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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하지 않으면 떠날 수 있다 - 나를 찾아가는 사랑과 희망 여행
함길수 글.사진 / 터치아트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현대의 치열하고 경쟁만 가득한 사회에서 벗어나 개발되지 않은 문명의 저편(에티오피아, 케냐, 수단,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으로 떠난 저자는 그들의 모습에서 희망과 잃어버린 나를 찾고 돌아온다. 절망만 있을 것 같고 미소조차 지을 수 없을 것 같은 그들의 삶에도 행복이 있고 희망이 있다. 그들의 미소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잊고 지냈던 여유를 찾고 행복을 찾게 된다. 그들이 건네는 작은 미소 속에 우리도 덩달아 행복을 찾고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나 자신을 찾게 되는 희망 여행이다.
우리는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것들을 소유하며 살아간다.
이 세상을 살아나가는데 필요한 것들 외에 우리는 욕심 때문에 더 소유하려하고 그것들을 움켜쥐고 놓지 않기 위해 매일 몸부림치고 있다.
더 많이 소유한다고 더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한없이 소유하려고만 하는 이기적인 우리들.
하루에 한끼도 먹기 힘든 최빈국의 이들보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그들의 표정이 더 밝은 이유는 무엇일까?
미소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나의 마음까지 와닿아서 덩달아 내 얼굴에도 미소가 어리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힘겨운 삶의 모습을 알고 있기에 마음까지 밝은 미소가 지어지지는 않는다.
저자는 여행지에서의 단상을 주로 적어놓았는데 짤막한 글들이라 사진을 보면서 천천히 읽어내려갈 수 있어 느긋하게 읽으며 저자처럼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대부분의 여행서들은 글과 사진의 내용이 잘 이어지지 않는데 이 책은 사진과 글이 일치되어 함께 보며 저자의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저자는 사진을 찍었을 때의 느낌과 상황을 그대로 책에 담아서 사진을 보며 함께 공유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 많은 에피소드가 담기지 않았음에도 사진과 글이 마음에 와닿아서일까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여운을 남기는 책이었다.
책의 제목처럼 모든 것을 비우고 소유하지 않으면 우리는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고 새로운 행복도 만날 수 있게 된다는 걸 깨닫게 해 준 고마운 책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