한 느낌이 가득한 초콜릿 책. 전설의 초콜릿에 미야니시 타츠야는 자기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냈을까 싶었다.


밸런타인 데이에 상처를 입고 혼자 누워있는 길고양이에게 남자와 헤어진 여자가 외톨이 동지라며 초콜릿을 주고 간다. " 이 안에 엄청 멋진 게 들어 있단다"라는 말을 남긴 채. 자는 척하고 있던 길고양이는 초콜릿을 삼키자 햇살처럼 포근하고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엄청 멋진 것'이 들어있다는 여자의 말과 포장지에 '카카오 섬의 전설의 초코 나무로 만든 초콜릿'이라는 글을 보고 카카오 섬으로 떠난다. 카카오 섬에서 과연 길고양이는 전설의 초콜릿을 찾아 멋진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 궁금증으로 만난 책이다.


전설의 초콜릿의 주인공 고양이가 찾은 '멋진 것'은 무엇일까? 카카오 섬에서 전해져내려오는 전설에 따르면 선택받은 고양이만이 얻을 수 있다는 열매를 과연 누가 찾게 될까? 길고양이는 보살핌 받지 못하고 상처받는 존재로 여겨진다. 누군가 자기와 같은 처지의 사람이 던진 한 마디와 선물이 희망이 되어 길고양이는 모험을 찾아 떠난다. 세상의 모험은 그렇게 우연히 시작되고 선택받은 존재는 상처받고 희망이 없다고 여겨지는 이에게서 시작된다. '멋진 것'이라는 건 누구에게나 다르다. 나에게 멋진 것은 내가 규정할 수 있다. 작가가 생각하는 멋진 것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며 내가 생각하는 멋진 것을 떠올리며 볼 수 있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