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곱하기.십 - 내 인생의 발칙한 3일 프로젝트
장현웅 외 지음 / 소모(SOMO)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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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3일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당신, 무얼 하고 싶은가요?" 라는 물음을 통해 10인이 모여 옴니버스 에세이를 출판했다.
부제는 내 인생의 발칙한 3일 프로젝트. 

나에게 온전한 3일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당장에 비행기표를 끊어서 가까운 이웃 나라인 일본으로 날아가서 나홀로 휴식을 취하고 싶다. 마트에 가서 맛있는 일본 요리들을 한 보따리 사와서 숙소에서 그것들을 먹으며 아무런 방해없이 새벽까지 독서를 하며 뒹굴거리며 푹 쉬다 올텐데.. 생각만 해도 너무 즐겁다.
이 책의 열 사람들은 과연 3일을 어떻게 보냈을까... 나처럼 여행을 떠나는 이도 있을 것이고 일상에 너무나 지쳐서 특별한 일 없이 3일을 보내려는 이도 있을 것 같았다. 나의 예상대로 어떠한 이는 조금 특별한 3일의 휴가를 보내기도 하고 추억을 더듬어가기도 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3일을 보내는 이도 있었다. 어찌보면 그리 특별하지도 않은 3일간의 시간을 재미있게 그리고 감성어린 글로 풀어낸 그들의 솜씨가 뛰어나 겉으로 보면 보잘 것 없는 3일이지만 그들의 시간들이 너무나 특별하게 느껴졌다.

동물원에 가기 위해 사전으로 그 뜻도 찾아보고 동물원에 관한 책도 찾아보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실행에 옮기고,  어린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아무도 없는 외갓집으로 향하기도 하고, 나의 소망처럼 어떠한 이는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오래 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3일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도자기도 굽고 그림도 그리며 요리도 배우는 착실한 3일을 보내는 이도 있다. 너무나 바쁜 일상으로 그동안 못했던 요리에 대한 한을 풀기도 하고, 평범한 일상을 그대로 기록한 이도 있다. 그리고 가장 독특한 3일을 보낸 이가 있다. 여행자금회수를 위해 쇼핑을 하러 태국으로 다녀와 물품을 판매하며 시간을 보낸 것이다. 나도 한번 따라 해보고 싶었던 3일간의 시간. 또한, 3일 동안 넘치는 수면과 음악, 맥주와 함께 공상을 즐긴 윤성현 PD도 있다. 마지막엔 보통의 존재에 관한 물음을 안고 10인을 만난 정현주 작가의 짤막한 소설이 실려있다.

10명의 저자 모두 주어진 3일의 시간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다르게 보냈다. 모두 똑같은 시간을 공유하지만 그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는 걸 새삼 느낀 순간이었다. 이 책의 프로젝트처럼 나에게도 3일의 시간을 주고 나만의 방식으로 주어진 시간들을 보내며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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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하지 않으면 떠날 수 있다 - 나를 찾아가는 사랑과 희망 여행
함길수 글.사진 / 터치아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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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현대의 치열하고 경쟁만 가득한 사회에서 벗어나 개발되지 않은 문명의 저편(에티오피아, 케냐, 수단,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으로 떠난 저자는 그들의 모습에서 희망과 잃어버린 나를 찾고 돌아온다. 절망만 있을 것 같고 미소조차 지을 수 없을 것 같은 그들의 삶에도 행복이 있고 희망이 있다. 그들의 미소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잊고 지냈던 여유를 찾고 행복을 찾게 된다. 그들이 건네는 작은 미소 속에 우리도 덩달아 행복을 찾고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나 자신을 찾게 되는 희망 여행이다.

우리는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것들을 소유하며 살아간다. 
이 세상을 살아나가는데 필요한 것들 외에 우리는 욕심 때문에 더 소유하려하고 그것들을 움켜쥐고 놓지 않기 위해 매일 몸부림치고 있다. 
더 많이 소유한다고 더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한없이 소유하려고만 하는 이기적인 우리들.
하루에 한끼도 먹기 힘든 최빈국의 이들보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그들의 표정이 더 밝은 이유는 무엇일까?
미소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나의 마음까지 와닿아서 덩달아 내 얼굴에도 미소가 어리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힘겨운 삶의 모습을 알고 있기에 마음까지 밝은 미소가 지어지지는 않는다.

저자는 여행지에서의 단상을 주로 적어놓았는데 짤막한 글들이라 사진을 보면서 천천히 읽어내려갈 수 있어 느긋하게 읽으며 저자처럼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대부분의 여행서들은 글과 사진의 내용이 잘 이어지지 않는데 이 책은 사진과 글이 일치되어 함께 보며 저자의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저자는 사진을 찍었을 때의 느낌과 상황을 그대로 책에 담아서 사진을 보며 함께 공유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 많은 에피소드가 담기지 않았음에도 사진과 글이 마음에 와닿아서일까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여운을 남기는 책이었다.
책의 제목처럼 모든 것을 비우고 소유하지 않으면 우리는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고 새로운 행복도 만날 수 있게 된다는 걸 깨닫게 해 준 고마운 책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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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 대유행으로 가는 어떤 계산법
배영익 지음 / 스크린셀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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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으로 인해 많은 돼지와 소를 살처분하는 흉흉한 시기에 이 책을 만나서 그런지 더욱 가슴에 와닿고 소설이라는 가상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미래도 어쩌면 책과 같은 재앙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읽는 내내 소름이 끼치고 전율이 일었다.
실제로 신종인플루엔자와 사스 같은 전염병이 돌았기에 소설 속의 원인불명의 바이러스로 인해 빠른 속도로 많은 감염자가 발생하고 혼란으로인해 사회기능까지 마비되는 모습이 허구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처럼 느껴져 약 500 페이지의 많은 분량임에도 어떠한 결과일지 궁금한 마음에 눈을 떼지않고 빠른 속도로 한번에 읽어버렸다.
각종 재난영화를 통해 많이 접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재앙이 더 무서웠던 까닭은 M바이러스가 인간의 이기심을 자극하여 비감염자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려한다는 점이었다. 감염자들이 본능적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을 알아보고 그들에게 달려드는 무시무시한 바이러스의 공격력. 인간의 몸만 갉아먹는 것이 아닌 마음까지 지배하려는 이 바이러스는 인간의 감추어진 내면의 어두운 부분을 너무나 잘 보여주었다. 자신의 아들을 살리기 위해 감염될 게 뻔한데도 아무런 말을 못하는 어미의 모습과 감염됐음에도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타인을 나락으로 같이 끌고 들어가려는 인간의 모습은 같은 인간이 너무나 두렵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장티푸스 메리’라고 불리는 보균자의 이기적이고 위험천만한 행동은 인간의 이기심이 어떠한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너무나 잘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자신이 바이러스를 옮기고 있음을 인지하면서도 잡히면 자신의 인생이 어찌될지 알기에 끝까지 도망치려하는 청년의 행동은 이해가되는 한편 무서운 마음도 들었다.
신종 바이러스를 조사해 백신을 개발하려는 질병관리본부의 여러 인물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대학에서 배운 생화학 용어와 실험들이 나와 실험실에서의 추억들도 떠오르고 그들의 어려움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기에 내겐 더 인상깊은 소설로 남을 것 같다.  
신종 바이러스보다 인간이 더 무섭다는 걸 깨닫게 해 준 작품이었다. 이 소설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소설처럼 빠르게 퍼져나가는 바이러스를 통한 긴장감과 서둘러 백신을 개발해야하는 이들의 긴박함 그리고 인간의 이기심을 영상으로 어떻게 표현해낼지 너무나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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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곽길 북한산 둘레길 - 서울의 고운길 걷기여행 길따라 발길따라 7
황금시간 편집부 엮음 / 황금시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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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점점 슬로라이프에 관심을 가지면서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무작정 걷는 산티아고나 시코쿠의 순례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국내의 올레길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걷기여행에 관한 책들도 쏟아지고 있다.
이 책은 걷기여행으로 하루만에 간단하게 다녀올 수 있는 수도권인 서울의 고운길들을 소개하고 있다.
멀리 제주도나 지방으로 갈 필요없이 지하철이나 버스로 갈 수 있는 서울의 북한산 둘레길, 성곽길, 숲과 공원, 강과 하천 네 개의 테마로 담아냈다.
이 책이 다른 책들보다 특별한 점은 GPS를 이용한 걷기지도를 수록하여 독자들이 보다 쉽게 걷기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해 놓았다는 것이다. 여행지만 소개하고 세세한 것들은 모두 다시 조사해서 답사할 필요없이 이 책 한권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게 해놓았다. 걷는 시간과 난이도 그리고 중요포인트에서 갈림길 정보까지 편집한 분들의 세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첫번째 파트에서는 2010년 9월 정식 개통한 북한산 둘레길을 자세하게 담아냈다. 많은 이들이 오고가는 곳이고 주택가까지 껴있는 곳이라 주의할 점과 함께 북한산의 옛이야기도 담겨있어 미리 책을 한번 쭉 훑어보고 간다면 둘레길을 걸을 때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두번째 파트의 남한산성, 몽촌토성, 북한산성, 서울성곽 모두 우리 조상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아이들과 함께 걸으면서 역사이야기를 들려주면 참 좋을 것 같은 곳들이 소개되어 있다.
세번째 파트인 숲과 공원은 연인이나 가족과 소풍으로 오기에 정말 좋은 곳들이다. 누구나 다 한번쯤은 들렀을 법한 유명한 곳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산림욕을 하며 사색을 즐기고, 역사문화 탐방도 하고 서울에도 가볼 만한 곳이 이렇게 많았구나 하는 걸 새삼 깨달은 파트였다.
강과 하천 파트는 탁 트인 공간이라 데이트 장소로 제격일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곳들이 소개되어있다. 

모두 버스와 지하철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라 교통편이 편하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고, 맛집도 소개되어 있어 좋았다. 
평일에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새로운 기운을 얻기에 좋은 여행을 하고 싶을 때 휴대용 코스 가이드북을 갖고 서울로 걷기여행을 떠나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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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도둑
마크 레비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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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날의 자신과 어른이 된 뒤의 내가 만난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 라는 궁금증에서 탄생한 작품 그림자 도둑.
그림자를 훔칠 수 있는 소년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의대생이 된 후의 이야기가 1,2부로 나누어 진행된다.

주인공인 소년은12월에 태어나 다른 아이들보다 키가 작고 활발한 성격이 아닌 터라 친구도 없으며 
자신보다 덩치 큰 마르케스에게 왕따를 당하고 짝사랑하는 엘리자베스에게는 어떠한 관심도 받지 못한다.
하지만 남들보다 상상력이 뛰어나고 머리가 좋고 마음이 착한 소년만의 매력도 있다.

소년은 우연하게 자신이 타인의 그림자를 훔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그림자. 
햇빛이 없으면 그 존재조차 가려지는 그림자.
저자는 이 그림자를 의인화시켜 소년에게 말을 걸고 
남들에게 내보이고싶지 않은 속내를 소년에게 보여주며 자신들의 숨은 희망을 알아채주길 바란다.
소년은 그림자를 훔칠 수 있게 되면서 그걸 계기로 수위 아저씨, 뤼크와 친해진다.
그리고 마르케스의 그림자를 훔쳐 소년의 성격으로는 꿈도 꿀 수 없었던 반장에도 뽑히게 된다.

소년의 아빠는 갑작스레 소년의 곁을 떠나버리고 어떠한 연락도 주지않고 약속도 지키지않자 소년은 상처를 받는다. 
그래서 소년은 그림자를 통해 다른 이들의 상처와 자신의 상처도 극복하려 한다.
소설 속의 그림자는 자기 자신이 느끼지 못하는 진정한 또 하나의 내면의 자신을 나타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닷가 마을로 떠난 휴가에서 벙어리 소녀 클레아를 만나 짝사랑하는 엘리자베스에게 느꼈던 감정보다 더 큰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 느끼게 되지만 행복했던 짧은 만남 후의 기나긴 기다림만 그들 앞에 남아있었다. 
시간은 흘러 의대생 4년차의 소년의 이야기가 2부에서 이어진다. 
어른이 되어서도 소년은 그림자를 통해 다른 이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려 노력한다.
사랑과 우정 사이의 친구인 소피와의 만남이 거듭되고 엄마를 찾아뵈러 자신의 추억이 남겨져있는 그 곳으로 돌아간다.
그 곳에서 뤼크의 어린시절의 꿈을 기억해내고 그를 도와주게 된다.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살았다고 생각했던 소년은 사실은 그렇지 않음을 깨닫고 클레아를 찾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우리가 이제껏 살아오면서 잊고 지낸 많은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기회를 독자에게 주고있다. 
살아오면서 내가 모르고 놓쳤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을 나는 소년처럼 다시 찾아낼 수 있을까?
나도 소년처럼 그런 기적을 만들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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