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 대유행으로 가는 어떤 계산법
배영익 지음 / 스크린셀러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구제역으로 인해 많은 돼지와 소를 살처분하는 흉흉한 시기에 이 책을 만나서 그런지 더욱 가슴에 와닿고 소설이라는 가상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미래도 어쩌면 책과 같은 재앙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읽는 내내 소름이 끼치고 전율이 일었다.
실제로 신종인플루엔자와 사스 같은 전염병이 돌았기에 소설 속의 원인불명의 바이러스로 인해 빠른 속도로 많은 감염자가 발생하고 혼란으로인해 사회기능까지 마비되는 모습이 허구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처럼 느껴져 약 500 페이지의 많은 분량임에도 어떠한 결과일지 궁금한 마음에 눈을 떼지않고 빠른 속도로 한번에 읽어버렸다.
각종 재난영화를 통해 많이 접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재앙이 더 무서웠던 까닭은 M바이러스가 인간의 이기심을 자극하여 비감염자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려한다는 점이었다. 감염자들이 본능적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을 알아보고 그들에게 달려드는 무시무시한 바이러스의 공격력. 인간의 몸만 갉아먹는 것이 아닌 마음까지 지배하려는 이 바이러스는 인간의 감추어진 내면의 어두운 부분을 너무나 잘 보여주었다. 자신의 아들을 살리기 위해 감염될 게 뻔한데도 아무런 말을 못하는 어미의 모습과 감염됐음에도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타인을 나락으로 같이 끌고 들어가려는 인간의 모습은 같은 인간이 너무나 두렵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장티푸스 메리’라고 불리는 보균자의 이기적이고 위험천만한 행동은 인간의 이기심이 어떠한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너무나 잘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자신이 바이러스를 옮기고 있음을 인지하면서도 잡히면 자신의 인생이 어찌될지 알기에 끝까지 도망치려하는 청년의 행동은 이해가되는 한편 무서운 마음도 들었다.
신종 바이러스를 조사해 백신을 개발하려는 질병관리본부의 여러 인물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대학에서 배운 생화학 용어와 실험들이 나와 실험실에서의 추억들도 떠오르고 그들의 어려움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기에 내겐 더 인상깊은 소설로 남을 것 같다.  
신종 바이러스보다 인간이 더 무섭다는 걸 깨닫게 해 준 작품이었다. 이 소설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소설처럼 빠르게 퍼져나가는 바이러스를 통한 긴장감과 서둘러 백신을 개발해야하는 이들의 긴박함 그리고 인간의 이기심을 영상으로 어떻게 표현해낼지 너무나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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