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을 부탁해
리사 슈뢰더 지음, 송정은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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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교통사고로 남자친구 루카를 잃은 브루클린. 루카의 형인 니코. 루카가 세상을 떠난 일년 후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루카를 잃은 상실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브루클린과 니코. 
둘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진행되기에 그들의 아픔의 감정을 세밀하게 잘 느낄 수 있었다.
브루클린은 매일마다 루카에게 편지를 쓰며 자신의 사랑을 떠나보내지 않고 붙잡아둔다.
니코는 잘난 동생의 빈자리를 자신이 잘 채울 수 있을까하는 부담감을 안고 지낸다. 
그리고 다른 이들과의 소통도 거부하며 그저 달리기로 모든 것에서 벗어나려한다.
한편, 루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고의 주범자인 가베는 그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택한다.
가베의 죽음으로 브루클린은 더 상처받게 되고 죽은 가베가 꿈에 나타나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가베로 인해 더 힘들어진 브루클린에게 니코가 다가와 손을 내민다.
니코에게 죽은 루카의 영혼이 나타나 그녀를 도와달라며 부탁하기에...
브루클린과 니코는 트라이애슬론이라는 철인3종경기 비슷한 대회를 준비하며 서로에게 기대기 시작한다.
같은 아픔을 겪은 사이이기에 서로를 이해하지만 결국 루카의 존재가 그들 사이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혼란을 겪게 된다.
새로운 사랑에도 자유롭지 못한 그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브루클린은 상실의 아픔으로 사랑을 다시 시작하는 것에 주저하며 자신의 마음을 속이려한다.
두려움으로부터 이겨내 자신과 같은 선택을 하지 않길 바라는 가베의 마음이 겨우 브루클린에게 전해지게 되고
브루클린은 외로움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랑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
일기와 편지라는 글을 통해 진행되는 이야기는 시처럼 짤막한 글들로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하지만 여백이 너무 많아서 종이가 아깝다는 느낌도 들었다. 
일부러 두 주인공의 마음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저자가 택한 방법이었으니 그냥 이해하는 수밖에 없었다.
사랑의 아픔은 새로운 사랑으로 치유되듯이 상실이라는 트라우마를 극복해낸 브루클린과 니코처럼 이별의 아픔을 겪고있는 이들이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기가 두려워 주저하고있는 이들이 읽으면 좋을 듯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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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 백년의 고독, 천년의 사랑
이사강.김태환.유쥬쥬 지음 / 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기엔 여행만한 것이 없다. 그래서 돈과 시간이 허락하지 않으면 여행서로 대체해서 상상으로나마 일상의 스트레스를 조금 풀고 변화를 꾀하곤한다. 이 책도 역시 틀에박힌 일상에서 벗어나보고자 집어든 여행책이다.
인도는 내게 언젠가는 꼭 한번 가봐야할 나라 중에 하나로 인식되어 있다. 하지만 그저 책으로만 만나고싶은 나라이기도 하다.
더러운 오물들이 길가에 널려있다 하고, 사람들이 북적대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내게 10억인구의 나라는 좀 버겁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치안문제도 좀 걱정되고 말이다. 그래서 이렇게 인도를 책으로 만나보기로 했다.
인도 여행에서의 에피소드를 여행지별로 즐겁게 풀어낸 일반의 여행에세이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영화감독 이사강, 포토그래퍼 김태환, 설치미술가 유쥬쥬 그들이 각자 인도에서 느낀 예술적 영감에 관한 이야기를 3인 3색의 느낌으로 풀어낸 책이다.
예술적 감성이 넘치는 그들이 인도에서 받은 느낌들이 사진과 함께 기록되어있어 사진이 많은 여행책을 좋아하는 내게 잘 맞는 책이었다.

이사강은 재충전과 정리를 위한 시간이 필요해 인도로 떠났다. 

처음에는 이곳을 부유함과 극빈, 나프탈렌과 마살라, 세제와 오물처럼 최신과 구닥다리가 불균질하게 섞여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어. 그 혼란 속에서 내가 어디에 속해야 할지를 몰라서 헤맸던 거지. 그런데 그 모든 것이 내 기준에 의해 분류된 것일 뿐이잖아. 나를 던져버리니까 모든 것이 하나처럼 보이더라. 그리고 즐거워졌어. p.31

인도에서 영화 트레일러를 촬영하면서 보고 느낀 점들을 풀어냈다.
세계 최대의 영화 제작국인 인도의 발리우드를 소개해주는데 생소한 분야라 흥미로웠고 세세한 부분까지 스텝들이 나눠져있다는것이 참 특이했다. 그렇게 우리나라와 다른 부분을 인식하게 되니 인도 영화에 대해 관심이 조금 생겨났다. 지금까지 인도 영화는 <슬럼독 밀리어네어> 한 편만 봤는데 다른 영화들도 찾아서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이야기 곳곳에는 영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그녀가 언급한 영화들을 찾아보며 함께 인도를 느껴봐야겠다.

김태환은 인도인이 행복한 표정을 찾는 이유를 찾기 위해 더 느리게, 더 깊숙하게 들어가는 여행을 했다.
인도에서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와 그들에게서 느낀 행복에 대해서...

우리가 불행하다 느끼는 것은 가진 게 적어서가 아니라 행복을 발견하는 따뜻한 마음을 점점 잃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행복과 불행은 밖에서 오는 게 아니라 내 스스로 만들고 찾는 것이란 걸. p.127

’No Problem’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사는 그들. 이런 마음가짐 하나로도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다는 그들의 천성은 내가 가져야할 마음가짐이 아닐까싶다. 무조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무엇을 하든지 잘 될까? 라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나가는 내게 이 말은 참으로 위안이 되고 힘이 되는 말이었다. 나도 이 마음가짐을 갖고 살면 무엇이든 잘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나도 인도인들처럼 미소를 짓고 노 프라블럼을 속으로 외쳐본다.

크리에이터의 세계로 통하게하는 통로인 인도를 다시 찾게 된 유쥬쥬.
대중적이지 않은 독특한 취향의 그녀. 에피소드 곳곳에서 그 느낌이 물씬 묻어나온다. 호기심이 왕성한 인도인들이 길가에 서있던 그녀에게 헬로를 외치고 기회만 생기면 이것저것 묻는 인도인들 얘기가 가장 재미있었다. 다른 저자들에 비해 가벼운 여행에세이의 느낌을 충분히 살려준 그녀의 글이 나는 참 좋았다. 그녀가 쓴 다른 여행책까지 관심이 생길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내가 컨트롤할 수 없다고, 화를 낸다고, 미궁의 블랙홀에 빠져 그것에 집착해봤자 나아지는 것은 없다.
한 걸음 물러나 마음을 정화시켜야 정답이 보일 때도 있는 법. p.245

아티스트 3인이 인도에서 길어올린 예술적 영감이 적힌 책이라 하지만 사실 나는 그들이 어떠한 영감을 얻었는지 잘 모르겠다. 그저 그들이 인도에서 느꼈던 몇가지 점들을 함께 느꼈을 뿐이다. 비록 그 영감을 같이 공유할 순 없었지만 인도의 매력에 함께 빠질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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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의 도쿄
황보은 지음 / 하다(HadA)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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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고 특별한 신혼여행으로 일본에서의 생활을 시작하는 당찬 주부가 있다.
일본어도 전혀 할 줄 모르고 일본에서의 직장도 구한 상태가 아닌 그저 집만 겨우 구해서 일본에서 신혼살림을 차린 이 부부의 모습은 부럽기도하고 한편으로 걱정스럽기도 했다. 그저 한 번의 도쿄 여행으로 여행이 아닌 일상으로의 도쿄를 느껴보고 싶어 다시 도쿄를 찾은 그녀는 첫 장보기부터 모험을 하면서 그렇게 새로운 생활을 즐기기 시작한다.
기행에세이지만 여행자의 눈으로 바라 본 것이 아닌 소소한 일상을 담고 있기에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유명한 관광명소를 찾아가는 틀에박힌 에세이가 아닌 그저 마을을 산책하며 우연히 발견한 곳이라는 느낌이 드는 그녀의 짧은 소풍같은 이야기들이 들어있어 나도 그녀와 같이 산책하는 것처럼 도쿄를 느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사실 여행의 기대와 실제는 매우 달라서, 가기 전 책에서 보았던 사진이 전부이기도 하고, 심지어 그보다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내가 직접 가야 하는 이유는 똑같은 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것들에 대한 넘쳐나는 수백 가지의 다른 생각들이
그곳을 새로운 곳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리라. p.50

기대했던 곳에서 실망하기도 하고 전혀 의외의 곳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며 기뻐하듯이 그녀도 무언가 정해놓고 즐기려는 마음을 버리고 그냥 마음껏 즐기기 시작한다.
일본에서 살고 있다해도 이들 부부는 외국인 이기에 새로운 집을 구하는 것부터 많은 시련을 겪는다. 타지에서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어렴풋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곳에서의 일상을 포기하지 않고 2년간의 특별한 신혼생활을 보낸다. 한국에서의 안정된 삶을 버리고 선택한 일본생활은 그들에게도 모험이고 분명 후회할 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시간을 통해 그들은 많은 것을 배우고 추억에 새기지 않았을까. 그들이 보낼 인생에 있어서 조금 특별한 모험에 지나지 않을 이 2년간의 시간이 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렸을 때는 모든 것에 사지선다처럼 100점짜리 정답이 있는 줄 알았다. 적어도 고를 수 있는 네 가지 옵션은 있었다.
시험이 끝나면 하루 안에 뭐가 정답이었는지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살아보니 100점짜리를 고르기는 커녕 시간이 지난 뒤에도 뭐가 정답인지 알 수가 없는 거다.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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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카르테 1 신의 카르테 1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채숙향 옮김 / 작품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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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표지의 따뜻한 분위기가 책 속에서도 풍겨나는 너무나 훈훈한 책을 만났다.
현직 의사가 쓴 작품이라 그런지 의료계의 모습도 생생하게 잘 표현되어 있고, 의사의 고충도 안쓰러울 정도로 실감있게 표현되어있는 병원24시에 관한 휴먼다큐드라마를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방의 혼조병원에서 24시간의료영업을 내걸고 고군분투 중인 의사 구리하라. 
구리하라는 독특한 말투를 구사하는 괴짜라고 나온다. 
하지만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그냥 설명하는 말만 그런건지 독특한 괴짜같은 말투는 느껴지지 않았다.
"~로소이다" 뭐 이런 말투를 썼을 것 같은데 번역된 문체에서는 전혀 개성이 묻어나지 않았다. 
원서를 보지 않았기에 뭐라 하기는 그렇지만 독특한 말투를 구사했다면 구리하라 캐릭이 더 살아났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구리하라는 내과의사임에도 야간진료때는 응급의사라는 명찰을 내걸고 다방면의 진료를 한다. 
지방 의료계가 얼마나 열악한지 잘 보여주는 부분이어서 씁쓸했다. 
쓰디쓴 커피를 각성제 삼아 흐려지는 정신을 부여잡고 진료들을 해나가는 의료진의 모습은 불쌍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진료를 해나가면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질텐데 구리하라는 환자들을 따뜻하게 대해준다. 
그래서 그런지 환자들은 구리하라를 믿고 그에게 남은 여생을 편안하게 맡기는 모습도 보여준다. 
구리하라의 아내인 하루는 다정다감하게 그를 든든하게 받쳐준다. 
그리고 온타케소의 친구들과 함께 병원에서 상처받고 혹사당한 몸과 마음을 술과 함께 풀어낸다. 
병원에서의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그들의 거주지인 온타케소의 친구들과 함께하는 에피소드도 재미있고 훈훈한 감동을 전해준다.
항상 환자들에 치이고 고도화된 의료기술에 뒤쳐져있지만 구리하라는 혼조병원을 그곳의 환자들을 떨쳐내지 못하고 그 자리에 남는다. 
재미와 감동도 안겨주고 의료계의 현실에 대해서, 삶과 죽음에 대해서, 더 나아가 우리의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어느 사이에 발밑의 보물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먼 곳을 바라보거나,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만이 옳다고 퍼뜨리는 세상이 된 걸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방황하고 고민할 때야말로 멈춰 서야 한다.
강을 막고 산을 깎아 돌진하는 것만이 인생이 아니다. 
여기저기 묻혀 있는 소중한 것들 정성껏 파내어 쌓는 것 또한 인생이다. p.257-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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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 '아침편지' 고도원의
고도원 지음, 대한항공 사진공모전 수상작 사진 / 홍익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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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이쁜 책이 왔다. 선물상자에 고이 담겨있어 선물을 받은 것처럼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도톰한 재질로 되어있어서 소장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에 매끈매끈한 커다란 브로마이드까지 함께 내게로 왔다.
매일 아침 218만 명에게 행복과 희망을 담은 편지를 전하는 행복 배달부 고도원.
이번에는 대한항공사진전 역대 최우수작품들과 함께 하여 아름다운 책으로 탄생했다.

실려있는 모든 글들이 좋았지만, 특히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글을 [환승센터]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의 직장에 입사해 그저 현재의 이 자리에 안주해 살면서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낯선 것을 두려워하며 지냈다. 
도전해보고 싶은 일들도 많았지만 지금의 아늑함에 눈이 멀어 제자리만 지키며 그저 하루 하루 지내왔다.
하지만 이 글을 보는 순간, 나는 지금까지 몇 개의 환승센터를 지나온 것일까? 란 생각이 들면서 인생이 재미없다 불만만 하지 말고 내 인생을 바꿔보려는 시도를 가져봐야한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라도 용기를 내서 내 인생의 환승센터를 잘 이용해 내 인생의 목적지에 더 쉽게 도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사랑합니다" 하고 말해 본 적이 언제였더라.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하고 마음을 표현해 본 적이 언제였지? 란 물음을 안겨주며 
사랑과 감사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 준 고도원 님의 서정적인 글들과 아름다운 사진들이 가득한 이 책은 글자 하나씩 문장 하나씩 사진 한 작품씩 음미하며 천천히 사색을 즐기며 읽고싶은 책이었다.
글마다 인용되는 문장들도 가슴에 와닿고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의 수상작품들도 아름답고 인상적이었다.
각각의 주제 속에 들어있는 짤막한 교훈은 긴 여운을 안겨주고, 사진들은 눈과 마음까지 즐겁게 해 준 책이었다.   
사랑과 감사에 대한 마음이 인색해져있을 때 쯤 다시 한번 펼쳐보고싶은 그런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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